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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서 개업을 해야 하는가?

나는 첫 개업지가 방배동, 두 번째 개업지는 논현동, 그리고 잠깐 거쳐 갔던 여의도도 있었고 마지막 개업지는 서초동이었다. 각 지역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 고향은 강원도이고 내가 어쏘 생활을 했던 로펌은 인천이었다. 어디에서 개업을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첫 개업을 고민하고 있는 회원분들에게 나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늘은 개업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첫 개업지였던 방배동은 서울이고 서초동과 인접해 있는 곳이지만 서초동과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주변에 아파트도 많고 상가도 많아서 그런지 지하철 광고를 보고 찾아오거나 네이버 플레이스 지도 검색을 통해 찾아오시는 동네 분들이 꽤 많았다. 또한 근처에 방배경찰서가 있었는데 방배경찰서에 사건이 있으신 경우 근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경기도, 인천 등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생각이 되었으며 전국 기반이 아니라 지역 기반의 개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적절한 장소인 것 같았다.

 두 번째 개업지인 논현동, 그리고 잠시 공유오피스에서 자리를 얻어 상담을 했던 여의도 같은 경우는 분위기가 비슷하였다. 방배동만큼 지역 기반의 사무실은 아니었지만, 근처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사무실 부근의 변호사 사무실을 찾다가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간판을 보고 오거나,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 등으로 유입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논현동 같은 경우는 근처에서 워킹으로 오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기반이 강남이다 보니 지방 사건들도 유입이 좋은 편이었다.

 세 번째 개업지인 서초동은 기존에 있었던 곳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우선 서초동에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경우 워킹이거나 지역 기반인 경우는 전무하였다. 대부분이 소개로 오거나 인터넷을 보고 검색 후 미리 예약해서 오는 경우인 것 같았다. 따라서 서초동에서 개업을 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내세울 수 있는 전문 분야가 확실한 경우, 인맥이 넓은 경우,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큰 메리트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초동은 한 건물 안에서도 모든 층이 다 변호사 사무실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나를 찾아 방문한 의뢰인이 다른 사무실을 찾아가기도 쉽다는 뜻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경쟁이 치열한 서초동이기에 첫 개업에서 불안함을 느낀다면 서초동이 아닌 서울 내 다른 지역에서 개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나는 서초동에서 개업을 했지만 서초동이아니라 하더라도 법원 근처 개업지라면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들이 서초동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서초동에서 개업을 하였을 때 인적 네트워크, 인프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초동에 있으면 변호사 모임을 하기 쉬워지고, 거창한 모임이 아니라 하더라도 번개나 점심 모임을 하기가 쉽다.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번 자리에 불려 갔다가 생기는 인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서초동에서 조금만 멀리 떨어진 곳에 사무실이 있어도 이와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기회가 확 사라지게 된다. 이런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업무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고 일을 하며 힘든 고충 등을 서로 공유하기도 쉽기 때문에 서초동에 모이는 것 같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방배동, 논현동에 있을 때 외로움이 일하면서 참 힘든 부분 중 하나였기에 이는 서초동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대부분 개업은 단독 개업, 로펌의 별산, 공유오피스를 생각할 것 같은데 전자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서초동에 그 기회가 집중되어 있다. 서초동이 아닌 타 지역에서 별산 로펌을 구하는 것은 기회가 매우 한정적이며, 변호사 전용 공유오피스는 현재 서초동에만 있다. 그래서 전자가 아니라면 사실상 서초동 외 개업을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직원 채용에 있어서도 체감상 타 지역보다는 서초동에 있을 때가 직원 채용에 있어 좀 더 수월했다.

 여러 곳에서 개업을 하면서 각 지역마다 일장일단이 있다 생각하였으며,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단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은 분명하기에 내가 개업을 하고자 한다면 어떤 컨셉과 방향성을 가지고 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개업지를 선택하기를 바란다. 변호사 사무실의 개업이라는 것이 컴퓨터와 책상 하나만 있어도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일단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사무실을 이동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직접 변호사를 대면하지 않고 인터넷만으로 상담과 수임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한 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집에서 개업을 하거나, 집 근처 공유오피스를 이용하시는 변호사님들도 많다고 들었다. 이 모든 컨셉은 결국 내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개업을 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제 변호사 사무실의 운영 방식에는 그 어떤 공식이나 답이 없는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호사가 많아지고 사무실이 많아졌다는 건 위기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회일 수도 있다. 이 짧은 글이 개업을 고민하시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었기를 바란다.

박영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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