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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격려가 되었던 몇 가지 말

 제가 송무변호사가 된 지도 어느덧 십 년 이상 지났습니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서 버티던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들었던 몇 마디의 말이 송무변호사 생활을 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송무변호사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재조에 있던 선배님으로부터 들었던 얘기입니다. ‘재판을 진행해보니 절반 정도의 사건은 결론이 명확한데, 나머지 절반은 그렇지 않더라. 결국 변호사가 어떻게 논리를 구성하고 증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전달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보라’는 취지였습니다. 밤 늦게, 또는 아침 일찍 서면을 쓰다 보면 어차피 질 사건에 내가 무의미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위 얘기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변호사가 내심 포기하는 순간 소송의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많이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심장내과 의사인 제 친구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 친구는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서 근무하는데, 응급환자가 왔을 때 자신이 병원에 있는지, 없더라도 몇 분 거리에 있는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지 등에 따라 환자의 생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짧은 경험으로도 법리적으로 어려운 사건이나 1심 패소사건의 항소심을 맡게 되었을 때 현장을 확인하거나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고 관련 서적과 판결례를 조사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였을 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 적이 제법 있었습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저로서는 위 얘기가 송무변호사 생활을 함에 있어서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로펌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사내변호사가 된 친구가 제게 해준 얘기입니다. 그 친구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제가 수행하는 송무 사건의 수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그 친구는 ‘네게는 수십 건의 그 사건들이 네가 맡은 여러 사건 중 하나(one of them)이겠지만, 네가 속한 로펌에 그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에게는 그 사건이 전부이다. 로펌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사내변호사를 해보니 이제 알겠더라.’는 취지로 얘기를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회의에 들어가고 서면을 쓰며 재판을 나가는 게 일상으로 반복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은 아닌지 크게 반성이 되었습니다. 이후로 쌓여있는 일들로 힘들 때에도 ‘내가 이 사건을 정말로 진정성있게 처리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힘겨운 순간들을 버티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개업변호사가 되어 시간적으로 조금은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송무변호사 생활을 그만둘 때까지 열정을 갖고 진정성있게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준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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