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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오승재 변호사 인터뷰

Q.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서스틴베스트와 변호사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서스틴베스트’는 2006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 ESG 평가회사입니다. ESG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와 리서치, 투자전략, 교육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도 지속가능한(sustainable)투자(investment)를 더한 것입니다. ESG가 부상한 것이 2020년인데 저희 회사가 설립된 지 17년이 되었다고 하면 놀라더군요. 여기서 저희 대표님 자랑을 조금만 하겠습니다. 대표님께서는국내 유명 증권회사에서 일하시다 영국 유학길에 올라 유럽의 지속가능투자의 개념과 방법론을 배워 이를 국내에 맞게 도입한 1세대 ESG 전문가이십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고생도 많으셨지만, 국내 자본시장에 ESG라는 씨앗을 뿌려 지금까지 가꾸어 오신 점은 존경스럽습니다.

 마침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도 서스틴베스트가 설립된 2006년이네요(웃음). 제가 사법연수원 38기로 수료한 2009년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당시 진로를 고민하던 무렵, 친구가 법만 알아서는 안 되고 경제와 금융을 함께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운 좋게도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투자(하나증권)에서 사내변호사로서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였습니다. 저는 인프라로서 공공성을 갖는 금융시장에 관심이 있었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이 금융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덕분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 초안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럼 어떻게 서스틴베스트에 합류하게 되신 것인가요?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 때 CDO · CDS · MBS 같은 파생상품이 유행하였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지금도 파생상품시장이 중요하나 이것이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속가능투자’를 알게 되었고, 이것이 우리나라 금융 선진화를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 인하대 김종대 교수님의 지속가능경영 MBA 과정에 들어갔고, 이때 ‘지속가능금융’ 과목의 담당교수님이 현재 저희 회사 대표님이십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참 묘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MBA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는 백신 개발 전이라 해외에서 사망자가 급속히 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리스크였습니다. TV에선 노인요양시설 확진자 발생 뉴스가 계속 나왔는데, 제 가족이 노인요양시설 업무를 하고 있어 저는 확진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때는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해당 건물전체를 1주일간 폐쇄하곤 하였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저는 여의도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기에 만일 제가 확진되면 회사에 미칠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래 몸담고 있던 회사와 직장 상사 및 동료분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혼밥을 열심히 하였지만 확진 여부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류영재 대표님께서 서스틴베스트 합류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코로나19로 회사에 피해를 주고 건강과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지속가능금융과 ESG업무를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고, 훗날 아이들에게도 덜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제 커리어 방향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Q. ESG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ESG는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패러다임, 혹은 뉴 노멀(New Normal)입니다. 그럼 ‘성장의 한계’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지금도 경제성장이 무한히 지속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세계인구가 증가하고, 산업화 · 환경오염 · 식량생산 · 자원사용이 계속된다면 인류는 수십 년 내 성장의 한계에 마주하게 됩니다. 그 때에는 기후변화, 자원부족, 사회 양극화 등으로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국가간 마찰과 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비즈니스도 무너지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UN이 도출한 개념이 바로 ‘지속가능성’ 또는 ‘지속가능한 발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현 세대가 미래 세대의 필요까지 감안하여 자원을 소비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기업과 비즈니스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현재 국제사회가 찾은 유일한 솔루션이 바로 지속가능금융(sustainable finance) 또는 ESG 투자(ESG investing)입니다. 자본을 통해 기업과 세상의 시스템을 바꿔 보자는 것입니다.


Q. 서스틴베스트에서 지금 하고 계신 일에 관하여 좀 더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저는 서스틴베스트를 17년 차 스타트업이라 부릅니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가 빠르게 변하여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통해 올바른 전략적 판단과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저는 서스틴베스트에서 전무 이사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인사 업무’입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자산은 바로 연구원분들입니다. 연구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입니다. 요즘 채용과 유지가 쉽지 않아 좋은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세일즈와 마케팅’입니다. 이는 비즈니스의 꽃이죠. 가장 좋은 세일즈 전략은 고객의 성공을 돕는 것이라 믿습니다. 이를 위해 더 나은 솔루션을 개발하고,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셋째, ‘신규 비즈니스 개발’입니다. 신용평가 역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ESG 평가는 이제 시작입니다. ESG는 미개척 영역이 많아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 외에도 올해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CFA 한국협회와 ESG 전문가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법무 업무는 거의 없었네요(웃음)?


Q. 기억에 남는 업무가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올해 초 마무리된 마스턴투자운용 ESG 컨설팅 업무입니다. 제가 직접 수행한 몇 프로젝트 중 하나였습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부동산 및 대체투자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국내 top-tier 운용사입니다. 저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ESG 투자가 올바로 자리잡기를 바라며 프로젝트를 제안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저와 서스틴베스트를 믿고 프로젝트를 맡겨 주셨고 이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호 신뢰가 구축되었고, 고객사의 ESG 거버넌스가 체계화 · 내재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객의 발전적 변화를 지켜본다는 것은 매우 뿌듯하고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지면을 빌려 저와 함께 ESG 프로젝트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마스턴투자운용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마스턴투자운용은 ESG 활동을 잘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Q. ESG 경영 관련 변호사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 ESG 평가를 통해 기업의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될 것입니다. ESG 평가에서 부정적 사건 · 사고를 컨트로버시(controversy)라고 부릅니다. 횡령 · 배임, 산업재해,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 환경오염 물질 배출제재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SG 평가회사는 이를 모니터링하여 투자자들에게 보고하고, 투자자들은 이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합니다. 이는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기업은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전문가인 변호사의 도움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둘째, 공급망 실사에 대한 자문이 가능합니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 공급망 관리가 강화되면서 협력업체에 대한 ‘인권 및 환경 실사’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이 많습니다. 변호사는 기업 고객의 해외 고객사 실사 요구 대응은 물론 기업 고객의 국내외 협력업체에 대한 실사 업무도 자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셋째, 비재무 정보 공시에 대한 제3자 검증업무입니다.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합니다. 재무정보에 대한 공시는 원칙적으로 회계사의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나 비재무정보의 경우 정보의 제3자 검증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이를 변호사의 업무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금융위원회 및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등과 소통을 통해 컨센서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Q. 서스틴베스트와 변호사님의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서스틴베스트는 큰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국내 기업 기준으로 MSCI 같은 글로벌 ESG 데이터 회사보다 더 많은 커버리지와 높은 데이터 퀄리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대한민국 대표 ESG 데이터 회사 = 서스틴베스트’로 포지셔닝할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ESG 시장으로 진출하여 아시아 통합 ESG 회사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제 목표 역시 이러한 서스틴베스트의 목표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여기에 한 가지 목표가 더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ESG를 발판 삼아 선진국으로 도약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일반 시민들의 ESG 인식이 중요합니다. 시민들이 ESG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 전통적인 송무 업무를 벗어나 강소기업 등에서 직역을 넓히고자 하는 후배변호사님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어요?

 저도 아직 배울 것도 많고 부족하여 후배변호사님들에게 조언을 드릴 위치에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마디 말씀드린다면, 국가가 인정하는 변호사라는 지위에 대한 소명감, 자부심, 책임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전통 법조 영역을 넘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훌륭히 그 역할을 잘해 낼 것이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최근 대한민국 출산율이 0.78이다, 제조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저는 ESG가 하나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 봅니다. 우리 기업과 사회가 ESG를 고려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풀지 못하였던 문제를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비즈니스에 ESG 관점이 녹아들면 고부가 · 탈탄소 대응이 가능하게 됩니다. 향후 IT와 사회관계망, AI의 발달에 따라 사회는 더욱 투명해지고 데이터 기반 ESG 역시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이제 법률가들도 ESG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법률전문가로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나아가 이 시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정희선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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