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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인터뷰손주은의 삶의 부등식, “ 성공 < 일 < 삶”

Q.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치동에서 스타 강사가 되셨고, 메가스터디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현재는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의 회장님이신데, 성공비결이 궁금합니다.

 저는 손주은의 특별한 성공 방정식이 있는 게 아니라, 삶의 부등식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보통 요즘 젊은 친구들이 성공을 제1로 내세우고 그다음 일, 그다음 마지막을 삶으로 놓는 부등식(성공 > 일 > 삶)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난 이 부등식은 틀렸다고 생각해요. 성공을 제1로 내세우는 건 성공도 안 돼요. 부등호의 방향을 반대로 그려서 삶을 제1로 놓아야 하고, 일은 그걸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거예요. 그러면 성공이나 실패는 따라오는 거죠. 그래서 “성공 < 일 < 삶 ” 이걸 손주은의 삶의 부등식이라고 많이 말씀드리는데, 저는 성공이 이 부등식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1998년 제가 대치동에서 한참 강의를 할 당시 한 개인으로서는 돈을 더 벌 이유가 없을 정도의 엄청난 고소득자였어요. 창업은 ‘어떻게 살 거냐’ 하는 고민으로 한 것이지, 성공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 무렵 학부모 한 명이 케이크를 사 들고 와서, ‘덕분에 집값이 3억 원이나 올라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저는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대중 강의로 전환을 했는데, 대치동이 사교육의 중심지가 되면서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기고 있었던 거죠. 그해 가을에 집에 케이블 티브이를 설치해서 홈쇼핑을 보다가 이 문제의 해답을 찾았어요. 백화점이 집으로 온다면 앞으로는 학원, 학교가 집으로 오는 시대가 열릴 거라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렇게 사교육의 지역적 불평등을 사교육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메가스터디 창업은 어떻게 살 거냐 하는 제 나름의 삶의 부등식에서 나온 것이지, 성공하겠다거나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게 아니에요.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은 계열사까지 열 개 정도 회사가 있고, 직원과 강사가 4천 명 조금 더 되고, 작년 매출이 9,800억 원 정도, 영업이익이 1,400억 원 정도 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올해는 매출이 1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되돌아보면 다시 하라면 절대로 못 할 것 같아요. 사업이 이렇게 영혼을 갉아먹는 일인 줄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아주 뛰어난 사업가는 아닌 것 같고, 지금도 어디 가서 강연하고 하면 더 흥이 나고 에너지가 올라와요. 최근에는 거의 매주 강연을 한 것 같아요.


Q.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열심히 공부를 해서 변호사가 된 사람들이고, 대부분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최근 사교육 열풍이 무척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최근 사교육이 과열되고 특히 대치동을 중심으로 의대 열풍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아마 변호사님 중에서도 “야, 이거 진짜 우리 애도 이렇게 교육해야 되냐”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는 오히려 이게 어쩌면 사교육 열풍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적 사교육은 고도압축 성장기에 명문대에 진학해서 성공했던 사람들이 그 경험을 자기 자녀세대한테 적용하려는 형태로 나타났어요. 그래서 1세대 사교육은 명문대 진학이 목표였어요. 그러다가 2000년대 저성장 시대에 들어오면서 서울 시내 일류 대학 진학으로 중심이 바뀌었고, 최근에 와서는 사교육이 메디컬 쪽으로 아주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이게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인구문제와 직결돼있는 거예요.

 지금 초고령화 저출산 현상에 따라 인구구조가 아주 왜곡돼서 노령인구가 제일 많아지고 어린애들은 20만 명도 안 태어나는 그런 상황이 오고 있고, 2050년대부터는 자연 감소하는 인구가 연간 70만 명씩으로 2100년이 되면 대한민국 인구가 1,700만 명밖에 안 남는,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위기 속에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우리나라의 경제 활력이 백약을 써도 무효가 되는 상황이고, 웬만한 직종에서 미래가 보장이 안 되다 보니까, 가장 안정된 직업이 메디컬이라는 생각에 사교육이 빨리 반응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초등학교까지 의대 열풍이 불고, 학령인구가 주는데도 재수 3수 4수 5수까지 N수 현상이라는 말이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학생이 주는데도 재수생이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어요. 학생이 줄어서 우리 사업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재수생이 늘어나서 재수 관련된 기숙학원을 증설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건 단견이라고 봐요. 총부양비, 즉 생산연령층 대비 유소년과 노년의 비율이 지금은 40밖에 안 되지만 2067년에는 120이 넘어간다고 예측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요. 이런 인구구조하에서는 우리 자녀들이 의대를 간들 소득의 70~80% 또는 그 이상을 세금이나 각종 사회보장을 위해서 다 내놔야 한단 말이에요.

 이미 MZ세대들은 이런 미래를 다 읽고 있어요. 아주 똑똑한 학생들은 그래도 살아남으려고 의대를 가려고 하지만, 나머지 20대들은 이걸 깨닫고 결혼도 안 하겠다, 연애도 안 하겠다, 내 몸뚱이 하나 살아남겠다는 거예요. 요즘 20대들이 많이 쓰는 말이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예요. 방송 마지막에 쓰는 종영 멘트인데, 미래가 없다는 거죠. 그리고 ‘알빠노’, 내 알 바 아니라는 거예요. 이 두 개를 되게 많이 써요. 이럴 정도로 지금 우리가 위험한 상태에 빠져있는데, 그 상황에서 우리 부모세대들이 어린애들을 의대를 가기 위한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은 진정한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변호사님 정도 된다면 한 차원 더 높은 고민을 해야 하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공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를 간다는 것은 진짜 답은 아닌 것 같아요. 진짜 똑똑한 친구들은 이거 외의 길을 선택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고, 분명히 이걸 뛰어넘어서 생각하는 뛰어나고 창의적인 인재가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대한민국은 위기에서 천재가 나와서 이겨냈으니까요.

 최근에 제가 사교육과 관련해서 기업 총수로서 충격을 받은 것이 있는데, 이 모든 고민이 한방에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것이 바로 챗GPT예요. 이건 교육 자체를 해체할 것 같아요. 우선 질의응답, 선생님께 물어보는 정도는 얘가 완벽히 다 대체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2 ~ 3년 안에 AI 선생님에 의한 일대일 교육을 하는 스마트 교실이 기술적으로 완성되면, 선생님께 수업을 받는 현재와 같은 수업 형태가 없어질 것 같아요.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티칭’은 AI 선생님이 하고 교사는 학생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코칭’을 하는 이상적인 교육으로 가게 되면, 지금까지 사교육이 한 건 전부 ‘티칭’인데 이게 전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교육상품 자체가 공짜인 자유재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요. 그래서 앞으로 교육기업들은 이런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존재할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그러면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요?

 기술 발전으로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사는 삶의 지평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래서 학부모들이 우리 애를 어느 대학에 보낼 것이냐,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부모세대의 경험치를 가지고 고민하는 그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항상 들어요. 오히려 우리 자녀세대들이 부모세대보다 더 똑똑할 가능성이 있고, 부모들은 그걸 믿고 잘 지켜보는 것이 훨씬 더 정답일 거예요. 변호사님들은 다 DNA가 좋으신 분들이니까 그 자녀들도 다 DNA가 좋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녀들한테 웬만큼 맡겨놓으면 부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요.

 그리고 이 말은 꼭 좀 실어주면 좋겠어요. 지금부터 5~10년 전 사이에 자녀들이 입시에 실패한 가정들이 좀 있을 거예요. 이유는 그 시기에 입시제도가 이상해서 그래요. 수시를 너무 많이 뽑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니 아주 주관적이고 엉터리 스펙 만들어서 대학 들어가고 그 당시에는 되게 불합리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여놨어요. 자기소개서라든지 외부활동이라든지 웬만큼 다 걷어냈거든요. 학과성적, 수능성적 같은 객관적인 자료로 많이 바꿔놨어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입시제도 자체가 공정성이 많이 떨어졌었고, 이제는 능력대로 실력대로 하면 변호사의 2세들이 고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 공부의 제일 중요한 요소가 DNA인데 그런 걸 우리 변호사님들이 고민한다는 건 자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거죠. 자녀는 부모가 믿는 만큼 자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녀 걱정하지 마시고 하시는 일 열심히 하시길 바라고, 자녀들이 우수한 DNA를 갖고 있으니까, 얘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짱짱한 애들이니까 믿고 맡기시라고 꼭 좀 써주세요.


Q. 우리 애들은 그냥 놔두면 놀기만 하던데요.

 애가 온종일 논다고 그 속에 자기 고민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게 훨씬 중요해요.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누구라는 자부심, 그게 애들한테 엄청 크다니까요. 그건 애들은 절대로 잊지 않아요. 애를 애라고만 보는 건 부모의 잘못된 생각이에요. 본인의 어린 시절을 잘 떠올려 보면 우리는 어린이기도 했지만, 그 어린 마음속에도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하고 온갖 이 세상에 대한 걱정도 다 가지고 있었어요.

 저는 어릴 때 그 기억이 항상 많이 나요. 학교에서 내일 고전 읽기 시험을 보는데 제가 노는 걸 하도 좋아하니까 하나도 안 읽은 거예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저를 붙들고 고전을 다 읽어주셨어요. 무릎을 베고 누워서 듣다가 깜빡 잠이 들면 아버지가 어디부터 졸았냐고 물어보고 거기부터 다시 읽어주고 하셨어요. 저는 책은 안 읽고 아버지가 읽어주시는 걸 듣기만 하고 시험을 쳤죠. 그렇게 해서 고전읽기반 학교 대표 후보에 뽑혔어요. 다 아버지 덕분인 거죠. 그런 것들은 되게 소중한 기억으로 평생 남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부모가 엄하게 애들을 키우는 것만이 꼭 훌륭하다고 생각 안 해요. 제가 여름방학에 방학 숙제를 하나도 안 하고 실컷 놀고 있다가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우리 아버지가 대신 다 해주셨거든요. 그걸 어떤 아버지 엄마 같으면 집에서 야단만 치고 때리기만 하고, 숙제를 안 했으니까 학교 가서도 또 야단맞고 할 텐데, 그거보다는 저는 학교에 가서는 모범적인 학생이잖아요. 숙제를 다 했으니까. 그런 기억들이 있는데, 그 시절이 60년대란 말이에요. 그 시절은 회초리로 패고 그러던 시절이었는데 숙제를 대신 해줬다는 건 엄청 선진적인 부모였던 것 같아요. 우리도 자녀교육을 좀 더 한 차원 다르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잖아요. 어쩌면 그 시대의 부모에 머물러 있지 않아야 나중에 그 자녀가 전혀 다른 발상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저는 어떤 면에서 발상이 달랐던 사람이잖아요. 그게 부모의 영향일 수도 있다니까요.

 정말 전 초등학교 때 달랐거든요. 그 당시는 축구공 가진 사람이 잘 없었을 때인데, 제가 축구를 너무 좋아하니까 우리 아버지가 가죽공을 사주셨어요. 터트리면 또 사주시고.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제가 야구에 미쳐서 우리 아버지가 야구의 모든 장비를 방망이, 글러브 9개, 포수미트까지 다 사주셔서, 야구할 때 친구들이 다 우리 집에 와서 가지고 나갔어요. 혼자 모든 장비를 다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아마 극히 드물걸요. 부모도 쉽지가 않았 을 건데,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준 거예요. 부모가 원한 걸 해준 게 아니고 아이가 하고 싶은 걸 해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우리 부모님이 연로하셨을 때 용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드렸어요. 그런데 어릴 때 부모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숙제부터 해서 뭐든지 다 해주신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용돈을 드려도 아깝다기보다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요즘은 부모·자식 간에 노후에 대해서는 기대 안 한다고 하지만, 전혀 다른 게 또 있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사람 사는 게 나중에 가면 부부보다 자식하고의 관계 이런 게 가장 원초적인 거예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위안은 자식인 것 같아요. 우리가 매일 집에 들어가는 이유가 자식 때문 아닌가요. 그게 본능인 것 같아요.

 

● 인터뷰/정리 : 김추 본보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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