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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ㅂㅅ’ 이라는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가

 이번 판결은 온라인상에서 ‘ㅂㅅ’이라는 표현에 대해 모욕죄에 해당해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온라인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존중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된 최근 판례입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입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해당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어떤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개별적으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모든 표현을 모욕죄로 처벌하게 되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표현을 모욕죄로 처벌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A씨는 한 시민단체 회원이었습니다. 그는 2020년 10월쯤 시민단체 대표 B씨와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다투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채팅방의 다른 사람들도 이들의 대화를 모두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ㅂㅅ 같은 소리”, “ㅂㅅ아”라는 표현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에 B씨는 이런 표현을 문제 삼아 모욕 혐의로 A씨를 고소했습니다. 여기서 A씨가 B씨를 향해 한 ‘ㅂㅅ’ 등의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문제가 됐습니다.

 1심 법원은 A씨의 초성으로 된 표현이 욕설 중 하나인 ‘병신’이라고 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1심 법원은 A씨에게 “경멸적 표현을 담은 욕설로써 피해자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할 위험이 있는 모욕 행위”라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법원의 판단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ㅂㅅ’이라는 표현을 썼더라도 직접 욕설한 것은 아니어서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심 법원은 문언상 ‘ㅂㅅ’과 ‘병신’의 양 표현이 일치하지 않아 이를 완전히 동일시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A씨가 직접적인 욕설 표현을 피하려 하면서 이를 연상할 수 있는 초성 ‘ㅂㅅ’만을 추상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봤습니다.

 또 2심 법원은 “이 사건의 ‘ㅂㅅ’은 부정적 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 표현에 불과할 뿐 피해자의 외부적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 행위는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내렸습니다.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고 A씨는 최종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ㅂㅅ’이라는 표현은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많이 쓰입니다. 꼭 한글 초성으로 작성하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키보드 자판의 영문을 눌러 표현하기도 합니다. ‘ㅂㅅ’ 대신 ‘qt’라고 작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것을 간접적으로 욕설을 한다고 해서 우회욕설이라고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욕을 할 수 없을 때 욕에 해당되는 초성으로만 작성해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초성만 치게 되면 더 빨리 자판을 누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판을 일일이 누르기 불편해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욕설은 이미 시스템적으로 차단돼 있어서 입력 자체가 안돼 욕이 담긴 메시지를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우회욕설까지 금지하고 있는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모욕죄를 판단할 때 어떤 사람이 욕으로 생각되는 초성에 해당하는 메시지를 작성했더라도 바로 초성에서 연상되는 해당 욕설을 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ㅂㅅ’이라는 표현을 바로 ‘병신’으로 표현한 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 욕이 모욕죄에 해당하는 표현이더라도 초성으로 변환된 이후에는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모욕죄와 관련해서 2021년의 ‘도라이’ 판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사건에서 C씨는 동료 군인들 75명이 함께 사용하는 메신저의 단체 대화방에서 상관인 D씨를 지칭하며 ‘도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에 C씨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유죄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C씨의 표현은 피고인을 포함한 동기생들만 참여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단체채팅방에서 나왔습니다. 이 방은 교육생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한 목적으로 개설돼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상관인 D씨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또 C씨가 ‘도라이’라는 표현을 1회만 사용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욕설로 느껴지는 단어나 초성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처벌받지 않은 사례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있는 대면 상황보다 온라인상에서 비교적 다양하고 자유로운 표현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표현에 대해 처벌 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는 물론이고 그 표현이 이뤄진 상황과 정당행위 해당 여부도 고려돼야 합니다. 헌법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송민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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