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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이재환 변호사 인터뷰

Q. 무신사의 RM본부장으로 근무 중이신 이재환 변호사님을 만났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신사에서 RM본부장으로 근무 중인 이재환이라고 합니다. 저는 사법연수원 35기로 법무법인 세종에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로 10여 년 가까이 일하다가 위메프 법무실장을 거쳐서 2021년 무신사에 합류하였습니다. 현재 법무 외에 대관, 감사, EHS(보건안전환경) 등 Risk Management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훌륭한 선,후배 변호사님들이 계신데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어 부끄럽네요.


Q. RM본부는 어떤 조직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떠한 회사라도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직원 외에도 판매자, 고객, 투자자, 언론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다 보니 더욱 그러한데요. 비즈니스에 밀접하게 관여하면서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법무나 컴플라이언스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여러 국가기관과 어떻게 접점을 마련하고 대응할 것인지,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할 것은 없는지,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어떤 사항을 개선할 것인지 등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고요. 


Q. 법무법인 세종에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일해 오셨는데, 사내변호사로 일하게 되신 계기나 동기가 있으신가요?
 
 세종에서 함께 근무하던 변호사님께서 위메프 법무실장 후임으로 저를 추천하셨고, 저도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정거래 분야도 흥미롭지만, 회사 내부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상 와 보니 회사, 특히 플랫폼 분야에서 다양한 공정거래 이슈도 많고 그 외에도 노무, 투자(투자받는 경우와 투자하는 경우 모두 포함), 주주총회 및 이사회 등을 포함해서 재미있는 이슈가 많아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흥미롭게 일하고 있습니다.


Q. 무신사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숍이자, 대한민국의 10번째 유니콘 기업입니다. RM본부장으로 일하시면서 역동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기억에 남는 사례나 경험을 나누어 주실 수 있을까요?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는 경험이 가장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3월 합류할 당시만 해도 500명이 되지 않던 직원 수가 3배가 되었고, 최근 3년간 매출도 3배를 훌쩍 넘겼네요. 당시 제가 유일한 변호사였으나 지금은 세 분이나 더 합류하셔서 함께 일하고 있고 곧 한 분이 더 합류하실 예정입니다.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갖는 회사의 경우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판매자나 고객과의 분쟁은 물론 언론이나 국가기관, 임직원, 투자자 등 여러 접점에서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습니다. 회사가 직면하는 머리 아픈 문제들 가운데 숫자와 관련된 것(매출을 얼마나 높일지, 손익을 어떻게 개선할지)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 문제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신속히, 문제 없이 해결하고자 고민하고 있고요. 기억에 남는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이미 발생한 사건을 잘 대응하면서 부정적인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점차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하고 계속기업이 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특히 ESG 관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Q. RM본부장으로 일을 하시면서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무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오셨는지요?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대표는 물론 여러 리더들은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의사결정이 최대한 적법하게, 별다른 이슈가 없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되고요. 그 과정에서 저도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모든 의사결정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큰 오류는 없도록 가다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생각입니다. 별다른 왕도는 없는 것 같고 회사 내부, 외부의 여러 분들께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다양한 말씀을 듣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로펌의 경우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영업, HR, 재무 등 다양한 부서의 니즈를 확인하고 최대한 business-friendly하게 도와드리려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타 부서 분들과 자주 티타임이나 식사 자리를 가지려고 하고, 이를 통해서 업무 절차상 페인 포인트는 없는지, 저희 조직에 어떤 도움을 원하시는지 등에 대해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Q. 최근 법무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AI 발전에 따르더라도 변호사를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근 큰 화두인 ChatGPT를 저도 종종 사용하면서 깜짝 놀라곤 하는데 이를 잘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차가 높지 않은 변호사의 입장에서 AI에 대체될 것인지, AI를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AI가 변호사 사회를 크게 바꾸어 놓겠지만 그 가운데 사내변호사의 영역, 특히 Risk Management는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회사 내에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에서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고, 파악된 리스크를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또한 단순히 자료 분석만으로 답이 나오는 영역이라기보다는 역동적인 사업의 변화, 다양한 법률적 이해, 여러 임직원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해결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Q. 변호사님은 최근 ‘디지털상공인(D-SME)과 플랫폼 생태계의 성장 방향을 고민하기 위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하시는 등 플랫폼 기업의 시각을 들려주시고 계시는데,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ESG 경영에 대한 변호사의 역할과 관련한 변호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다른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도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소상공인들의 제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중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간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아는 정말 대단한 브랜드나 콘텐츠를 제외하면 브랜드나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오픈마켓이나 배달/숙박/패션 등 플랫폼 등에 입점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업하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는 거죠. 그럼에도 판매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플랫폼을 찾아서 매출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플랫폼 입장에서도 소상공인 가운데 소외계층이나 온라인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이들의 사업을 키워줄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는 ESG에서 강조하는 공급망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신사 또한 아직 온라인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온라인 판매기회를 부여하고 마케팅 등을 지원하여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 등을 포함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국 플랫폼과 소상공인은 적대적인 관계나 일방만이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라 윈-윈(win-win)하는 관계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상대적으로 강자일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 입장에서 매출 측면 외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병행한다고 생각합니다. 


Q. MZ세대 직원들과의 협업을 잘하시는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글쎄요… 저도 항상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어려운 부분 같아요. 다만, 내가 싫은 것은 상대방도 싫다는 것은 항상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대표님이 너무 마이크로매니징을 한다거나 신뢰하지 않는 것은 싫어서요. 다만, 사적인 관계가 아니라 업무상의 관계이다 보니 서로에게 업무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에 관해서 명확하게 피드백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튼 말은 쉬운데 실전은 항상 어렵고 매일 반성하면서 자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Q.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하시는지요?

 저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편은 아니고 회사일에서는 더욱 그러한 편이긴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준비하고 미리 준비하기 어렵다면 잘 대응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보면 회사의 리스크와 스트레스는 비슷한 것 같네요. 


Q. 기업에서 사내변호사로 성장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느덧 사내변호사가 된 지 5년이 넘었습니다만, 이제야 사내변호사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 것 같습니다. 영업 부담이 덜하고 워라밸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부분만 보고 사내변호사가 된다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내변호사는 클라이언트(주로 대표이사 또는 법무조직장)가 몇 분 안 되는 상황에서 영업 부담이 없을 수 있지만 그들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면 나의 근간이 흔들리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로펌에 계시거나 단독으로 개업한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클라이언트를 새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 분의 클라이언트가 나를 떠난다고 해서 내 생활의 근간까지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상대적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내변호사로서 내가 원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내가 대체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현업과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성장하고, 명확한 소리를 내면서 회사가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소탐대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덕목일 것 같네요. 

 어떤 사람으로, 어떤 변호사로 성장할지에 대한 내 그림을 잘 그려 가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잘 그려두지 않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밀려서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로 한정하게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가급적 내가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어떤 역량을 얻고자 노력할지, 그리고 다음 포지션은 어떤 곳으로 향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긴 흐름으로 생각해 두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생이 반드시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방향성을 잡고 주도하면 결과 또한 내가 원하는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위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기회가 온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거창하게 네트워킹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분들과 인간적인 소통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 제가 이렇게 하고 있다기보다는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목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앞으로 어떤 계획이나 꿈을 가지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역동적인 산업에 종사하다 보니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어떤 모습일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만, 다양한 가능성과 기회 또한 인생의 묘미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일하는 무신사 또한 우리나라 패션 산업은 물론이고 글로벌 패션을 포함한 대중문화 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이기에 그 성장을 같이하고자 합니다. 다만, 과거보다 리걸 커리어가 매우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보니 저를 포함한 사내변호사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VC나 PE 등이 CEO, CFO 풀을 확보하듯이 CLO 풀을 확보해서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Risk Management를 지원하는 경우도 많이 찾아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고요. 회사 내에서든 밖에서든 역할을 한정하기보다는, 다양한 분들로부터 많은 가르침과 좋은 기운을 받으며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 인터뷰/정리 : 정희선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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