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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창민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창민 변호사입니다. 서울 시청 인근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가배상, 헌법소원, 개인회생까지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Q.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라는 변호사단체를 통해서 피해자를 돕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등 그간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한 사회적 참사를 통해서 배운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고, 이에 원인 규명을 통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도를 개선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도 남겨진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피해자 조력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루트로 피해자들을 돕는 일이 시작되었는지요?

 이태원 참사의 경우 유가족 몇 분이 민변 측으로 연락을 먼저 해왔고, 이후 민변 측에서 유가족 간담회 등을 주최하였습니다. 그 후 이태원 참사 관련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주제로 민변, 참여연대가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공동 기자간담회 이후 민변 변호사들이 피해자 조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피해자들을 돕는 일이 시작될 수 있었고, 그 결과 현재 120명 이상의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법률적인 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일이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사건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어려움 등으로 일일이 찾아 가지는 못했습니다.


Q.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진상조사나 피해 보상 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특별수사본부를 만들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대로 수사대상을 미리 한정해 놓고 수사를 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특수본 수사 이후 검찰이 이태원 파출소 순찰팀장 등이 112 신고 처리 내역을 허위로 입력한 혐의를 밝혀낸 것만 보더라도 특수본 수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국회 국정조사도 이루어지긴 했지만, 행안부를 비롯한 피조사기관들의 자료제출 비협조, 증인이나 참고인들의 거짓 진술과 불성실한 답변 등으로 인하여 참사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진상이 규명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피해 보상을 논하는 단계까지는 아직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더 규명되어야 할 진상은 어떤 부분이 남아있다고 보시는지요?

 더 규명되어야 하는 부분은 아직도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 서울청 112 상황실에 압사 관련 신고가 당일 6시 34분부터 참사 발생 직전인 10시 15분까지 11차례 이상 접수되었고, 그중 몇 번은 긴급출동에 해당하는 코드 0, 코드 1이었음에도, 지령 및 지시가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가 않았습니다. 즉 112 신고가 서울청 차원에서 접수는 되었는데, 이태원 파출소 현장에 하달이 전혀 되지 않은 것이죠. 이 부분이 왜 그런지는 아직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죠. 또한, 참사 이후 정부가 왜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서로에게 전혀 제공하지 않았는지, 경찰이 희생자들이나 생존자들의 금융정보를 동의나 허락 없이 광범위하게 조회하거나 조사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정말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으면 향후 재발 방지도 대책도 세우기 어렵습니다. 


Q. 현재 이태원 참사의 해결을 위해서 남아 있는 과제는 무엇인지요?

 이태원 참사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합니다. 특별법에는 독립적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를 통한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도입 요구권 부여, 희생자 추모 및 희생자, 상인 등을 비롯한 피해자 지원 사업 등이 담겨 있습니다. 즉, 진실규명과 희생자 추모,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법이 통과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법안은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 협의회가 민변의 도움을 받아 같이 만들었고, 남인순 의원 대표발의로 184명 의원들이 야 4당 공동발의하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문제는 사람의 생명을 고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안전에 대해 진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참사가 발생하고, 후속 조치들이 있었음에도, 다시 또 다른 참사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제도가 있다면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즉,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생명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야 또 다른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Q. 우리나라의 수사제도나 경찰제도와 관련해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찰제도와 검찰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검찰 및 경찰권한의 분산, 수사기관 간 효과적인 협업, 경찰권과 검찰권의 통제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수사제도와 관련하여, 서울회 회원들에게 소개해 주실 만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검찰의 권한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권력기관 간, 국가기관 간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검찰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즉, 수사와 기소 관련 권한과 재량이 너무 큽니다. 특히 기소를 하면 독립된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수 있지만, 기소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장치는 현재 없습니다. 이른바 사건 암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재정신청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고발 사건의 경우 일부 공무원 범죄에 한정되어 있고, 법원이 기소를 명해도 검찰이 공소유지를 제대로 할 동기가 없기 때문에 현재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입니다.


Q. 우리나라의 수사제도나 경찰제도를 다른 나라의 제도와 비교할 때 장·단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우선, 다른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 수사제도의 장점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단점으로는 검찰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2대 범죄에 대해서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고, 더불어 기소권도 갖고 있습니다. 둘 다 막강한 권한입니다. 이러한 권한을 오남용하지 않고 온전히 국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국민에 의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직 국민에 의한 수사 및 기소 통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이나 일본 등의 자치경찰제도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찰제도는 매우 중앙집중적 제도인 데다가 상명하복 및 관료주의적 문화 때문에 권력 집중이 너무 심합니다.


Q. 그 밖에 하고 계시는 활동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진실 · 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최근 강제징집 · 녹화사업이 위법하다고 결정을 해서, 최근 이른바 강제징집 · 녹화사업 관련하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피해자들을 조력하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바로잡는 일에 일조하는, 변호사로서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증거기록 제출 관련하여 피의자나 피고인이 전자적 방법으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토론회를 개최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Q. 강제징집·녹화사업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요?

 70년대,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이른바 운동권 학생을 강제로 징집하여 군대에 보내거나, 가혹행위 등 고문을 통해 프락치로 둔갑시켜 학생운동의 뿌리까지 파헤치려고 한 국가의 범법행위를 일컫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Q. 그 밖에 많은 일이나 사건들이 기억에 남으실 것 같은데, 특별히 더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경우는 어떤 것이지요?

 제일 어려운 질문이네요.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사건은 딱히 없는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임차인이라든지,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고 법률적 조력을 주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수임료를 안경으로 주셨던 안경점 사장님하고, 성공보수를 망고로 주셨던 의뢰인 분들도 갑자기 생각나네요(웃음).


Q. 일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단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큰 애로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사무실 운영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개업변호사로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 저희 사무실 직원이 8명인데, 함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Q. 서울지방변호사회나 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가요?

 회원들에게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힙합 댄스 교실이나 트로트 열창 교실 등 회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습니다(웃음).


Q. 변호사 본업도 하시면서 공익활동도 앞장서서 하시는 모습이 많은 서울회 회원 변호사님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변호사님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데, 직원들과 함께 일할 맛나는 사무실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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