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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9와 민법상 변제충당 규정의 관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합니다)은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경우를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절사유(제10조 제1항 제1호)’,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의 제외사유(제10조의4 제1항 단서)’ 및 ‘계약 해지사유(제10조의8)’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 상가임대차법(2020. 9. 29. 법률 제17490호로 개정 및 시행된 것)에 신설된 제10조의9 전문은 임차인이 위 법 시행일인 2020. 9. 29.부터 6개월까지의 기간(이하 ‘특례기간’이라 합니다) 동안 연체한 차임액은 위 세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 차임 연체액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상가임차인의 매출과 소득이 급감하고 있던 점을 고려하여 위 특례기간의 차임 연체를 이유로 한 임대인의 계약 해지 등 일부 권리의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상가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설된 임시 특례규정입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309337 판결, 이하 위 판결을 ‘대상판결’이라 합니다).

 한편 민법은 변제충당의 방법에 관하여 제476조 내지 제479조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 규정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위 규정과 다른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하고(합의충당), 그 다른 약정이 없는 경우에 변제제공이 채무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하는 때에는 민법 제476조의 지정변제충당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하며, 보충적으로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합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다71712 판결). 지정충당에 있어서 충당 지정권자는 1차적으로는 변제자이고(제476조 제1항, 제478조), 변제자의 지정이 없으면 변제수령자가 지정할 수 있으나, 이때 변제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제476조 제2항, 제478조). 

 상가임차인이 위 특례기간은 물론이고 그 이전이나(또는 그 이전과) 그 이후에도 차임을 연체하였으며, 그 후에 상가임차인의 차임에 대한 변제제공이 있었으나 위 연체 차임액 전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그 변제충당의 방법을 다룬 것이 대상판결입니다. 

 대상판결은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 제476조 내지 제479조는 임의규정이지만, 상가임대차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으므로 (상가임대차법 제15조), 임대인과 임차인이 연체 차임과 관련하여 민법상 변제충당과 다른 약정을 체결하였더라도 그것이 임차인에게 불리한 경우에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이 경우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민법상 변제충당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임차인의 변제제공이 연체 차임액 전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임차인이 지정변제충당(민법 제476조 제1항)을 할 수 있으나, 임대인의 지정변제충당(민법 제476조 제2항)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에 반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용할 수 없고, 임차인의 변제제공 당시를 기준으로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변제충당의 효력이 발생할 뿐이다. 결국 임차인의 변제제공이 특례기간을 포함하여 그 전후의 연체 차임액 전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합의충당이나 임차인의 지정변제충당(민법 제476조 제1항)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차임에 먼저 충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이 적용된다. 따라서 변제제공 시점에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연체 차임의 변제에 먼저 충당되고(민법 제477조 제1호), 그중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에 따른 ‘특례기간의 연체 차임’은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절권 · 계약 해지권 등의 권리 행사가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변제이익이 적은 경우에 해당되므로, 이행기가 도래한 다른 연체 차임보다 후순위로 충당된다(민법 제477조 제2호).”고 판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변제충당에 관한 합의나 지정이 없는 한(합의나 임대인의 지정이 있어도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의 규정 등에 위반되지 않아야 함), 민법 제477조에 따라 변제충당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례기간 중에 연체된 차임과 그 전후에 연체된 차임(특례기간을 제외한 기간에 연체된 차임을 말함) 모두 변제제공 당시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채무이므로 민법 제477조 제1호가 아닌 동조 제2호에 따라 변제이익이 많은 연체 차임이 먼저 충당되어야 하는바, 특례기간 중에 연체된 차임은 변제자인 임차인에게는 변제이익이 적기 때문에 특례기간 전후에 연체된 차임부터 먼저 변제충당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 변제충당의 결과 특례기간 전후에 연체된 차임액이 3기의 차임액에 이르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계약의 해지나 임차인의 갱신요구에 대한 거절을 할 수 없으며, 또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대상판결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와 제15조의 입법 취지를 살린 타당한 판결이며,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가임차인들에 대한 실질적 보호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가임대차법 시행령(제2조)으로 정하는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상가임대차에 대해서는 상가임대차법 제15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상가임대차법 제2조), 위 대상판결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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