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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과 확장 : 좋은 의뢰인 성실한 직원 든든한 동료

 어렵게 들어간 대형로펌을 퇴사하고 호기롭게 직원도 없이 1인 변호사로 개업을 했다. 대부분 말렸지만 스스로 모든 업무를 다 해보고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내고 개업 만 2년을 맞이하는 지금은 2명의 파트너 변호사, 1명의 직원과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개업 이후 작은 확장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들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좋은 의뢰인

 아무런 준비 없이 개업하였기 때문에 개업 후에는 텅 빈 방에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보다 막막할 수가 없었다.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들을 둔 외벌이 가장이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해야 했다. 무작정 주변에 개업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지인들에게 개업 소식을 카톡으로 알리고, 소셜미디어와 블로그도 시작해서 개업 소식을 널리 알렸다. 열심히 알리자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사건을 의뢰하거나 소개해 주셨다. 

 맡은 사건은 무조건 열심히 했다. 대형로펌에서 근무할 때보다 더 공을 들여 의견서, 서면을 작성했고 나만의 차별점을 함께 생각했다. 고민 끝에 ‘딱 1가지만 더 하자’를 내 경쟁력으로 삼기로 했다. 가령, 기업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요청하는 경우 질의사항에 대한 법률적 답변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속한 산업과 시장, 경쟁사의 현황 등을 함께 고려하여 답변을 드리고자 했다. 형사사건의 경우에는 의뢰인의 방어권 보장과 함께 형사처벌을 앞둔 의뢰인의 불안함, 막막함, 억울함을 함께 이해하고자 했고 특히 최후변론에 이를 담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효과가 있었다. 한번 일을 맡긴 의뢰인은 추가로 업무를 의뢰하거나 주변에 나를 소개해 주셨고, 업무 수행에 대한 문제 제기도 전혀 없었다. 

 특히 이렇게 인연을 맺은 의뢰인 중에 기업을 운영하시는 몇 분이 나를 좋게 보시고 꾸준히 일을 맡겨 주셨다. 직원도 없이 혼자 일하는 나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주시고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주셨다. 자연스럽게 일거리가 늘었고, 좋은 분들의 신뢰를 받으며 일을 하니 자리에 앉으면 해가 질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즐겁게 일을 했다. 


성실한 직원

 개업 1년이 지나자 슬슬 혼자 일을 하는데 한계가 느껴졌다. 전화 응대, 서류 제출, 우편발송 등의 업무를 하느라 정작 서면을 쓰고, 공부를 하고, 의뢰인을 만나는 본연의 업무를 할 시간이 없었다. 낮에는 행정업무를 하고 전화를 받느라 야근을 반복하는 생활을 하고 나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분업의 힘을 믿기로 했다. 직원은 처음부터 신입을 뽑을 생각이었다. 내가 익힌 업무를 직접 교육하는 것이 훨씬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력 직원을 고용한다면 교육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반면 기존에 일을 해오던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채용 게시판에 공고를 올리자 1주일 만에 수많은 지원자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특별히 이력은 보지 않았고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봤다. 글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자기소개서만 읽어도 우리 사무실에 맞는 사람일지가 어느 정도 느껴졌다. 읽는 순간 뽑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 있었고 바로 면접을 보고 채용을 결정했다. 

 좋은 직원이 오자 업무의 효율이 크게 늘었다. 내가 본연의 업무인 법률사무와 의뢰인과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자연스럽게 직원 인건비 이상의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 개업 후 직원 고용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꼭 채용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당장의 인건비가 부담될 수는 있지만 일단 직원을 고용해서 내 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경쟁력을 높이는 활동으로 채워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개업변호사에게 필요한 최고의 사치는 비싼 차도 최고급 정장도 아닌 직원 고용이라고 생각한다. 


든든한 동료

 개업변호사로 일을 할수록 든든한 동료의 부재가 아쉬웠다. 함께 밥을 먹고 업무를 상의할 수 있는 마음 맞는 동료의 존재는 그 자체로 든든하다. 때마침 올해 초에 꼭 함께 일하고 싶던 분이 합류를 문의하였고, 흔쾌히 같이하자고 했다. 그렇게 둘이 즐겁게 일하던 중 최근 한 분이 더 합류를 결정하셔서 이제는 3명이 함께 일하게 됐다. 

 조직의 힘은 개인의 합 이상이라고 믿는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조직의 힘을 능가할 수는 없다. 든든한 동료가 생기자 업무에 더 자신감이 생겼고 맡을 수 있는 업무의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아침에 출근해서 반갑게 인사를 할 수 있고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기자 업무의 중압감도 훨씬 덜했다. 

 로펌의 적정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앞으로도 법률가로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눈앞의 이익보다 의뢰인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좋은 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모실 계획이다. 이처럼 개업변호사로서 성장하고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좋은 의뢰인, 성실한 직원, 든든한 동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적고 보니 모두 사람이다. 변호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종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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