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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김송이 변호사(연수원 40기)입니다. 현재는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에서 준법감시인 겸 사내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다니셨던 직장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소송이었는지요?

 정확히는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일종인 근로계약갱신거절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입니다. 지방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에 변호사로 2년의 기간을 계약하고 입사하였는데, 2년 후 근로계약 갱신이 거절되자 이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하여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하였습니다(대법원 2022다305144 판결).


Q. 기존에도 사내변호사님들이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경우는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변호사님 소송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제 사건의 경우엔 제가 입사하기 이전에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던 변호사인 직원이 없었습니다. 이전에 근무하셨던 변호사님이 한 분 계셨는데 2년을 채우기 전에 이직을 하셨기 때문에 선례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다른 변호사님들의 사례의 경우 최소 1번 정도 갱신되었던 분들이 주로 승소하셨었는데, 저는 갱신된 적이 없는데도 이번에 승소한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Q. 사내변호사의 갱신기대권 요건은 어떻게 되는지요?

 1.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2.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고, 이것이 사내변호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판결의 의미입니다.


Q. 결국, 법원은 변호사의 갱신기대권 인정 요건도 다른 근로자와 동일하게 보면 된다고 판단한 것인지요?

 네, 맞습니다. 변호사도 회사에 소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이니까요. 


Q. 현행 근로기준법상 사내변호사는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더라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실무 관행상으로는 2년 근무 후 계약이 종료되어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다른 회사들의 실무관행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겪은 경험에 의하면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직원에게 갱신기대권을 주지 않기 위해 계약갱신을 거절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같이 입사하였던 박사님들도 동일한 시기에 일부는 갱신되었지만 나머지는 계약갱신을 거절당했는데, 동일한 이유였습니다.


Q. 변호사님의 승소 판결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던 변호사님들에게 많은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재직했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소송을 결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요?

 서울교통공사 법무실에서는 계약갱신은 당연히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계약종료되기 18일 전에 인사처에서 계약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퇴사 후 곧바로 2명의 변호사에 대한 채용공고문이 올라왔습니다. 2018년 3월 제가 입사 시 채용공고문에서는 필요시 재계약 가능이라고 공고하고 있었고, 근로계약서에도 근무성적 평가를 실시하여 계약의 연장여부에 반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재직 시 근무성적이나 공고문의 문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사정이 어려워서 변호사가 필요 없게 된 것도 아니고, 근무성적이 최고등급인 S여서 근무성적이 모자란 것도 아닌, 단순히 직원에게 갱신기대권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 직원을 자르고 다시 채용공고를 내는 비상식적 행위가 납득이 되지 않아서 소송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소송을 진행하시면서, 힘들었던 일도 있으셨는지요?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서 비슷한 시기에 갱신거절이 되었던 박사님들이 계셨는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입사하였다 같은 시기에 갱신거절된 다른 변호사님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기한 소송의 1심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이 패소하였습니다.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에 있어서 다른 근로자와 다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죠.

 다행히 2심 재판부에서는 증인신청도 받아들여 주시고, 위 박사님들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주셨습니다. 대법원에서도 최종적으로 승소하여서, 결국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제 사건의 대법원 판결 이후 박사님들에 대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행정소송이나 자회사에서의 유사소송 등에서 대법원까지 가지 않고 승복하여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사건이 리딩케이스가 된 셈이죠.

 별개로 박사님들에 대한 행정소송 1 · 2심에서 서울교통공사가 패소하였는데, 해당 2심 판결문(서울고등법원 2022누44769 판결) 문구가 인상이 깊어서 소개해 드리고 싶네요.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기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간의 만료 시에 갱신에 관한 사용자의 의사 여하에 따라 근로의 계속을 통한 소득확보의 기회를 상실하게 될 위험에 상시로 노출됨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는 물론,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사용자가 제시하는 불합리한 근로조건이나 차별적인 대우를 마지못해 수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와 같은 상황에서 근로자의 종속적 지위 및 취약한 협상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는 사용자의 기회주의적 태도까지 보태어진다면, 종속성에 기인한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는 더욱 추락하고 생활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략〉 대법원 판례에 의해 일관되게 인정되어 온 이른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갱신기대권의 법리’는 바로 이와 같은 현실적, 규범적 인식 하에 채택된 것이다. 〈중략〉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존속을 면할지 여부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갱신인정의 필요성’이 아닌 ‘갱신거절의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인데, 이때 갱신거절의 합리성 여부는, 단순히 사용자 입장에서 근로관계를 존속시킬 만한 적극적, 긍정적인 사유의 존부에 기하여 정해질 수는 없는 것이고, 적어도 근로자에게 기업조직에서 요구되는 업무능력이나 자질이 상당히 결여된 사실이 확인된 경우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볼 때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관계의 존속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평가되는 소극적, 부정적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이에 더하여 합리적이며 공정한 절차에 따라 갱신거절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까지 종합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취지이다.


Q. 기억에 남거나 조언해 주시고 싶은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2020년 3월에 계약갱신거절을 통보받고 2023년 3월에 대법원의 최종 판결문을 받기까지 만 3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애착을 가지고 다니던 회사에 소송을 제기하게 되기까지는 고민도 많이 되었고, 같이 일하던 직원을 증인신청하면서 폐를 끼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결국 승소하긴 했지만, 애초에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죠. 

 서울교통공사와의 소송에서는 기존 변호사의 갱신관행은 없었지만, 근로계약서에 계약갱신요건이 기재되어 있었고, 채용공고문에 계약갱신 가능하다는 문구도 있었고, 사규에 계약갱신절차도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승소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회사를 선택하실 때 정규직으로 가게 되는 게 제일 좋지만, 계약직으로 가게 될 경우 기존 변호사들의 근로계약갱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사규나 근로계약서에 계약갱신에 대한 요건이 반영되어 있는지, 채용공고문에 계약갱신에 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지 가장 먼저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포부나 계획 같은 것이 있으실까요?

 지금은 투자회사에서 준법감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새로운 분야라서 업무에 흥미도 생겨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쪽 분야에서 더 공부도 해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일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나고 보니 결과적으로 저한테는 오히려 잘 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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