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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벨 소리를 울리게 하고, 부재중 전화 문구를 남긴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

 연인 간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상대방이 원치 않는 연락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 관계를 어떻게 무 자르듯 칼같이 정리할 수 있을까요.

 연인관계를 포함하여 이처럼 누구든 원치 않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벨 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되도록 하는 경우(이하 ‘대상 행위’라 합니다)가 생길 수 있는데요, 과연 형사상 위법할까요?

 종래 대법원은 “구 정보통신망법(2004. 1. 29. 법률 제71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말, 음향, 글, 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행위’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반복적으로 음향을 보냄(송신)으로써 이를 받는(수신)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때 상대방 전화기에서 울리는 ‘전화기의 벨 소리’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송신된 음향이 아니고, 반복된 전화기의 벨 소리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더라도 위 조항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7615 판결).

 그러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 합니다)이 2021. 10. 21. 시행된 후로 대상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여 왔습니다. 피의자(또는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위 정보통신망법에 관한 법리를 차용하여 스토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고소인의 입장에서는 위 판결에도 불구하고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각각 펼쳐 왔지요.

 그러나 2023. 5. 18. 대법원은 대상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 사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① ‘피고인이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원한다’ 또는 ‘원하였다’는 내용의 정보가 벨 소리, 발신번호 표시, 부재중 전화 문구 표시로 변형되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나타났다면 ‘도달’하게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②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복적으로 전화를 시도하는 행위로부터 피해자를 신속하고 두텁게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③ 피해자가 전화를 수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스토킹행위에서 배제하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처벌 여부가 좌우되도록 하고 처벌 범위도 지나치게 축소해 부당한 점,
④ 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미수신 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벨 소리나 진동음이 울리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던 점,
⑤ 구 정보통신망법 제65조 제1항 제3호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피해자에게 송신되는 음향 자체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일 것을 요구하였으나, 쟁점 조항 스토킹행위는 “전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하여” 말, 음향, 글 등을 도달하게 하면 족하고 전달되는 음향이나 글 등이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내용일 것을 요구하지 않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기존 정보통신망법과 스토킹처벌법의 문언 (구성요건)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로 유사하게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설시에 의문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기존 정보통신망법에 관한 판결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라고 한 구 정보통신망법의 법 문언을 ‘정보통신체계가 상호 접속된 것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의 행위를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한 반면, 대상판결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라는 스토킹처벌법의 법 문언을 위와 같이 적극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더라도 상호 접속만 되어 있는 상태여서 언제고 피해자가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미루어 추단할 표지만 남겨져 있으면 스토킹행위라고 본 것입니다.

 대상판결에서 설시한 것처럼, 스토킹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고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위 판결을 받아들이는지와 별론으로, 어쩌면 과거에는 용인되었을지 모르는 대상 행위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게 되었고, 별다른 위법 행위에 대한 인식 없이 누구라도 쉽게 저지를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김의회 변호사
● 법무법인 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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