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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중력은 어디로 갔을까 - 『도둑맞은 집중력』

 오늘날 인류는 종(種) 차원에서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학생들은 평균 65초마다 하는 일을 전환하고 있으며, 사무실에서 일하는 미국 성인이 평균적으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시간은 단 3분이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집중력 부재 현상이 단지 의지가 약한 개인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개인의 집중력이 도난당하는 시스템 속에서 “산만함으로 가득 찬 훼손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인의 미덕이자 능력으로 평가받는 ‘멀티태스킹’을 예로 들어볼까요? 1960년대 컴퓨터 과학자들은 프로세서가 여러 개라서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고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는 이 개념을 인간에게도 적용하면서 자신이 여러 일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인지 능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컴퓨터처럼 사고할 수 없습니다. 만약 변호사가 고객이 보낸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준비서면을 쓰고 오후에 있을 증인신문도 생각하는 것 같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면, 그는 그저 일을 ‘저글링’ 하듯이 전환하면서 스스로는 매끄럽게 일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시험 중 휴대폰 문자를 확인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약 20퍼센트 낮았다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 등을 인용하면서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잠재적 원인으로부터 자신을 적극적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산만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몰입을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몰입 연구의 대가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가나 암벽 등반가가 집중할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탐구합니다.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자는 몰입은 느긋한 마음가짐으로는 도달할 수 없고, 자신에게 유의미한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한계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과정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좋은 삶을 위해서는 단지 부정적 요소를 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몰입 생성 모델을 실천하기 위해 ‘소설 쓰기’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매일 오전 실천하면서 몰입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몰입의 경험들로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자아를 확장시키는 시도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저자는 휴대폰 방해금지 모드와 디지털 디톡스가 결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개인이 방독면을 쓰는 것이 환경오염의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집중력 부재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 기업들은 사용자가 웹사이트나 앱을 들여다보고 클릭하는 만큼 돈을 벌기 때문에 사용자가 계속 머무르도록 유도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사용자의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이른바 ‘감시 자본주의’ 시스템이 탄생한 것이지요. 쌓여 있는 이메일,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카카오톡, 무엇을 볼지 탐색만 하다 끝나는 넷플릭스, 30초가 쌓여 결국 3시간이 흘러가고 마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는 모두 우리의 일상과 침묵, 사고력을 빼앗아 가려는 알고리즘과 자본의 활동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인간을 위한 기술이 될 수 있도록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시키자는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페이스북(현, Meta Platforms, Inc.)으로 예를 들면, 2001년 미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한 것처럼 페이스북의 광고를 금지시키는 것입니다.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되는 페이스북은 대신 사용자들에게 구독료를 받는 형태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광고주에게 사용자의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자들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사용자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파악하고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를 재설계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더 나아가면, 페이스북을 BBC처럼 공공 소유로 바꾸는 방안도 있습니다. 수익 모델이 변경되면 페이스북은 하루 단 한 번만 알림이 뜨도록 할 수도 있고, 끝없는 탐색을 유도하는 무한 스크롤과 정치적 양극화와 반향실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게시물 추천을 아예 없애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신, 삶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함께 변화를 추구할 친구들을 만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실리콘밸리가 우리를 위해 일하고 우리의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기업을 변화시키자는 것이 저자가 제시하는 사회적 대안입니다.

 이 책의 미덕은 집중력 강화의 방안을 제안하는 자기 계발서이자, 우리 시대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는 비평서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휴대폰을 금고에 보관하거나 인터넷 차단 앱을 사용하고, 매일 한 시간 산책과 여덟 시간 수면을 통해서 창의적인 ‘딴생각’을 많이 시도하며, 아이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노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하여 감시 자본주의를 개선하거나, 주의력 회복을 위하여 주4일제 근무를 도입하는 것과 같은 ‘집중력 반란’을 위한 사회적 활동을 조직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삶도, 사회도 결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개인적 노력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를 모색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장치 너머에는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장치가 자리 잡은 곳에서는, 기능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몸짓들』) 철학자 빌렘 플루서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기계 밖의 인간이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였음을 지적하였지만 21세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밤도 스마트폰을 움켜쥔 채 잠들지 못하는 많은 이들은 이 책을 통해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인간의 쓸모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황인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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