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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 화우 임승순 변호사 인터뷰

Q. <선배법조인의 조언>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변호사님의 간단한 약력 및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법연수원을 제9기로 수료한 후, 23년간 각급 법원 판사 및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하다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퇴직하였고,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 위원,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시위원회 민간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면서 현재는 법무법인(유) 화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1982년에 판사로 법조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으셨습니다. 특별히 법관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법관을 선택하게 된 데에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성은 문과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부모님의 교육열이 강하셔서 학업에 매진하다가 서울법대를 진학하였고 자연스레 법관직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나와서 생각해 보면 법학 연구와 가르치는 데에 더 관심이 있어서 법관보다는 교수가 적성에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Q. 20여 년간의 판사 생활을 마치시고 2000년도에 변호사로 개업하셨는데요, 법원을 나오게 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법관의 경우 아무래도 선택적 학문의 연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개업을 결정할 당시 조세법 관련 책을 집필하고 있었고,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나 학문에 집중하고 싶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고등법원 부장판사로의 승진을 앞두고 지방에 가서 근무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아이들의 양육과 경제상황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민하던 찰나에 화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법무법인 화백의 친분 있는 변호사님이 개업을 권유하면서 화백의 변호사로 일하기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조세 분야의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계신데요, 특별히 조세 분야를 연구하신 계기나 이유가 무엇일까요? 

 계기라고 한다면 우선 고등법원에서 조세사건 특별부의 법관직을 맡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대법원 연구관으로 재직하게 되었는데 당시 대법원에서 공동조가 처음 생기면서 조세, 지식재산권 등의 전문화 연구관이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저는 그 중 조세조 연구관으로 가게 되면서 조세에 관한 연구를 심도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사법연수원에서 조세 과목 전담 교수직을 맡게 되었는데, 연수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체계적인 조세법 교재를 만들면서 조세법에 심취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판례 정리에 집중하다가 총론, 법인세, 소득세법 각론 등도 정리하면서 조세법이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고, 더불어 서울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습니다.


Q. 변호사들에게도 조세법은 매우 까다로운 분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등 여러 곳에서 조세법 강의를 하고 계신 입장에서 접근성을 높일 노하우 등이 있으시다면?

 조세법에 접근하려면 무엇보다 사법에 대한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공법적인 마인드가 적절히 가미되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법에 대한 기초 마련에 비하면 공법적인 마인드의 마련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법적 기초가 잘 마련된 법조인이라면 공법적 마인드는 자연스레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세 분야는 회계적인 부분도 다뤄야 해서 이 부분 때문에 법조인이 조세 분야를 가장 어렵게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력이 다소 필요하겠지만 회계 부분만 잘 정리가 되면 어느 법조인이든 조세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법무법인(유) 화우에 계신데요, 화백 또는 화우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화우를 선택하게 된 것은 지인의 개업 권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화백이 성장해 가고 있는 법인이기도 해서 제가 관심갖고 연구하고픈 조세 분야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고 느낀 점 또한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백의 감보영, 오상현 변호사님들의 훌륭한 성품 덕분에 선택에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고요. 현재 화우가 크게 발전하였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저의 선택이 맞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Q. 오랜 법조인 경험에서 기억에 남는 소송 또는 사건을 소개해 주신다면?

 30여 년 전 소액사건 법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소액재판에는 10만 원권 자기앞수표 분실사건이 많았고, 상황이 발생한 날도 상거래에서 수를 취득한 자와 수표를 분실한 사람이 법정에서 다투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의 경우 분실자와 취득자 모두 피해자라 할 수 있어서 대부분 법리를 떠나 수표금을 일정하게 나누는 형식으로 해결을 하곤 했는데, 해당 사건의 취득자는 법리상 자신이 불리할 수 있음에도 조정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더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후속 사건이 많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고집을 피우는 취득자에게 패소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날 퇴근하여 쉬던 중 불상의 할머니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내 딸이 오늘 법정에 갔다 와서 드러누워 앓고 있는데 도대체 판사가 어떻게 했기에 저 지경이 됐느냐? 나도 당신 집에 찾아가 드러눕겠다.’며 목소리를 높이셨습니다. 순간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여성이 법정에서 패소판결을 받으면서 판사의 태도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많은 방청객들 사이에서 부끄러운 감정을 느꼈을까 생각하니 식은땀이 솟기까지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할머니가 집까지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그 사건은 저에게 항상 상대방이 입장을 헤아리는 역지사지의 큰 가르침을 주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법조인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덕목이나 명제가 있으신지요? 

 인간관계에서 절대적인 옳음과 그름이란 없으며 우리가 알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다 상대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의 낯선 공간감,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에 대한 느낌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도 각자가 처한 위치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하기 마련이거든요. 이러한 인간관계를 조율하는 법조인은 언제나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맹자(孟子)의 “남을 예우해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라”는 말처럼 역지사지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항상 간직해야 할 덕성이자 삶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Q. 법조인이 아닌 ‘인간 임승순’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마디로 하기에 어렵지만, 간단히 해본다면 저는 사람 좋은 순딩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Q. 변호사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을 꼽자면 단연코 저의 집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저는 느긋하고 낙관적이면서 정리정돈에 취약한 성격이라 한다면 집사람은 늘 심려가 많고 진취적이면서 정리정돈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성격이거든요. 워낙 반대 성격이다 보니깐 서로 맞추어 살아가며 집사람의 성격에 교화된 저를 보면 집사람이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아닐 수 없네요(웃음).

Q. 후배변호사들에게 특히 하시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법의 세계가 아무리 방대하다고 하더라도 결국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문과 변호사 업무와 다르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연구와 학문이 깊어질수록 해당 분야 소송에서의 질이 달라집니다. 더 나아가 다른 분야에서도 결되어 변호사업의 질을 높일 수 있기에, 어떠한 분야라도 학문적인 차원에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향후 변호사님께서 앞으로 꼭 이루고자 하시는 것이 있나요?

 가장 가까운 목표가 있습니다. 제가 현재 조세법과 관련한 책을 하나 추가로 집필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목은 정하지 못하였지만, 조세법에 관한 중요판례들을 제대로 정리하여 독자들이 조세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일조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 인터뷰/정리 : 이윤우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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