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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법무법인 율립에서 일하고 있는 오민애 변호사라고 합니다. 변호사시험 4회로, 2015년부터 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노동, 생명안전, 집회 · 시위 분야에 관심을 갖고 관련 일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Q. 2015년도에 경찰의 시위진압용 직사살수에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건을 대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남기 농민 사건의 경우,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직사살수에 맞아서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2016년 9월경까지 중환자실에서 한 번도 의식을 찾지 못하다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당시 제가 가족분들을 대리했는데 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포함한 경찰관계자들에 대한 형사고소, 국가배상청구소송 등을 통해 사망의 원인이 경찰의 직사살수행위였다는 사실을 법원에서 판단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사망진단서 허위 작성 문제, 유가족들에 대한 2차 가해 등 관련 사건들도 계속되었습니다. 위 사건이 제가 변호사 업무를 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주고 있는 사건입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조사위원회가 인권침해를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여러 권고도 하였지만, 실제 구체화되지는 않았고, 지금은 경찰이 다시 살수차를 도입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어떻게 해서 그 사건을 대리하게 되셨는지요?

 저도 당일 집회 현장에 있다가, 백남기 농민이 직사살수로 인해 쓰러진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을 알게 되었고, 이후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당시 경찰이나 공무원 등의 유죄가 최근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변호사님이 담당하셨던 백남기 농민 사건은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요?

 국가배상청구소송의 경우 오랜 시간 법적 공방을 진행하다가 법원의 조정을 통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종결지을 수 있었습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현장지휘를 했던 기동대장, 그리고 직사살수행위를 했던 경찰관 2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우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받았고, 대법원 상고심에서 올해 4월 유죄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우 현장에서 직접 지휘를 한 것은 아니지만 현장 지휘관 보고를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거나 현장 지휘체계만 신뢰하지 말고 현장에서 과잉 살수 실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로서 법적인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 


Q. 집회 및 시위 관련 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동기가 있으실까요? 

 백남기 농민 사건을 대리하는 사건을 하면서 소위 공익사건 내지 공익업무라고 하는 일들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시민으로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이자 수단이 집회 및 시위인데, 2015년에는 집회가 금지되고 차 벽, 물대포 등으로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그런 상황들을 직접 겪으면서 공권력으로 시민들의 자유를 가로막고 심지어 시민들을 다치거나 죽게 하는 상황은 막아야 하고, 그 과정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을 가지고 일을 하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아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기가 되어 변호사가 되었기 때문에,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부당한 상황에서 그 부당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전에 근무했던 법무법인 향법, 그리고 지금 속해 있는 법무법인 율립 사무실에서 공익사건들을 맡거나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을 장려하시고 지원해 주셔서 더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Q. 집회 및 시위와 관련해서 또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집회·시위와 관련해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집회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던 장소(국회, 법원 등) 관련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이후 법률개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해당 조항을 적용받아 유죄선고를 받았던 분들의 재심사건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집회· 시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고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기 위해 제도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또는 집회금지나 집회제한통고로 집회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사안에 조력하면서 집회· 시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하여 변호사로서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하면서 지내오고 있습니다.


Q. 재심 사건에 관하여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헌법재판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국회의사당, 법원 등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집회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면서 각 장소의 기능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까지 금지하고 있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여 헌법에 위배되므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였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법 조항에 근거하여 처벌을 받았던 분들의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청구하셨던 분들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으니, 혹시 서울회 회원 변호사님들 주변에도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에서 집회,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분이 계신다면 재심 청구를 고려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Q. 현재 우리나라에서 집회 및 시위 관련하여 제도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전히 집회금지장소는 원칙적으로 집회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형태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 다르게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경찰 내외부적으로 물대포나 캡사이신과 같은 경찰장비 사용이 다시 거론이 되고, 교통소통, 출퇴근 시간대를 이유로 한 집회금지 내지 제한통고도 계속되고 있어서 다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이 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되는데, 법률의 명확한 근거가 아닌 정책상 필요에 의해 집회금지나 제한통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생명 및 안전에 관한 활동도 활발히 하시고 계신데,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로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무언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야 했는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변호사가 된 이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위한 활동들을 함께해 왔습니다.

 그리고 발전소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사고,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등 산재에도 관심을 갖고 가능한 사안들에 조력을 해왔는데, 그러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생명안전기본법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함께하게 되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중대재해처벌법은 결국 제정되었고, 현재 시행과정에서 여러 한계가 지적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더 이상 비용으로 치부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는 기반 중에 하나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잘 작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생명안전기본법에 관하여 좀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생명과 안전에 관한 기본법이 없고 안전권도 기본권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데, 생명과 안전이 우리 사회가 중시해야 할 기본적인 가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생명안전기본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권에 대한 명문규정을 두는 한편, 피해자와 시민의 권리 차원에서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과 발생 시 회복을 위해 어떤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지 정하고, 독립적 조사기구를 두어 재난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두고자 하는 법률안입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2020년 9월에 우원식 의원이 발의를 한 상태에서 현재 제정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기본법적 성격이라 아직 여러 의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전문제들이 계속 생기고 있어서, 제정 필요성은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생명안전시민넷, 재난참사피해자모임 등과 함께 계속해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Q. 변호사 업무에 병행해서 공익활동을 하시는 것이 힘드시진 않으신지요?

 물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아주 가끔 있지만(웃음), 관심을 갖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와 활동이 별개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공익활동도 제가 하는 변호사업무의 일환이자, 일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도 공익활동을 하는 것 자체는 응원하고, 지지해 주시기는 하지만, 혹시나 해를 입을까 봐 다소 걱정하시기는 합니다.


Q. 여태까지 하셨던 활동 중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가장 힘들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백남기 농민 사건이 저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부당한 상황에 대해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 하는 선배변호사님들, 동료들이 계셔서 서로 힘이 되었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지방변호사회나 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가요?

 이렇게 공익활동과 관련해서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필요한 지원을 해주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별 변호사들이 관심을 갖고 하는 사안들 외에도 지방변호사회나 협회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 있다면 함께 고민해 주시고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Q. 변호사 본업도 하시면서 공익활동도 앞장서서 하시는 모습이 많은 서울회 회원 변호사님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함께 하려고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최근 오송지하차도 참사까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재난참사의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제도적 문제가 있고 피해자들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지, 뜻을 모아 동료, 선후배변호사님들과 함께 꾸준히 고민하고 피해자분들을 지원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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