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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치매, 파킨슨병 등을 진단할 때 뇌파계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한의사가 치매, 파킨슨병 등을 진단할 때 뇌파계를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자 이에 대한 취소소송이 제기된 사안에서, 최근 대법원은 2022년 말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진단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를 따라 위와 같은 뇌파계 사용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건은 뇌파계 사용 자체가 아닌 별개 사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나 아래에서는 해당 부분은 제외합니다. 

 이 사건 판결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2010. 9. 무렵부터 약 3개월 동안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은 2012. 4. 27. 원고가 면허된 것 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3월의 처분을 하였고, 이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2013. 3. 5. 자격정지 처분 기간을 1개월 15일로 감경하였습니다. 

 1심은 위와 같은 뇌파계 사용이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2심은 ① 관련 법령에서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어떠한 규정도 두지 않은 점, ② 뇌파계의 사용에 특별한 임상경력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그 위해도도 높지 않으며, 그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등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는 없다고 할 것인 점, ③ 원고가 전통적인 한의학적 진찰법(복진, 맥진)을 통해 파킨슨병 등을 진단함에 있어서 이 사건 뇌파계를 병행 또는 보조적으로 사용한 것은 절진의 현대화된 방법 또는 기기를 이용한 진찰법(망진, 문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뇌파계 사용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작년 전원합의체에서 선고한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 관련 판례에서 설시한 새로운 법리에 따라 ① 관련 법령에서 금지되는지 여부, ②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 ③ 한의학적 원리의 적용 내지 응용하는 행위와 무관한 것임이 명백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그 법리에 따른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어떠한 의료행위가 면허 범위 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안마다 판단할 수밖에 없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도 어떠한 현대의료기기를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제시한 요건 중에서 ②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와 ③ 한의학적 원리의 적용 내지 응용하는 행위와 무관한 것임이 명백함이라는 요건은 기술과 이론의 발전에 따라 긍정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더불어, 얼마 전 1심 판결로 X-ray 골밀도기기 사용에 대하여 한의사에게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판결이 선고되기도 하는 추세 등을 고려하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기존보다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 외에도 11월 중에는 한의사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사용 등에 관한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 등, 향후에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판례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편, 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 대법원 판례들에서는 초음파 기기와 뇌파계를 진단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까지만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위 판례들만으로 초음파 기기와 뇌파계를 주된 수단으로 하여 진단하거나 초음파 원리를 이용한 치료 목적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은 의료법상 면허 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위와 같은 현대의료기기들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이나 한방의료행위 인정 내지 보험 적용 여부 결정 절차 등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경수 변호사
● 법무법인(유)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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