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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계약 당사자를 확정하는 기준서울고법 2021. 12. 8. 선고 2020나2002708(본소), 2020나2002715(반소)

사안과 쟁점

 개품운송계약의 계약체결 당사자가 누구인지 실무상 자주 문제 되고 있다. 대법원은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55052 판결(“대법원 판결”)에서 국제무역해석규칙(인코텀즈) 조건에 따라, 운송계약 당사자를 확정하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으나, 실무상으로는 개별적으로 사실관계가 달라, 운송계약 당사자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사실관계 및 재판진행 경과

(1) 국제물류주선업자 D는 E로부터 항해용선계약 체결을 의뢰받아, 선사인 원고 A에 선복예약을 하고, 그 후 E는 성약서(Fixture Note)를 통해 D의 용선자의 지위를 A와 합의하에 변경하였다. 

(2) A는 D의 요청에 따라 송하인으로 S가 기재되어 있었고 운임은 선불조건으로 기재된 체크비엘을 발행하였다. 그 후 A는 부선을 선적하려다가 부선이 당초 D가 기재한 중량을 초과하여, 선적에 실패하고 부선을 선적하지 못한 채 출항하였다. 이에 A는 선복예약서와 체크비엘에 기해 피고들(S, E, D)을 상대로 운임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3) 수출입계약, 신용장, 각종 수출입관련 서류, 체크비엘 등에는 수출자 또는 송하인란에 S가 당자자로 되어 표기되어 있었다.

(4) 원고 A는 피고 S, E, D를 상대로 미화 90만 불 상당의 소를 제기하였다.

(5) 1심 법원은 피고 S에 대해서 운송계약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청구기각 판결을 하였고, 피고 E와 D에 대해서는 연대하여 30만 불 상당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하였다. 대상판결인 항소심은 1심 법원 판결과 대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판결을 한 바 있다.

(6) 대상판결에 대해 A와 D가 상고하였다가 각 상고를 취하하고 D와 합의하여 일부 금액을 배상받기로 하고 재판이 종결되었다.


판결 요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위 인정 사실과 그 밖에 A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S와 A 사이에 부선에 관한 운송계약 내지 항해용선계약이 성립하였다거나 S에 선복예약서 및 이면약관의 효력이 미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S에 선복예약서 및 이면약관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S는 이면약관 제1조에서 정한 ‘화주’의 개념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면약관 제13조 제1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A의 S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판례 평석

 1심 판결과 대상판결은 S가 운송계약 당사자로 인정하는데 부족하거나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1) 운송계약은 정형계약으로 이루어지고 대리나 대행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는데도, 연락한 당사자를 기준으로 계약당사자를 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제물류주선업자가 자신을 송하인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국제물류주선업자가 운송계약당사자가 되지만, 송하인을 수출자로 기재한 경우에는 대리행위를 한 것을 나타내 주는 것인데, 대리의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2) 대상판결이 타당하다고 할 경우, 수출입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인코텀즈에 부합하지 않는 당사자가 수출자 및 송하인으로 기재되고, 신용장통일규칙 신용장 조건에 정면으로 위반하게 되어 지급거절(Unpaid) 사유가 될 뿐만 아니라, 선하증권은 정당한 소유자가 화주로 기재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여 화물을 정상적으로 인도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3) 상법 제854조에는 송하인과 운송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바, 상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판결일 뿐만 아니라, CIF조건에서 송하인과 운송계약이 체결된다는 대법원 판결의 원칙을 무시하고 지엽적으로 특수한 경우를 들어 ‘송하인’에 대한 판단한 것을 일반원칙인 것으로 오인하여 많은 잘못된 판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4) 이면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은 타당하나, S가 선하증권 표면에 송하인으로 기재된 것은 선하증권의 당사자를 규정한 본질적인 내용인 데도 이를 도외시하여, 선하증권의 문언증권성에 반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처분문서인 선하증권의 내용에 반하는 판결을 하고 있는 것이다(선하증권 표면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증권성에 대한 판단유탈).

(5) 대상판결의 결과는 국제운송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관점에 비추어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로 받아들이고 있고, 위와 같은 판결로 실제로 이러한 운송을 발생시키고 책임을 부담해야 할 당사자는 책임을 면한 반면, 영세한 국제물류주선업자들만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였는 바, 정의관념이나 공평의 원칙에도 반하는 판결이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국제계약, 인코텀즈, 국제운송, 국제결제, 신용장 원리, 수출입신고 등 공법상의 서류 등 관련된 모든 제도에 반하는 내용으로서 국제거래 질서에 걸림돌이 되는 판결로서, 상법과 선하증권의 문언증권성에도 반하고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도 반하고 업계의 현실이나 실무나 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다.

 그러므로 조기에 대상판결은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나, A가 S를 상대로 상고를 하였다가 상고를 취하하여,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를 바로잡기를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특히 대법원 판결을 잘못 해석하여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면서 송하인이 운송계약에 있어서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는 바, 이러한 잘못된 해석을 하는 것은 하우스선하증권과 마스트선하증권과의 상호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법리를 제대로 적용한 판결이 나오고 있는바(서울중앙지법 2022. 5. 30. 선고 2021가단5325120 판결, 서울중앙지법 2023. 6. 14. 선고 2022가단5160993 판결 등), 향후 법리나 실무에 맞지 않는 판결이 조속히 바로 잡히기를 기대한다.
 

이광후 변호사
● 법무법인(유) 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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