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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식의 보급이 급선무다’에 관한 단상(斷想)

 우리나라는 1948년에 건국되었고 2년 후인 6· 25동란 중에 법문신문이 창간되었다. 

 창간호에 가인(街人)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축하 휘호로 “법률상식의 보급이 급선무”라고 하셨다.

 이는 신생국가인 우리나라가 법치국가가 되기를 염원하는 말씀이다. 법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법률상식의 보급이 충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세월은 70년도 더 지났는데 아직도 법치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법률상식의 보급이 급선무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첫째 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둘째 법을 적용할 때 그 ‘법의 해석’을 제대로 하여야 하고, 셋째 우리 모두 그 법을 제대로 잘 지켜야 한다.


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것인데 그러하지 못한 사례 하나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에서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형실효법 제7조(형의 실효) 제1항에서는 “그 형은 실효된다.”

제2항에서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형실효법 제8조(수형인명부 정리)에서는 아래의 경우 전과 말소된다.
 1. 형실효법 “제7조 또는 형법 제81조에 따라 형이 실효되었을 때”
 2. “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때.

형의 실효는 刑의 實效가 아니고 刑의 失效인데 실효된 형이 또다시 실효된다고 한 형실효법의 규정은 형의 실효와 전과의 말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법의 해석’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인데 그러하지 못한 사례 하나

 헌법재판소법 제23조(심판정족수)의 제명은 “심판정족수”인데 제1항은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이므로 이는 “심리(審理)정족수”에 관한 규정이다.

 심판정족수는 심판사건의 결론을 내기 위한 정족수이고, 審理정족수는 심판사건의 결론을 내기 위하여 사실관계나 법률관계를 조사하는 등 사건을 심리하기 위한 정족수이다. 그러므로 審判한다는 말과 審理한다는 말은 엄연히 구분돼야 하고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판할 수도 있는 것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심판사건을 심리하는 주체는 출석한 7명 이상의 재판관이 아니고 “재판부”이다. 재판부는 구성원인 재판관 전원이 출석하지 못해도 7명 이상의 재판관이 출석하면 사건의 심리는 할 수 있다는 “심리정족수”에 관한 규정이다.

 헌법재판소법 제22조(재판부) 제1항은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은 재판관 전원으로 구성되는 ‘재판부’에서 관장한다.”라는 규정이다. 재판관 전원은 9명인데 그 9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히 재판부를 구성하는 인원수를 9명으로 한다는 의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권분립의 이념으로 각부에서 각각 재판관 3명을 임명, 지명 또는 선출해 합계 9명으로 재판부가 구성된 것이다. 삼권이 정립(鼎立)한 형국이다.

 재판관은 임기 중 결원이 생긴 경우 소장의 경우와는 달리 그 직무를 대행할 사람이 없다. 따라서 재판부를 구성할 수 없으므로 법은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는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헌재의 결정 중 2016헌나1 사건에서는 그 결정 이유에서 “그러나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중 결원이 발생한 경우에도 7명 이상의 재판관이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고 했다. 嗚呼! 缺員과 불출석을 동일시하다니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23조 규정의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한 사례이다.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아니한 큰 사건도 있다.

 헌재의 결정인 2016헌나1 사건에서는 재판관 한 명이 결원 중임에도 대통령 권한 대행자가 후임 재판관을 임명 안 해 법대로 재판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8인의 재판관이 모여서 사건을 처리했다.

 법을 안 지킨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공직선거법 제225조(소송 등의 처리)는 “선거에 관한 소청이나 소송은 다른 쟁송에 우선하여 신속히 결정 또는 재판하여야 하며, 소송에 있어서는 수소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라는 규정인데 4 · 15 총선에서의 선거소송 수소법원의 판사는 함흥차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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