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률판례 판례 평석
공소사실의 동일성 판단과 행위형법의 원칙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도7771 판결

사안과 쟁점

 A는 B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에 이용할 프로그램(이하 ‘프로그램’이라고 한다.)을 개발하는데 투자 등을 하고, B가 중국 불상지에서 활동하는 성명불상의 서로 다른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 조직 조직원들에게 프로그램을 공급하였다는 이유로, 사기방조죄(대상판결)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런데 A에 관하여, A가 프로그램 개발에 투자하고, B가 중국 연태시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 총책에게 프로그램을 전달하였다는 이유로 사기방조죄(비교판결) 혐의에 관한 재판이 이미 같은 법원 항소심 계속 중이었다.대상판결 사건에 관하여, A에 대한 이중기소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사안의 쟁점이다.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비록 대상판결 사건과 비교판결 사건 공소사실에서 A의 행위는 서로 공통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규범적 요소들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정범의 실행행위가 서로 다르므로 대상판결 사건과 비교판결 사건의 공소사실 중 A에 관한 부분이 서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중기소를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판결 평석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판단에 관하여 기본적 사실관계와 더불어 규범적 요소를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고, 대상판결도 그 판시에 따라 이루어졌다.

 규범적 요소를 공소사실 동일성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규범적 요소가 구체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은 어떠한지 등에 관하여 논의가 계속 중이나, 견해를 불문하고 행위형법의 원칙에 따라 기본적 사실관계의 한 내용으로서 행위의 실재를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할 것이다.

 부연컨대, 규범적 요소는 형사소송이념의 구체적 실현에 관한 통시적 요청을 탄력적으로 수용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 법원이 (기본적 사실관계와 구별하여) 규범적 요소를 이루는 내용의 하나로서 피해법익 등을 들고 있는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마땅하게도 행위형법의 원칙은 규범적 요소의 한계로서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상판결 사건과 비교판결 사건 공소사실에서 공통되는 프로그램 개발 투자 행위 등 외 종범으로서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실재하지 아니하는 A에 대하여는 규범적 요소를 논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은 규범적 요소를 매개로 하여 실재하지 아니하는 종범의 행위를 정범의 행위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함으로써 마치 종범의 행위가 실재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론을 도출하였다. 대상판결의 논리를 따르자면 정범과 종범 등의 구성요건적 행위는 구별될 수 없고, 구별하여야 할 실익도 없다.

 대상판결은 서로 다른 방조자는 정범에 대하여 각 종범으로 될 수 있을지언정, 종범 간 공동정범 관계는 성립되지 아니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A가 사기방조죄의 공동정범이라고 하여) ‘종범의 정범’이라는 해괴한 개념 표지를 들어가면서까지 검사의 이중기소 등 위법을 끌어안는 기이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대상판결이 나름의 이유를 들어 형사이념의 구체적 실현의 한 방법으로서 행위 없는 자에 대해서까지 처벌을 확장하려고 하였다면, 대상판결은 적어도 그 법적 근거에 대하여 판시하였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어떠한 이유에서 실체적 경합범으로 되는 정범과 그 정범에 대하여 하나의 방조 행위만이 포착되는 종범을 동일하게 평가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완전히 침묵하였다.

 이는 사실상의 필요 등을 이유로 제한 없이 처벌을 확장하려는 시도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조용의 변호사

조용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