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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개업변호사 : 내 마음이 들리니

 2019. 11. 11. 개업을 했습니다. 

 어쏘변호사로 보낸 4년의 세월 동안 좋은 분들을 만나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지만,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커졌고, 그 마음을 원동력으로 용기를 내어 개업을 했습니다.

 개업을 하고 4년이 지난 지금, 거창하게 이룬 것은 없지만 저는 행복한 개업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개업을 고민하면서 어느 장소에 개업을 할 것인지, 어떤 영업 전략을 세울 것인지보다 더 먼저 생각했던 것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였습니다.

 장국영의 도시, 홍콩에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혼자 가기는 무서워서, 남편이 원하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10년 동안 나중에, 다음에 하며 미루었습니다. 로스쿨 2학년 봄, 몸이 자꾸 아팠습니다. 불현듯 홍콩이 생각났고 이번만큼은 미루고 싶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시간과 돈을 마련해서 중간고사가 끝나면 홍콩에 가기로 하고 비행기표도 예약했습니다. 

 그러나 중간고사도 보기 전 저는 쓰러졌고, 림프종 4기라는, 뼈와 골수까지 암세포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중간고사를 보는 대신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고, 2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홍콩행 비행기표를 취소하던 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비행기표를 취소하면서 “나중”과 “다음”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게 “나중”과 “다음”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무서웠습니다. 다행히 내게 “나중”과 “다음”이 주어졌을 때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는 말자고, 오늘을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오늘을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도 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오늘”을 살고 싶다. 그 “오늘”이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오늘들”이 모였을 때 더 좋은 사람이, 더 좋은 변호사가 되어 있어야겠다.

 그러기 위해 조금 더 자유롭고 유연하게, 내 역량 안에서, 나를 지키면서, 내게 집중해서, 나답게 일하고 싶었고, 나 스스로 시스템을 만들어 꾸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내게는 나만의 사업체를 소규모로 꾸리는 것이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1인 변호사로 개업을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린 시절 한순간에 “바이올린”에 빠져들어 전공을 하게 된 것도, 20년 동안 “음악” 한 길만 걸어오다가 갑자기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선 것도 모두 “가슴이 뛴다”는 것이 원동력이었습니다.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면,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만 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할 때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성격이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도 했습니다.

 집요한 성격에 승부욕 때문인지 저는 송무업무를 좋아합니다. 새로운 사건을 맡아 파헤치는 것은 언제든 설레는 일입니다. 매일이 규칙적이기보다는 일정에 변화가 있는 것을 좋아하고, 지방재판에 가는 것도 여행 가는 것처럼 여기며 즐거워하고, 무엇보다 공을 들여 서면을 쓰는 것에 희열을 느끼니, 송무업무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파악하였습니다. 

 저는 민사사건과 가사사건에 강점이 있기에 그 두 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업무 수행에 있어서는 꼼꼼하고 집중도가 좋다는 점이 강점이라, 여러 사건을 많이 맡기보다는 한 사건 한 사건 꼼꼼하게, 시간을 쏟으며 사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의뢰인들의 신뢰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덕분에 의뢰인들이 추가로 사건을 의뢰하기도 하고, 다른 의뢰인을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변호사로서의 신념”


 로스쿨 3학년 2학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시간, 교수님께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으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개업변호사가 되니 방패가 되어주던 파트너변호사님이나 법인의 울타리가 없어지고, 모든 것을 나 혼자 판단하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답을 찾기 어려운 법리적인 문제에 대한 판단보다 더 큰 두려움은 흑색지대, 적어도 회색지대라 생각되는 사건 의뢰나 업무 제안이 왔을 때, 사무실을 운영해야 하는 개업변호사의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흔들리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게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나의 답, 거창한 정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흑색지대로 넘어가지는 않겠다는 흔들리지 않는 나의 신념이 울타리가 되어주었습니다.


“행복한 개업변호사”


 개업 후 4년, 저는 여전히 넘어지기도 실수하기도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든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내가 잘하는 일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신념에 맞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하며 답을 찾고 있습니다. 나의 튼튼한 마음을 원동력으로, 오롯이 내 마음에 집중하면서, 나를 믿고, 내게 맞는, 나의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난 4년 동안 저는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나는 행복한 개업변호사입니다.

박예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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