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률판례 나의 소송이야기
전세사기에 대한 고찰

 최근 모 커뮤니티에 수원지역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세사기’의 피해자가 올린 글이 핫하다. 우리 의뢰인 역시 동일한 ‘전세사기’ 건의 피해자로서 보증금반환청구의 소와 보전처분을 진행하고 있기에 단박에 클릭해서 보았다.

 해당 피해자에 따르면 피해자는 우리 의뢰인과 유사하게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집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과 확정일자 없이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전세사기’ 사태가 발생하여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소득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른 지원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하여 억울하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러면서 “누구를 위한 법이고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왜 이런 고통과 빚을 떠안아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하였다.

 댓글들 역시 대체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운이 없어 당했을 뿐 피해자의 탓이 아니니 힘내라는 말과 함께 사기꾼들을 약하게 처벌하는 법이나 피해자 구제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가 문제라며 욕을 하고, 피해자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맹목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피해자의 사연이 매우 안타까운 것과는 별개로,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을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피해자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구제해 줘야 한다는 단편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냉정하게 말하면, 해당 글쓴이는 선순위 근저당권이 잡혀있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불가한 집에 전세로 들어가면서 일정한 이득을 취하였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리스크에 노출된 집인 이상 그 반대급부로 가격이 좀 더 싸거나 집의 컨디션이 좋다는 등의 혜택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근 지역에 그러한 집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해당 글쓴이가 부득이하게 위험을 감수하여야만 하는 상황도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험이 현실화 되고나서 위험을 회피한 사람들의 돈으로 위험을 감수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이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들을 무조건적으로 구제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도 아니다. 삶에 꼭 필요한 ‘집’을 대상으로 한 사안이라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고, 제도적 한계와 구제를 하지 않았을 경우 사회에 미칠 파장, 기타 사건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답은 없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결론과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대화와 토론으로 사안을 다각도로 파악한 후 상대방을 설득하여 어느 합의점에 도달하는 일이 아닐까?
 

이재영 변호사

이재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