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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사중재원 맹수석 원장 인터뷰

Q. 대한상사중재원과 원장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교인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상법 강의를 담당하다 최근 명예교수가 된 맹수석입니다. 대한상사중재원장으로는 2021년 12월에 취임하였는데, 어느새 임기의 절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1966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유일의 상설 중재기관입니다. 중재원은 법무부 소관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정부의 예산 지원에 대한 근거 규정이 중재법에 있으며, 중재절차에 관한 중재규칙을 개정할 때에는 대법원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는 등 행정부 및 사법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중재원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는 판정을 하게 되는데, 연간 4백 건 내외의 중재사건을 접수 · 처리하고 있고, 이 밖에도 대체적 분쟁해결 방법인 알선, 조정, 상담 업무도 수행하고 있는 종합 ADR기관입니다.


Q. 중재절차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용례와 달리 중재법상의 중재는 중재인이 법에 따라 최종적 판정을 내리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소장에 해당하는 중재신청서와 이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는 부분, 중재판정부 구성 이후에 구술심리의 진행, 중재판정에 의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는 소송과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면으로 중재합의를 해야 한다는 점, 법원의 재판부에 해당하는 중재판정부를 구성함에 있어 당사자가 직접 지명하거나 사무국이 제공하는 후보자에 대하여 선호도를 표시하여 구성하게 되는 점 등의 제도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중재제도가 단심제이다 보니 구술심리가 매우 충실히 이루어지고 있어 소송과 달리 사전에 구술심리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중재가 신속하다고 들었는데 실제 얼마나 소요되나요?

 국내중재의 경우에는 평균 7 ~ 8개월 정도 소요되고, 국제중재의 경우에는 평균 1년 정도 소요됩니다.


Q. 중재절차에서 적용되는 준거법은 어떻게 되나요?

 중재원의 중재사건에 대해서는 국내중재규칙 또는 국제중재규칙이 우선 적용됩니다. 민사소송과 유사한 측면이 많지만 이를 준용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어서, 중재인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Q. 최근 법원의 재판 지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이의 대안으로서 대체적 분쟁해결제도, 특히 중재가 활용될 여지가 많은 듯한데 연간 접수 건수가 생각보다는 적은 듯합니다.

 그동안 분쟁이 생긴 경우 소송 일변도의 해결시스템이 오랜 세월 동안 고착되었기 때문에, 사실 사회적으로 ADR제도, 특히 중재를 생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8년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의 개정에 의해 중재가 소송과 함께 공식적인 분쟁해결제도로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8 ~ 9십만 건에 달하는 소송에 비해 그 활용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제가 취임한 이래 당사자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분쟁관할을 중재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금년 8월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민간건설공사 표준계약서 역시 중재를 분쟁해결조항으로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하였고, 충북개발공사의 경우 지방공사 최초로 분쟁금액 10억 원 이하의 지역 제한 기업 관련 분쟁에서는 원칙적으로 중재를 통해서 분쟁을 해결하도록 소송사무처리규정을 개정하였는데, 이러한 것들이 그 노력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부, 지자체 그리고 공공기관들이 선도적으로 중재를 활용하여 국가사회적 측면에서 분쟁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중재제도 인식제고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및 지자체 산하의 인재개발원으로 하여금 정규교육과정에 중재 강좌를 개설토록 하여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중재를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법무부 산하의 법무연수원, 감사원 산하의 감사교육원 등에서 중재 강의를 개설하여 운영 중이며, 환경부, 조달청 등과도 긍정적으로 협의 중입니다.

 또한 이러한 홍보와 더불어 중재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재원은 국내중재규칙과 국제중재규칙이라는 두 종류의 중재규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일부 개정 이후 중재원 내외부적으로 추가 개정에 대한 수요가 높아 현재 전자중재 도입을 포함하여 중재규칙 개정작업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대법원 승인을 받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의 국제중재 수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법률 인프라와 국제중재 전문가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시행 중인 2016년 개정 중재법은 2010년 개정 UNCITRAL 모델법의 주요 내용을 반영하였으며, 중재규칙 역시 주기적으로 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중재를 산업으로 인식하여 이를 발전시키고자 2018년 중재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제중재 실무가의 경우 대륙법계 전문가들이 많지만, 이들 대부분이 영미법계의 유학 내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 역시 국제중재를 전담으로 처리하는 국제중재센터를 2018년에 개소하여 국제 기준에 맞게 사건을 접수 · 처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영어권 국가가 아니다 보니 양질의 중재판정이나 논문 등이 제때 영역화되지 못하여 이러한 우수성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그래서 중재원은 이러한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하여 매년 법무부와 공동으로 Seoul ADR Festival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 홍보 사업을 통해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중재제도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중재의 장점에 단심제에 의한 신속한 해결, 전문가에 의한 판단, 국제적인 집행력 보장 등을 많이 언급하는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전문가에 의한 판정을 최우선으로 꼽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다기한 건설공법이 가미된 건설분쟁 사건이나, 첨단정보통신기술의 IT 콘텐츠분쟁 사건 등의 경우에는 순환보직을 원칙으로 하는 현행 사법시스템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모두 만족 내지 수용할 만한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감정절차를 밟기도 하지만,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중재의 경우에는 해당 업역에 상당한 기간 동안 전문성을 쌓고 활동하는 분들로 중재판정부가 구성됨에 따라, 감정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정확히 사실관계를 규명하여 판정을 내릴 수 있고, 그 결과에 대해 당사자들이 수용하면서 자발적 이행을 하는 비율도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재는 단심제여서 변호사님들의 경우에는 3심제에 비해 수임사건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실 수도 있는데, 통계상 소송사건의 항소율이나 상고율도 5% 미만 정도여서 큰 차이는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웃음).


Q. 기억에 남는 중재사건이 있으신가요?

 중재인과 사무국은 모든 사건을 신속 ·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개별 사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해관계 당사자가 많고 쟁점이 복잡한 사건에 신경이 좀 더 쓰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재판정 이후에도 분쟁 당사자 모두가 원만한 사업 내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보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오랜 시간 피해어민들을 힘들게 했던 서해안기름유출사건의 경우 분쟁금액과 이해당사자 모두 중재원 기록에 남을 만한 사건이었으나, 중재판정 이후 관련 당사자들이 그 판정에 진심으로 승복했다는 얘기를 들었고요, 위메이드 사건의 경우에는 분쟁금액이 조 단위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지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Q. 혹 중재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인 사건들도 있을까요?

 중재법 개정을 통해 법원의 협조를 구하기 용이해 졌지만, 아무래도 중재의 경우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자발적인 협조가 중재절차 전반에 걸쳐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일방 당사자가 중재판정부와 사무국의 절차 진행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는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예컨대 외국 당사자가 일부러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나 심리에 임박하여 서면을 내는 등 신속한 진행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지요. 어쨌든 중재제도가 단심제이고 종국적으로 강제집행을 받을 수 있어야 하므로, 이 같은 경우에도 양측 당사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어서 공정한 판정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중제제도에 대해서 개선할 점은 없을까요?

 현재 ‘제2차 중재산업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정부 예산 당국이 이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법원의 경우 일찍부터 전자소송을 도입하고 계속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아주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재도 소송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중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싱가폴처럼 전자중재를 도입해서 아시아의 중재 허브로 거듭나고 싶은데, 아무래도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므로 이를 개별 중재기관이 오롯이 부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부와 사법부 그리고 법조단체 모두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Q. 저희 회원들이 중재원의 중재를 보다 쉽게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까요?

 변호사님들이 계약서의 분쟁해결조항을 작성하실 때 관할에 대한 추가적인 다툼이 없도록 분쟁해결조항을 중재원의 표준중재조항으로 작성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언론에 보도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계약뿐만 아니라 국제계약에서도 기본 조항을 중재원 표준중재조항으로 설정하고 이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거나 이를 지렛대로 하여 협상에서 우위에 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법률자문을 하실 때, 관할이 중재원의 중재로 되어 있는 경우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경제유관단체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 주식회사 형태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이 생겼을 때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재원과 MOU를 체결하고, 최대 1,500만 원 범위 내에서 대리인 선임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재신청서 작성 등에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우리 변호사님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자문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국내거래
“이 계약으로부터 발생되는 모든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에서 국내중재규칙에 따라 중재로 해결한다.”

2) 국제거래(국문)
 “이 계약으로부터 발생되는 모든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에서 국제중재규칙에 따라 중재로 해결한다.”
 중재인의 수 [1/3]
 중재지 [서울/대한민국]
 중재에 사용될 언어 [언어]

3) 국제거래(영문)
“Any disputes arising out of or in connection with this contract shall be finally settled by arbitration in accordance with the International Arbitration Rules of the Korean Commercial Arbitration Board.”

 The number of arbitrators shall be [one / three]
 The seat, or legal place, of arbitral proceedings shall be [Seoul / South Korea]
 The language to be used in the arbitral proceedings shall be [language]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분쟁관할을 중재원의 표준중재조항으로 하면 제일 좋겠지만, 분쟁 발생 이후에도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후중재합의도 가능합니다.


아래 당사자들은 아래 내용의 분쟁을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규칙 및 대한민국 법에 따라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에 의하여 해결하기로 하며, 본 분쟁에 대하여 내려지는 중재판정은 최종적인 것으로 모든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것에 합의한다.

1. 분쟁내용 요지: (예: 계약(주문)번호xxx에 관련한 모든 분쟁)

2. 부가사항: (중재인 수나 위 규칙 제8장에 따른 신속절차 및 형평과 선에 의한 판정 가능 여부 등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음)

 

Q. 서울회 회원 중 향후 중재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가진 분들이 많을 듯한데, 중재인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고 변호사의 역할은 어떤가요?

 중재인은 3년 임기제로서, 현재 1,715명이 위촉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자격시험을 거치는 것은 아니고, 공신력 있는 단체의 추천이나 본인의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후보자를 추린 다음 사무국의 1차 심사에 이어 전직 대법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위촉되게 됩니다.

 중재는 민간 전문가에 의한 최종적인 판정을 구하는 제도이므로, 중재인의 공신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중재원은 중재인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 중에서도 중재CEO아카데미 과정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입학 과정부터 엄정한 심사를 거쳐 원우를 선발하고, 최고의 강사진으로부터 중재법규를 포함하여 실무적인 중재신청부터 판정까지 일련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수강함으로써 중재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되죠.

 중재인 중 법조계 중재인의 경우에는 3인 판정부 사건의 의장중재인, 단독사건의 중재인으로서 수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분쟁해결 경험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효율적인 절차진행, 그리고 판정문 작성 등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Q. 끝으로 회원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중재원은 정부와 함께 중재산업진흥법에 따라 제2차 진흥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2차 중재산업진흥기본계획은, 먼저 ‘중재산업 기반 강화’로써 전자중재시스템 마련과 중재인력 저변확대를 통해 종합중재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중재제도 개선 및 선진화와 중재정보 수집 및 제공을 통해 법적 ·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국내중재 활성화’로써 중재친화적 사회환경을 조성하고 중재저변 확대 및 중재이용률을 제고시켜 중재제도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중재산업 경쟁력 확보’로써 중재심리시설을 고도화하여 세계적 수준의 분쟁해결시설을 운영하는 것과 인적 역량 제고 방안을 마련하여 중재기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중재 유치 확대’로써 중재기관 이용자 반응 및 해외중재기관 동향을 파악하여 국제중재 유치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다각적 홍보활동을 지원하고 국제중재 법제도 인프라 등 정보 제공을 통해 국제중재 유치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법조인들이 중재의 장점을 보다 쉽게 알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조만간 법원의 소송처럼 중재에 대한 법조인들의 접근성을 대폭 확대할 것이므로 고객의 이익을 위해 분쟁해결에 있어서 중재제도를 적극 활용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시고, 우리나라의 중재제도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변호사님들이 중재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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