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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 지평 윤성원 대표변호사 인터뷰

Q. 회보의 인기 코너 ‘선배법조인의 조언’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성원 대표변호사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대 법대를 졸업하고 연수원을 17기로 수료한 후 서울북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광주법원장까지 29년을 법관으로 지냈고, 201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평은 2022. 2. 21. 입사하여 지금까지 대표변호사로 있습니다.


Q. 1991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판사로 법조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디셨습니다. 법원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급한 성격에 저돌적이라 저를 아는 사람은 검찰이 적성에 맞다고 했고 저 역시 그 점에 동의하였으나, 검찰 시보를 하면서 공명심이 너무 많은데다가 저돌적이기까지 하여 오히려 제가 검찰조직에 누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법원은 시간을 가지고 이리저리 생각할 여유가 있어서 좋았고, 대립한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면서 사실관계를 법리와 절차에 입각하여 판단하는 것이 제 급한 성격을 다스릴 수 있겠다 싶었고, 국민이 부여해 준 가장 중한 판단자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법원을 선택하였습니다. 


Q.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치셨습니다.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비결을 후배들에게 조금 전수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신속하고 충실하게 일을 처리하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당사자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경험칙에 의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그 사안에 적용되는 법조문을 정독하여 법리와 판례 등 판단 근거를 찾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근거를 찾는 법관과 근거 찾는 것을 게을리하고 배운 감으로 재판하는 법관은 10년 후에 그 실력차가 매우 커서 따라갈 수 없다”는 초임 부장님의 말씀을 금과옥조로 삼고 재판에 임했습니다. 

 다음으로, 상대방 마음을 얻으세요. 마음을 얻는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곤란과 고통을 대신 감당하는 것입니다. 힘들고 험한 일에 먼저 손들어 담당한다면, 그 진 자리를 앉을 순서에 있던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그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Q. 사법행정 업무에 관한 소회가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사법행정은 국민의 편의가 궁극적 목적이므로 모든 정책의 목적과 기준을 국민의 편의라는 관점에 두면 구체적 사법행정의 수단이 명확해집니다. 저도 이런 관점에서 처리한 정책은 만족도가 높았으나 직역이기에 부합한 정책은 두고두고 후회스러웠습니다. 후배님들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Q. 2022. 2. 법무법인(유) 지평(이하 ‘지평’)에 대표변호사로 합류하셨습니다. 약 29년간의 법원 생활을 한마디로 자평하면 법관으로서 어떤 법관이셨습니까? 

 앞서 말한 대로 내 능력 범위 내에서 근거 찾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동료의 마음을 얻는 것에 노력했으나 타고난 능력이 부족하여 훌륭한 법관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네요. 다만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합니다.


▶ ‘지평’에 합류하시게 된 특별한 인연이나 계기가 있으셨나요?

 지평의 양영태 대표가 제안했고, 지평이 추구하는 이념과 비전이 나와 맞아 지평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 ‘지평’이 추구하는 이념과 비전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우리 첫 번째 이념이자 비전은 구성원의 행복입니다. 즉, 지평은 우리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변호사, 예비 구성원변호사, 스탭들이 행복해야 우리가 하는 일이 잘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를 통해 고객 만족을 달성하자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사회에 기여하는 로펌이 되자는 것이 세 번째 비전입니다. 

▶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상충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가령, 일요일 저녁 9시 반에 고객에 너무 급하다고 하면서 부탁하면 예비 구성원변호사들이 불행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상충하는 상황이 있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요청은 비록 촉박한 경우라 할지라도 수임을 받은 우리 입장에서 반드시 지켜줘야 할 내용입니다. 그런데 예비 구성원변호사에게 그냥 ‘이거 내일까지 하세요.’라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지금 고객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고, 급한 상황에 있습니다. 일요일 늦은 시간에 문자를 드려 죄송하지만, 이런 상황임을 고려해서 고객을 위해서 우리 한번 같이 해봅시다’라고 접근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예비구성원변호사가 일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하겠지요. 

▶ 변호사 생활은 잘 맞으시나요?

 법관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과 엄중함을 바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했으나 변호사의 가치는 무엇일까? 라는 점이 초기의 제 화두였습니다. 초기에는 정답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어느 재판 결과가 고객의 일부 승소였는데 그분이 곤란을 조금이라도 덜었다고 하면서 고마워하는 모습에서 변호사의 가치는 고객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곤란함을 덜어주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알게 된 후 변호사 생활이 매우 중하고 가치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생활이 나를 옥죄지 않고 한결 부드럽고 행복해졌습니다. 


Q. 지평에서는 주로 어떤 역할 및 사건을 수행하고 계신가요?

 대표변호사로 민사소송 전반을 관리하고 있고 그 중 기업금융소송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사건이라면 모두 법정에 나가고 있습니다. 


Q. 프로필상 취미가 ‘운동’이십니다. 가장 즐겨하시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테니스였는데, 지금을 걷기와 당구입니다. 


Q. 인간 윤성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 많고, 바른 사람입니다.


Q. 요즘 유행하는 MBTI 테스트해 보셨는지, 해 보셨다면 어떤 유형인가요?

 이 질문을 받고 해 봤더니 ENFJ로 나왔습니다. 


Q.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초임 법관 시절의 부장으로 모셨던 양삼승 변호사와 고 김연태 변호사입니다. 법관으로 갖추어야 할 자세와 덕목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 그 자세와 덕목이 무엇인가요?

 근거 찾기, 재판에 임하는 세 가지 자세(거울 보고 법복 입으면서 오늘 좋은 재판 다짐하기, 법정 문을 두드려 입정하면서 최소한 화내지 않기로 다짐하기, 재판 후 오늘 재판을 복기하면서 부족한 점 반성하기), 재판은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법정에서 화는 열등감과 같은 이름이니 항상 여유롭고 인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록을 꼼꼼히 보아 변호사들보다 많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Q. 지금까지 어떠한 좌우명 혹은 가치관으로 살아오셨나요?

 인생 3무(인생에 정답 없다. 인생에 비밀 없다. 인생에 공짜 없다)입니다.


Q. 이루자 하시는 것이 남으셨다면?

법조인 인생의 마지막을 로스쿨 명예교수로 후배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Q. 살아오면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꼽자면 언제인가요?

 내 인생의 등불이자 조언자인 내 처와의 결혼입니다. 


Q. 다시 태어나신다면, 그때도 법조인이 되실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팩트 찾는 것을 굉장히 재미있어하는 제 성향이 법조인과 잘 맞기 때문에 또 법조인을 할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께서 일주일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셨는데, 제 독후감에 대해서 항상 ‘네 글은 팩트만 있어서 너무 드라이하다.’라고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딱 법조인에 맞는 말이더라고요. 


Q. 재조(법원)에서 본 팩트와, 재야에 나오셔서 본 팩트가 같은가요?

 다르죠. 재조에서의 팩트는 구성요건적 팩트에 한정이 됩니다. 판결에 필요한 사실에만 집중을 하죠. 재야에 나오니 그것을 뛰어넘는 행간의 팩트를 알아야 구성요건적 사실을 재판부에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겠더라고요. 재조에 있을 때는 사건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모든 사건에서 행간의 팩트를 다 알려고 하기는 어려웠는데, 나와보니 행간의 팩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현직에 있는 법관들에게 ‘가능한 범위에서 행간의 팩트도 좀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정말 좋은 법관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Q. 1991년 법원이 아닌 변호사로서 법조인을 시작하셨다면, 어떤 변호사가 되셨을까요?

 지금보다 훨씬 더 폭이 넓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됐을 것 같아요. 판사는 과거의 진실한 사실이 무엇인가를 찾는 데 노력하지만, 변호사는 과거의 일을 찾아 이를 이론적으로 구성하여 재판부에 정확히 알려야 하므로 창조적인 부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로서 29년 법조인을 했다면, 훨씬 더 폭넓고 깊이 사람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됐을 것이고, 그것 또한 좋은 길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시간 터널을 발견해서 1991년 윤성원 초임 판사를 딱 5분 동안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시겠습니까?

 앞서 언급한 법관으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말해 주면서 끝까지 변치 말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Q.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2023년의 후배변호사들에 대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루틴 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합니다. 작게는 하루, 일주일의 치밀하고 변함없는 루틴을 수행하고, 크게는 한 달, 6개월, 1년의 거시적인 계획과 성취를 즐기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정리 : 황귀빈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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