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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법연수원 31기이고 현재 민들레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사건, 군 관련 사건, 시국 사건 등을 다루었고, 그 외 국가경찰위원회위원, 대체역심사위원회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군인권센터에서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어떤 곳이고, 어떻게 해서 활동을 하시게 되었는지요?

 군인권센터는 2009년 처음 발족하였을 때 센터의 임태훈 소장과 알고 지낸 것이 계기가 되어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군내 사건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인권침해 사안이 접수된 경우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군인권보호관 제도 등 군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군인의 인권과 존엄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인권단체입니다. 현재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사건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한 번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군인권센터에서는 군대 내 성폭력피해자를 전문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2019년부터 군성폭력상담소를 부설기관으로 두고 있는데, 저는 현재 이 군성폭력상담소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은 주로 어떤 것이 있는지요?

 군대는 철저한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계급을 이용한 가혹행위가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심각한 폭력 문제는 다소 감소하고 따돌림 같은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리고 진료 문제 등 건강권 문제, 부적응 문제와 자살 및 자해 등 위기 개입이 필요한 문제 등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폭력이나 성희롱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군 성폭력은 기본적으로 직장 내 성폭력의 특성을 띠고 있고 계급이 낮을수록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여군일 경우 여군에 대한 차별 문제를 기본적으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되기 쉬워서 피해를 드러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2차 피해를 수반하는 경우가 있는 등 심각한 사례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남군일 경우 어떤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더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남성성’이 침해되었다고 생각해서 더 큰 분노와 불안, 좌절을 겪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Q. 군대에서 발생한 사건을 많이 수임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는지요? 

 2011년 7월에 발생하였던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은 당시 큰 충격을 주었는데, 그때 해병대의 ‘기수열외’로 인한 따돌림 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후 병영문화개선 등의 노력을 한다는 군 발표와 대책 등이 군대에서 큰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마다 있었습니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씩이나마 개선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17년 군 동성애자 간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20여 명의 군인을 수사하였던 사건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군경찰은 우연히 알게 된 사건을 계기로 그들이 사용한 앱을 이용하여 ‘색출’ 수준의 수사를 하였습니다. 보통의 성폭력 사건의 경우에도 이 전에는 수사 과정에서 ‘경험 여부’나 ‘체위’ 등 민감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피해자를 모욕하는 경우가 많아 소위 2차 가해방지를 여성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서 현재는 일반 수사기관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모욕하는 질문을 하는 것을 조심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군 동성애자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은 성관계가 폭력이나 폭행에 이루어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군 시설 외에서 동의하에 자발적으로 한 경우에도 군인 신분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처벌을 하기 때문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는 납득이 안 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군경찰이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얼굴이 빨개진 채’ 무조건 대답을 하였습니다. 수사 입회를 하면서 군경찰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목욕 여부’, ‘체위’ 등을 언급하며 모욕적인 수사를 이어나가 강력하게 항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피의자들 중 일부가 유죄판결을 받아서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고 1심 재판 중에 헌법재판소에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다수 제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아직 심리 중이라며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으나, 대법원은 2022. 4. 21. 동성 군인 간 성관계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하여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는 선고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다른 유사 사건도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헌법재판소에서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이 위헌 법률이라는 결정을 받는 것이 변호사로서 현재 가진 소망 중 하나입니다.


Q. 군 인권 관련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도 있으신지요?

 해병대에서 다수의 가해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를 변호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후임병인데 가해자들은 선임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성고문에 가까운 성추행을 한 사건으로 군성폭력상담소와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군이라는 조직 속에서 후임병은 선임병의 추행을 제지는 물론이고 신고조차 하기 힘듭니다. 특히 선임이 자신의 요구를 듣지 않거나 신고하면 기수열외를 시키겠다고 위협을 하는데 이런 피해를 당하는 경우에도 무조건 “좋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기수열외’가 되면 존재하지 않는 유령 취급을 받기 때문에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피해자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큰 용기를 내어 군성폭력상담소에 지원을 요청했고, 군성폭력상담소는 군 조직을 이해하고 유사한 사건들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고 판단해서 저에게 피해자 변호를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Q. 요즘 뉴스를 보면 군 인권 관련 문제가 끊임없이 주제로 등장하는데요, 군 인권문제가 이렇게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군은 기본적으로 계급을 기반으로 한 폐쇄적인 계급사회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군은 어느 조직보다 권력관계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군대는 입법 · 사법 · 행정 등 모든 것이 스스로 가능한 자기완결적인 구조입니다. 더구나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시민들조차도 군이 가진 폐쇄성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비민주적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 조직은 문제집단이 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의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적인 문화는 군대로 이어졌고 군의 폐쇄성으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폐쇄성과 비민주성을 근간으로 하는 군대는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것이고, 군 인권문제를 군 자체에 맡기는 현행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에 군 인권 개선은 요원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적어도 군 사법에 있어서는 이런 폐쇄적인 구조를 오픈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군 제도 개혁의 하나인 군사법원 폐지도 국민의 재판청구권의 보장 측면에서 실행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이전부터 학계와 국회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의 군 인권 관련 제도나 법령은 선진국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는지요?

 ‘군형법 92조의6(추행)’ 등 폐지되어야 할 전 근대적이고 폭력적인 조항들이 남아 있어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이 법은 2015년 12월 29일 공포되어 6개월 뒤인 2016. 6. 30.부터 시행된 군인과 관련된 헌법과 같은 법률로서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 설치(제8조), 군인의 기본권과 제한 규정(제10조), 직무와 관련 없거나 법령에 위반된 명령 등을 금지하는 명령발령자의 의무(제24조), 사적 제재 및 직권남용금지(제26조), 기본권교육 실시(제36조), 전문상담관 신설(제41조), 군인권보호관 신설 (제42조), 불법과 불의를 알게 될 시 신고의무(제43조) 등의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을 기초로 개별 사안에 대한 각종 훈령 등 군 인권 관련 법령과 제도는 어느 정도 갖추어졌고 지금도 보완되고 있기 때문에 법이나 제도적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법률의 제정이나 보완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가? 라고 물었을 때 선뜻 그렇다고 답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최근 해병대 수사대장 박정훈 대령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권력으로 찍어 누르는 등 법을 시행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가 잘 시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여태까지 하셨던 활동 중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가장 힘들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2002년에 개인법률사무실을 개업한 후 두 번째 맡은 사건에서 앞뒤 안 가리고 경험도 없이 뛰어다니다가 금전적으로, 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뒤돌아보면 또 다시 그런 열정을 가지고 사건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는 사건입니다.

 이런 경험을 굳이 이야기하는 것은 후배들이 사고(?)를 치기 전에 주위에 의논할 선배변호사가 있다면 조언을 듣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웃음). 저도 분명히 의논드릴 분이 계셨는데 혼자서 해결한다고 나서다가 사고를 냈거든요. 혹시 지금이라도 조언을 구할 선배가 필요하신 후배변호사님이 있다면 저에게 연락을 주셔도 기꺼이 들어드리겠습니다. 

 그 외 다른 변호사님들과 ‘여성의 종중원 자격 인정’을 위해 대법원에서 최초로 열린 구두 변론에 참여한 사건도 인상 깊은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50여 년 만에 남성만 종중원 자격을 인정한 관습법을 폐지하고 여성도 종중원의 자격을 인정받은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호주제 폐지와 더불어 여성의 지위 향상에 의미가 깊었던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변호사 본업도 하시면서 공익활동도 앞장서서 하시는 모습이 많은 서울회 회원 변호사님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제가 변호사가 되어 처음 공익활동을 한 것이 소위 ‘따따 사건’이라고 불렸던 가정폭력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필리핀 여성이 가정폭력을 신고하여 경찰이 대문을 두드리는 동안 집 안에서 폭력을 피하기 위해 창문으로 뛰어내려 사망한 사건입니다. 모 신문에서 이 사건의 구제를 맡은 신부님에 대한 기사를 보고 연락하여 여성단체연합과 연대해서 구제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여성단체연합과 함께 여성의 지위와 권리향상을 위한 공익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민변 여성위원회에 가입하면서 관련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는 모두 인권과 공익을 보호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익활동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후배변호사들에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단체 등과 연대하여 활동하는 기회를 가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민간 인권단체는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변호사들이 같이 연대할 기회를 갖지 못한 단체도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어 2022년 7월 1일부터 ‘성폭력범죄’, ‘사망사건원인이된범죄’, ‘군인이되기전에저지른범죄’는 수사 과정부터 기소, 재판까지 민간에서 다루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일어난 사건의 경우 군판사나 군검찰관 출신의 변호사님들이 주로 변론을 하시고 있고 일반 변호사의 경우 군 조직과 군 성폭력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변호를 맡을 기회가 없었습니다만, 이번 군사법원법 개정을 계기로 이 분야에도 관심을 갖는 변호사님들이 많아지시기를 바랍니다. 행여 관심이 있다면 군인권센터나 부설 성폭력상담소(군인권센터 02–7337-119 / 부설 성폭력상담소 02–6925–1388)를 통해서 활동하실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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