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회원칼럼
재건축ㆍ재개발 비리에 동참하는 안타까운 변호사들

 저는 26년째 재건축 · 재개발, 부동산 · 건설 분야를 주 업무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제가 있는 회원 칼럼’ 코너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며 기존 회보를 보다가, 우측 상단에 있는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 기회가 없어 미뤄 두었던 이야기, 이제 속 시원히 풀어 놓으십시오. 평소 할 말 많으셨던 분들의 발언대이자, 신문고입니다’라는 설명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용기를 내어 조금 파격적이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말을 여기에서 한번 하고자 합니다.

 재건축 · 재개발사업에는 비리가 흔하다고들 합니다. 주로 조합장들의 비리를 일컫는 말인데, 조합장들이 뇌물을 받고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업체가 뇌물을 주었다는 내용의 보도 등을 접하며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인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조합장들이 비리를 저지른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정말로 깨끗하게 조합장 업무를 수행하는 많은 분이 억울하게 매도되는 경향이 있는데, 한번 새겨진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재건축 · 재개발 사업은 정비계획이 고시되면 추진위원회부터 시작되는데, 추진위원회 단계나 그 이전부터 각종 협력업체들이 추진위원장에게 접촉을 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당연히 자기 업체가 선정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지요. 

 깨끗한 마음으로 봉사하겠다고 추진위원장을 하시는 분들을 이렇게 업체들이 뒤흔들어 놓습니다. 월 200 ~ 300만 원 정도 받는 추진위원장 월급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많은 액수를 제시하면서 본인들의 업체를 선정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많은 분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조합을 결성하고, 조합장이 되면 시공사를 비롯한 더 많은 협력업체들이 조합장을 흔들게 되고, 이러는 과정에서 많은 조합장들이 비리와 결탁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협력업체들은 업종별로 다르며, 재건축 ·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30여개 분야의 업체를 선정합니다.

 한 번 그러한 비리에 결탁해 본 조합장들은 그다음 다른 분야의 업체를 선정할 때에는 아예 본인들이 뒷돈을 먼저 요구하게 됩니다. 이렇게 받는 뒷돈이 일반적으로 계약금액의 10% ~ 3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시공사는 공사금액이 커서 일정 금액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이 협력업체 중 하나가 바로 변호사입니다. 재건축 · 재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일반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의 수임료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일반인들로부터 받은 수임료나 조합으로부터 받는 수임료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문제는 인도(명도)소송 수임료입니다. 대개 1개 조합당 적게는 수천만 원 ~ 수억 원 이상의 수임료를 받게 되는데, 이 인도소송을 조합으로부터 수임하기 위하여 변호사들이 수임료의 10% ~ 20%까지 조합장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많은 협력업체가 조합장에게 뇌물을 줘도, 변호사만큼은 그런 비리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일말의 자존심이 뇌물을 주면서까지 인도소송을 수임하려는 변호사들 때문에 무참하게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법무사 업계가 계약금의 30%까지 지급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는 상황에서, 변호사들마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정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외람되지만 한 말씀 올렸습니다.
 

김조영 변호사

김조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