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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민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군법무관 14기(연수원 32기와 동기)로, 2003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같은 해 임관해서 2013년에 소령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법무법인 다임 대표변호사로 있다가, 현재는 법무법인(유) 백상에서 5년째 근무 중인 강석민 변호사입니다.


Q. 군인권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러한 활동을 하시게 되셨는지요?

 10여년의 군법무관 생활로 군인권센터와 인연이 닿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도부터 2008년도까지는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파견을 가서 군에서 사망한 사건에 관해서 유족들이 원인규명 진정을 하면 재조사해서 진상을 밝히는 일을 했었는데, 이때 시민단체들과도 많이 교류하였고 이 과정에서 현재의 군인권센터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 사무실이 서울 남대문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지원한 것인데(웃음), 가서 실제 사건들을 보니 사망 사건 발생 시 유족이 항의하기는커녕 군의 피해가 크다고 군에 호통을 듣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유족들의 인생이 피폐화되는 것을 보고 나서 군 내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군인권센터는 어떻게 설립되었고,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2009년에 군인권센터가 설립되었는데, 저는 2013년도에 전역하자마자 운영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 사안에 관하여 상담 업무 및 법률지원 업무, 절차 조언 등 군인권피해자 지원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군 인권 문제는 내부적으로는 잘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군인권센터가 이런 업무를 처음 시작했고, 현재 알려진 국방부의 국방헬프콜도 사실은 군인권센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군 인권 문제가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도 잘 개선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저는 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서로 다른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군대에 가는 사람, 그 부모, 그 주변 사람들 모두 군에 대한 상이 전혀 다르게 맺혀 있는데, 대부분 군 조직 개선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군 인권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군 조직은 굉장히 특수하고 폐쇄적이며, 일종의 권력기관이라 스스로 변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외부의 간섭을 극히 싫어하고 알아서 처리하려는 편의주의적 문화가 넓게 퍼져 있는 상황이거든요. 조직 자체가 특수하다는 생각과 지시 복종 관계를 강화하려는 생각이 맞물린 편의주의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편의주의 때문에, 군 인권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밝히기보다는 그 사건만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 사망한 채 상병 사건도, 채 상병에 대한 처우만 처리하고 당시 같이 물에 빠졌다 살아난 동료 병사들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왜 물에 빠졌는지에 대해 전혀 조사를 하지 않으니, 그 후에도 똑같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거죠.

 외부의 관심이나 견제가 있으면 이러한 문제를 고칠 텐데, 다들 군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립니다. 군과 관련된 아주 좋은 비유 하나가 있습니다. 화장실 가기 전에는 급하고, 화장실은 꼭 가야 하며, 갔다 와서 다시 화장실을 쳐다보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꼭 현재의 군대와 같습니다(웃음).


Q. 군 인권과 관련해서 군인권센터나 변호사님께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처리 중인 사건도 있으신지요?

 이예람 중사 사건도 현재 진행 중인데, 피해자 법률 대리를 제가 진행하고, 군인권센터도 계속해서 유족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 관해서 대다수 피고인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루어졌는데, 아직까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했네요. 이예람 중사 아버님께서는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장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현재 사체가 분당 수도병원에 안치되어 있고 아버님은 아직도 장례식장에서 숙식을 하고 계셔서 상당히 마음이 아픕니다.

 군 인권사건은 한 번 침해가 이루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예람 중사 사건은 군사법제도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인데, 저도 군법무관으로서 제도의 일원이었지만, 상당히 안타까워요. 국민 일반이 가지는 사법제도의 기대치가 있는데, 군사법제도에 대한 기대치는 그에 미치지 못해서 정말 씁쓸합니다.

 두 번째는 변희수 하사 사건인데, 변희수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 인사소청부터 소송까지 제가 대리했습니다. 군은 국방력을 강화하고 전투력을 보존해야 하는데, 변희수 하사 사건은 이와 정반대로 처리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옆에서 본 변 하사는 군만 생각하는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변 하사처럼 자기 업무를 성실히 하는 참군인을 성적 지향 하나만으로 쳐내버려 오히려 전투력을 약화시킨 안타까운 사건이지요.

 세 번째는, 채 상병 관련 사건입니다. 현재 채 상병과 같이 물에 빠졌다가 살아나온 동료 병사를 제가 대리하고 있습니다.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어서 사망 사건은 경찰이 관할을 가지게 되었으니 군이 사건에 대한 자료나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야 하는데, 오히려 국방부에서 범죄 혐의를 줄여서 이첩대상자를 다르게 판단하는 간섭을 한,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이지요.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국방부가 오히려 개정법의 취지에 반대되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동료 병사도 50미터 이상 떠내려가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었는데, 그 친구는 살아난 죄책감으로 밤마다 꿈에 채 상병이 나와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빠진 물이 흙탕물이었는데도 부대에서 병원 한 번 데려가지 않는 등 살아난 병사들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서, 결국 전역하는 날 사단장을 공수처에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위 세 사건이 질적으로는 다 비슷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군이 지금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아서, 앞으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 슬프네요.


Q. 우리나라의 군 인권 관련 제도나 법령은 선진국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는지요?

 제가 아는 수준에서만 말씀을 드리면, 우리나라가 군 관련 법령에서 제일 많이 모델로 삼는 법은 미국의 법입니다. 미국은 파병도 많고, 군사법 문제도 많아서 제일 액티브하게 법령들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군 인권 관련 법령이라고 하면, 절차 보장 법령과 보상 법령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보상 법령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추어 볼 때 정말 많이 미흡합니다.

 우리나라는 군에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은 전역 이후에 공상임을 피해자가 입증해서 국방부나 보훈처에 보상신청을 해야 하는데, 미국은 반대로 군 복무 시기에 다치거나 사망하면 원칙적으로 공상으로 추정하고, 개인적인 귀책임을 국가가 입증해야 합니다. 전역한 사람이나 유족에겐 자료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공상 입증이 정말 어려워서, 이러한 입증책임의 부담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는 매우 큽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대만과도 많이 비교됩니다. 대만은 최근 5년 이내에 군 인권 관련 법이 굉장히 많이개선되어서 현재는 미국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제도나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우리나라는 군 인권 문제 개선의 계속적인 노력이 있다기보다는, 특정 사건이 있을 때 잠깐 이슈화되는 정도라는 점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군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 유족들이 군의 조사 결과를 전혀 신뢰하지 못하니 상시로 조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한데, 진상규명위원회가 법률상 기간 연장이 안 되어서 결국 없어지게 되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군인권보호관이라는 제도도 있지만, 국가인권위원회라는 조직의 내부 조직이라서 활동에 한계가 많고, 보호관별 역량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독일은 군인권보호관이 의회의 독립적인 기구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도 추후 제도적 손질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Q. 현재 제도 및 정책 개선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있는지요?

 잘 아시다시피 군인의 사망의 경우 이중배상금지원칙이 적용됩니다. 해당 군인 자체의 권리에 관해서는 이중배상금지원칙이 맞을 수도 있지만, 유족 고유의 위자료 권리는 별개의 권리인데도 현재는 이중배상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서 법원에서도 인정이 안 되고 있습니다. 군인인 자녀가 다친 부모는 별도의 위자료 청구권을 가지는데, 사망한 군인의 부모에게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는 것은 전혀 형평성에 맞지가 않습니다. 정부도 이는 불합리하다고 보고 현재 개정안이 발의되어서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Q. 군은 일종의 특별권력관계여서 아무래도 인권 문제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인권이 너무 강조되면 군이 제 역할이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것은 정말 오래된 옛날식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군생활하면서 경험을 한 바로도 그렇고 정훈 계통에서 조사해 본 바로도 마찬가지인데, 인류가 겪은 전쟁을 분석해 보면 제일 열심히 싸우는 병사들은 중산층의 정상적 가정에서 자란 병사들입니다. 명령이나 강제에서 전투력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인 지시와 조직에 대한 신뢰를 통해 동기가 부여되어 열심히 훈련도 하고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즉, 이렇게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이 진정한 국방력 강화인 것이지, 특별권력관계가 인권보다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반론은 저는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여태까지 하셨던 활동 중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가장 힘들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변희수 하사 사건이 가장 마음 아픕니다. 살아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변 하사 관련 소송은 결국 변 하사 사망 후 법원이 굉장히 이례적으로 유족에게 수계를 허가하여 결국 전역 처분 취소 판결까지 선고해 주었습니다만, 정작 당사자가 없어서 공허했습니다. 국방부가 법령상 군인이 갖추어야 할 신체적 조건에 미달한다고 하여 의무심사를 통해서 현역 부적합 판정을 하고 전역 처분을 한 것인데도, 변 하사는 끝까지 인사소청에서 받아들여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사소청이 기각되어 법원까지 가게 되었죠. 변 하사는 빨리 군에 돌아가서 복무하고 싶다는 말을 계속했었고, 결국 우울증이 깊어지더니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Q. 지방변호사회나 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가요?

 변협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활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게 앞으로도 실질적인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Q. 변호사 본업도 하시면서 공익활동도 앞장서서 하시는 모습이 많은 서울회 회원 변호사님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는 어떠신지요?

 군에서 사망한 군인에 대한 보상에 대한 기본법은 군인사법인데, 군인사법이 너무 불합리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사망한 군인에 대한 처우가 너무 미진하다고 생각되어서, 군인사법 개정을 추진해 보고 싶은 포부가 있습니다. 변호사 생활의 희망사항이자 꿈 중 하나로 삼고, 언젠가 반드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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