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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변의 연말결산

 이 글이 담기는 회보는 2024년 1월호지만, 필자가 글을 쓰는 시점은 2023년 12월 중순이다. 2023년을 뒤돌아보는 것보다 더 적합한 내용이 떠오르지 않기에, 그 내용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홍보를 더 열심히 했어야지

 개업 후 지인 소개 외에 영업 · 홍보라고 할 만한 것은 기본적인 포털 플레이스 등록과 블로그 운영이었다. 플레이스 등록이야 누구나 하는 것이고, 블로그는 외주를 주는 방법도 있지만 내가 직접 주제를 고르고 글을 쓰고 등록했다. 2019년 첫 개업 이후 2020년까지는 그나마 며칠에 한 번씩이라도 포스팅했는데, 21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포스팅 수는 급감했다. 그리고 2023년까지 그 여파가 이어졌다. 이 때문인지 2023년에는 일명 “워크인” 의뢰인들이 많이 줄었다.

 본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변호사님들이라면 블로그 포스팅이 쉬운 홍보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내 성향에는 이 또한 부담이고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꾸준히 포스팅을 하다 보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주시는 의뢰인들이 늘어난다. “워크인” 고객을 늘리고 싶다면 블로그나 다른 SNS를 이용한 영업은 필수인 것 같다. “나”라는 변호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알려야 하니까. 2023년 SNS 활용 홍보를 하지 못한 점은 참 아쉽다.


정기 자문사의 확장이 매출을 견인하다

 “워크인” 의뢰인은 줄었지만 종전에 사건 수임을 했던 분들의 추가 사건 선임과 정기자문 의뢰는 늘어났다. 정기자문은 그 금액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사무실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정기자문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빠른 피드백과 지속적인 회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대형 로펌이 아닌 개인변호사에게 자문을 맡기는 업체의 니즈(needs)는 화려한 외관과 애매한 문체로 마감된 자문서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답변은 문자, 메신저로도 해줄 수 있고, 이동 중 전화 통화로도 할 수 있다. 변호사가 아니라 마치 그 회사의 직원처럼 담당자와 편하게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반드시 사무실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도 아니기에, 육아를 병행하며 재택근무 비율이 높았던 2023년에도 성장이 가능했던 것 같다. 

 정기자문의 이점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2023년의 매출은 과락을 면했다고 본다. 내 사무실을 (아직은) 계속 운영할 수 있다!


공동에서 개인으로, 하지만 외롭지 않다

 나는 2019년 4월 홀로 개업 후 2020년 동기 한 명과 공동법률사무소로 확장하고, 2021년에는 다시 한 명을 추가하여 3명의 공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였다. 그러다가 2023년 중순 다시 나 홀로 1인 사무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변호사로서의 내가 어떤 성향인지 스스로 인지하는 것에서 특히 큰 가르침을 얻었다.

 다시 홀로 사무실을 운영하게 되면서 내 배우자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외롭지 않냐”는 것이었다. 반드시 업무를 같이 하지 않더라도 식사를 같이하고 잠깐이나마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결론은 ‘외롭지만 괜찮다’라는 것이다. 이제 두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양육하고 있기에 모니터 앞에서, 혹은 차량 운전석에서 점심을 때우고 빠르게 일을 마치고 퇴근해야 한다. 남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은 일 이주에 한 번 정도 누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이 시간이 더 소중해서 이를 함께 해주는 이들에게 참 감사하다.

 그리고 대화는 개업변호사의 애환을 함께 하는 변호사님들과 충분히 나누고 있다. 개업변호사 모임에서 만난 토끼띠 변호사님들과 특히 친해졌는데, 메신저로 마치 어제 만난 사람처럼 별다른 인사 없이도 대화가 잘 이어진다. 업무든 일상이든 주제에 제한이 없다. 이분들이 있기에 2023년 개업변호사로 살며 외롭지 않았다.


2024년 다시 개업변으로 살아가기

 2019년 내 양팔을 뻗지도 못할 만큼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며 개업변호사로 지내오고 있다. 직원 하나 없이 운영하면서 복사와 등기우편 발송만큼은 전문성을 갖춰 자신감이 높아졌는데, 변호사로서의 내 모습에는 실망할 때도 많다. 특히 매출이 낮은 달에는 자괴감이 더하다. 그러다가 사건이 잘 마무리되고 의뢰인이 만족하며 감사 인사를 해줄 때는 뿌듯함과 변호사로서의 자신감이 하늘 높이 치솟고는 한다. 이건 개업한 변호사 누구나 겪는 바이오리듬 같은 사이클일거라 생각한다. 이 사이클이 오는 것이 너무 두렵다면 개업변호사로 사는 것을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일단 이번 달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의뢰인이 감사하다고 눈물 뚝뚝 흘리며 사주신 갈비탕을 먹었기 때문에, 잠시 두려움을 잊었다. 2024년 오름과 내림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변호사님들 Are you ready?

백지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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