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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제도 개혁 중단없이 이어져야 장병인권 향상”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군인권센터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활동가 김형남입니다. 반갑습니다.


Q.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러한 활동을 하시게 되셨는지요?

 제가 처음 군인권센터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2016년입니다. 저는 2014년에 군에 입대하였는데요, 군 전역 후 10일 뒤에 바로 군인권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전역을 앞두고 후임병들과 함께 병사들을 오랫동안 괴롭히고 폭언하던 간부들을 신고한 적이 있었는데, 잘못한 간부들은 처벌받았고 다른 곳으로 전출되었지만 전역 후 군에 남은 후임병들로부터 ‘괜히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후임병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눈초리를 받아 더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전 국민의 절반이 의무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군대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부당과 불의를 참고 견디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잘못된 배움을 얻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인권의 공간으로 바꿔나가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군인권센터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Q. 당시 해당 간부는 병사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짓을 했고,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요?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피해를 많이 겪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서 간부들이 폭언이나 욕설들을 많이 했었고, 술에 취해 흉기를 들고 위협을 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신고 이후 사건 자체는 어느 정도 잘 해결된 것 같은데, 전역하고 나서 들어보니 부대의 다른 간부들이 신고한 사람들을 배신자 취급하면서 말도 안 붙이며 일종의 보복을 했더라구요. 그냥 참고 살 걸 하고 후회하는 후임들을 보며, 피해자들이 사회에 나와서 눈 앞의 불의를 참다가 기성세대가 된 후 가해자와 같은 행동을 하면 된다는 인식을 할까 두려웠습니다.


Q. 군인권센터는 어떻게 설립되었고,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군인권센터는 2009년 설립되었습니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군대 내 인권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구타, 가혹행위가 만연한 군대의 현황이 수치화되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군대 내 인권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권단체가 없었고, 군인권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출범한 단체입니다.

 센터는 현재 인권침해 피해 상담, 피해자 지원을 진행하고, 나아가 피해자나 유가족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 지원 과정에서 도출되는 정책 개선 요소를 발굴하여 입법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외 교육, 국제연대 활동을 통해 한국군의 인권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습니다.


Q. 현재 진행 중인 입법운동이나, 국제 연대 활동의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현안으로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군인사법상 순직 제도입니다. 군인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 다르게 순직이 세분화되어 있는데, 일반 공무원의 경우 특수 순직과 일반 순직 2가지로 구분되지만, 군인의 경우 3가지로 구분됩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 군인이 자살한 경우에는 순직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가 군인을 국가의 자원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자살하면 국가 전력 자원에 손해를 입힌 것이라 보고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구타나 가혹행위 등으로 자살한 경우나 직무와 관련된 경우에는 순직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 노력을 했지만, 국방부에서 법 개정 시 순직의 유형을 3번째로 구분해서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하게 차별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했습니다. 결국 그로 인해 소송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순직 유형 변경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행정소송 대상으로 인정이 되지 않아서 각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보훈 문제와 관련한 순직 유형을 통합하는 법 개정 노력을 하고 있고, 국가배상 관련 유가족 위자료 청구권을 이중배상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도 주요한 관심사입니다. 국가배상법에 유가족의 위자료 청구권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는 개정안이 법무부에서 나와 있는데, 만일 이 국가배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되면 과거에 받지 못했던 유가족의 위자료도 시효가 지나지 않은 경우 소급해서 적용하기 때문에 관련 소송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호사님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 미국 국무부나 유엔과 군 인권 문제에 관해서 계속 정보 교환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서해 교전이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도 국제사회에 조사 요청을 하는 등 한국 내 군 문제에 관해서 환기하는 일들을 계속해서 하고 있으며, 탈북 군인들을 인터뷰해서 북한군의 인권 상황에 관한 인터뷰 자료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개정된 군인사법상 관할 부분도 하나의 사건이 부분별로 여러 관할로 흩어져 있는 등 문제점이 많이 발견되어서, 추가적으로 더 개정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Q. 군인권센터 내에 변호사님도 근무하고 계시는지요?

 상근변호사가 근무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 법조인들께서 고문(전수안, 김지형 전 대법관)과 운영위원(강석민, 이경환 변호사)으로 함께해 주고 계십니다.


Q. 최근 군 인권 관련 여러가지 사건들로 인해 군인권센터가 국민들께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습니다. 마냥 좋은 일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센터 입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군에서의 변화는 2014년 윤승주 일병 사망 사건, 2021년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등 여러 사망 사건 이후에 뒤따릅니다. 군사법원법 개정 등 군 사법개혁, 군인권보호관 도입, 군인복무기본법 제정 등 굵직한 성과 역시 두 사건의 여파 속에서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누군가가 죽어야만 변화하는 군의 행태는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군대를 많이 바꾼 변화로 센터에서 추진했던 대표적 사업은 병사 휴대전화 사용, 병사 월급 인상 등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군 인권 문제가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도 잘 개선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군대는 폐쇄적인 조직이고, 위계질서가 강합니다. 변화에 소극적이고, 자기방어적 성격도 짙습니다. 군에서 반복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인지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덮어버리거나, 미봉책으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Q. 우리나라의 군 인권 관련 제도나 법령은 선진국에 비추어 볼 때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는지요?

 아직 변화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의 지위나, 권리, 의무를 규정하는 법률이 생긴 것이 2016년입니다. 그전까지는 군인복무규율이라는 모법 없는 대통령령으로 군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위헌 상황이 70년이나 이어져 왔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군인을 위한 제도나 법령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직 우리 군은 군인의 인권을 폭넓게 제한하고, 예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거꾸로 된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변화시키기 위해 제도, 법령의 개선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합니다.


Q. 우리나라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될 군 관련 제도나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군사법제도 개혁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합니다. 2021년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원안은 군인들도 공정한 수사,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민간으로 수사, 사법 기능을 모두 이관하는 것이었습니다만, 국방부의 거센 반대로 3대 범죄(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 성폭력 범죄, 입대 전에 일어난 범죄)의 수사, 사법 관할만 민간으로 이관하는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타협의 결과로 현장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있고, 그 틈으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고통받는 상황입니다. 채 상병 사망 사건도 이러한 잘못된 법 개정의 여파 속에 발생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한편으로 일부나마 수사 관할이 민간으로 넘어가서 묻힐 뻔한 진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평시 군사법, 수사기능 폐지의 필요성을 입증한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순정 군사범죄라고 해서 전쟁이나 군사기밀, 군용물 관련 군사상의 특수한 분야를 제외한 일반 형사 범죄는 모두 민간으로 관할을 넘겨야 하는데, 군인의 범죄라고 해도 95%는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성범죄 등 일반 범죄라서 군 내부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군사법원이 일반법원보다 더 광역화되어 있어서 재판받으러 가기 더 불편하기도 하고, 군 내부에서도 법조인들이 수사나 재판 말고도 징계나 계약 업무 등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군은 수사와 재판 권한을 놓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평시에는 사법 권한이 군에 있는 나라는 미국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개정되어 202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군사법원법에 관해서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법조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Q. 현재 센터에서 제도 및 정책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계신 것이 있는지요?

 군인, 군무원은 직장협의회 설치가 불가능한데 다른 선진국 중에는 군인노조, 직장협의회 설치가 가능한 곳이 많습니다. 단, 쟁의, 파업은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센터와 같은 외부 조직의 문제 제기뿐 아니라 군인, 군무원 내부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협의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하에 현재 직장협의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유사시 전투를 해야 하는 군의 특수성상 아무래도 인권 문제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인권이 너무 강조되면 군이 제 역할이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군은 지휘권과 인권을 대립하는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교권과 학생 인권이 대립되는 관계라 인식하는 경향과 비슷합니다.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인권이 보장된 군대로 꼽히는 미군은 70년대까지는 구타, 가혹행위가 만연했으나, 월남전을 계기로 많이 변화한 케이스입니다. 전쟁 중 아군 살해가 많이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상대방의 권리를 무시하고, 폭력이 통용되는 조직이 유사시에 힘을 합쳐 임무를 잘 수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권은 어떤 다른 권리와 대립,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고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Q. 여태까지 하셨던 활동 중에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가장 힘들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보람 있었던 일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게끔 국방부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낸 일이었고, 힘들었던 일은 고 변희수 하사의 사망이었습니다. 사건 지원 도중에 변 하사가 세상의 혐오와 차별 속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마음 아픕니다.


Q. 변희수 하사의 사망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변희수 하사는 성전환 수술 때문에 2020년 1월에 강제 전역이 되었는데, 관련해서 세간에 많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습니다. 변희수 하사가 휴가 중에 몰래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이 아닙니다. 성전환 수술을 위해 태국 출국하는 것까지 군단장 단계까지 다 보고가 되었었고, 휴가 복귀 후 국군수도병원에서 요양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후 언론에서 변희수 하사에 대해 취재하기 시작하자 국방부에서 겁을 먹고 강제 전역을 시킨 것입니다.

 당시 법에도 성전환 수술이 전역 사유로 되어 있지 않아서, 고환 결손을 전력 상실로 보아서 억지로 전역시킨 것입니다. 변희수 하사는 군 관련 고등학교를 나와 20살에 하사가 되어 군에 대한 애착이 많은 사람이었고, 주변 상사들도 다 예뻐하던 군인이었기 때문에 강제 전역 사태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직업을 잃게 되며 생활고가 겹친 데다가, 얼굴이 알려져 다른 직업을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코로나 사태까지 겪으면서 실의에 빠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변희수 하사가 제기한 전역처분취소 행정소송 변론기일이 1년 넘게 잡히지 않으면서, 결국 21년 3월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21년 6월에 서울행정법원이 변희수 하사의 승소 판결, 즉 전역처분 취소 판결을 선고했고, 국방부에서 항소를 포기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을 서서히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이렇게 치워버리는 방식으로 묻어버리는 군의 행태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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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사건 변희수와 같이 남군으로 입대하여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여성이 된 경우, 전환된 여성으로서 다른 심신장애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환된 여성으로서 현역복무에 적합한지 여부나 계속 현역복무를 허용할지 여부 등은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를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성소수자의 기본적 인권, 국민적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 차 원에서 입법적,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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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군 인권 문제에 앞장서시는 모습이 많은 변호사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리며, 끝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군 관련 3대 범죄(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 성폭력 범죄, 입대 전에 일어난 범죄)의 수사, 사법 관할이 민간으로 이관되어, 이제 변호사님들도 관련 사건을 수임하여 진행하시게 될 것입니다. 인권을 더 폭넓게 보장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법조인 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존중받는 군인이 다른 이들의 생명도 지킬 수 있기에, 군인의 인권을 지키는 일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지키는 울타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인권센터는 100%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인권단체입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위치에서 장병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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