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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퇴직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는 법리를 확인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8다283049 판결

 B은행에 재직하던 근로자 C가 사망하였습니다. B은행은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에 “사망으로 인한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유족에게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사망퇴직금이 발생하였는데, B은행은 C의 대출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사망퇴직금을 유족(A : 망인의 배우자)과 망인의 채권자(B은행 : 대출금 채권자) 중에서 누가 받아 갈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망인 근로자의 ‘채권자’가 ‘유족’에 앞서서 해당 퇴직금에 집행(압류)할 수 있을까요? 상속재산이라면 채권자가 유족 A의 재산에 압류가 가능하지만, 비상속재산(A의 고유재산)이면 채권자가 A의 재산에 강제집행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관한 명확한 법과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었습니다. 원고 대리인 입장에서, ‘사망보험금의 경우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는 판례가 다수인데, 같은 법리를 사망퇴직금에도 적용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가설을 세웠습니다. 여러 상속법·노동법 교과서, 논문, 하급심 판결을 인용했고, 특히 “사망퇴직금의 경우에는 제1차적으로 각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정하여지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으나, 근로기준법상의 유족보상(제82조)의 경우에는 수급권자인 유족이 반드시 상속인과 일치하지는 않으므로(예컨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배우자도 포함한다), 이를 상속재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윤진수 교수님의 글도 중요한 논거가 되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① 퇴직금은 유족들의 생활보장을 위하여 지급되는 미지급임금의 성질을 가진다는 점, ② 단체협약에서 사망퇴직금을 (민법과 달리) ‘근로기준법이 정한’ 유족보상의 범위와 순위에 따라 유족에게 지급하기로 정했다는 점, ③ 노동조합과 회사 간의 퇴직금에 관한 단체협약은 ‘제3자를 위한(유족을 위한) 계약’으로 해석된다는 점, ④ 헌법이 보장한 노사 협약자치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 · 입증했습니다. 

 대법원은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망퇴직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수령권자인 유족의 고유재산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인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8다283049 판결). 이 사건은 그 외에도 다양한 쟁점이 있었습니다. 시효이익의 포기, 사망퇴직금의 지연이율 문제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채권자가 내용증명을 보내 퇴직금 시효이익을 포기한 사례

 퇴직금 채권은 임금과 마찬가지로 소멸시효가 비교적 짧은데, 3년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소멸합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위 B은행은 근로자 사망 후 3년이 지났는데도 내용증명(‘한정상속재산-퇴직금-정리 예정 통보’)을 보냈습니다. 퇴직금이 발생한 지 3년 이후에 A에게 압류하지 않은 나머지 채권 1/2을 수령하라는 취지였습니다. 일단 유족들이 받아 가면 망인의 채권자인 은행이 유족들의 재산에 압류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채권을 수령해 가라고 한 의사표시는 (1) 채무자가 사망퇴직금의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로 인정됨과 동시에 (2) 2분의 1을 수령하라는 일부포기는 ‘전부’ 시효이익포기로 인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채권자 B은행의 시효항변은 기각되었습니다. 


사망퇴직금 지연이자는 20%를 적용하라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사한 경우, 임금, 퇴직금을 지급 사유가 발생한 14일 다음 날부터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지연이자는 100분의 20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근기법 제37조, 시행령 제17조). 대법원은 이번에 “고유재산이라고 하더라도 퇴직금으로서의 성질을 상실하지 않기 때문에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갖는다”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재 여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20%가 아닙니다. 사용자가 한번 다투어 봄 직한 경우에는 고율의 이자를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의 입장을 조화했습니다. 근로자의 사망 후 1심부터 2심까지(2012. 5. 1.부터 2018. 9. 21.까지 총 6년 4개월 20일)는 사용자가 한 번 ‘다투어 봄 직한 사건’으로 인정하여 6% 지연이자를 적용하였습니다. 근로계약을 보조적 상행위로 보아 상법상 이자를 붙인 것입니다. 반면, 3심부터 다 갚는 날까지(2018. 9.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5년 1개월 27일 이상)는 연 20%를 적용했습니다.

한용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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