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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를 위한 젊은 기자들의 모임, 저널리즘클럽Q저널리즘클럽Q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먼저 사단법인 저널리즘클럽Q.(이하 <저널리즘클럽Q.>)에 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널리즘클럽Q.는 주니어 기자 124명(1월 17일 기준)이 모여 만든 공부 모임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활동해 왔는데요. ‘지금처럼 기사 쓰고, 보도하는 게 최선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모임 이름에 ‘Q.’는 질(Q.uality)을 뜻합니다. 양질의 기사를 탐구해 보자는 건 저희 모임의 지향점이기도 하죠.

 ‘기렉시트’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모멸적 표현인 ‘기레기’(기자 + 쓰레기)와 ‘탈출’을 뜻하는 엑시트(exit)를 합친 말로 기자들이 언론계를 떠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멸칭으로 직군 종사자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데 찬성하진 않지만, 일부 기자들이 자조적으로 이런 표현을 쓸 만큼 언론계의 사기는 크게 떨어져 있습니다.

 기자들이 지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테지만 좋은 기사를 쓰기 어려운 언론 환경 탓도 큽니다. 클릭 수(페이지뷰)로 기사를 평가하는 언론사가 늘다 보니 많은 기사를 빨리 써내야 하는 분위기가 생겼죠. 남들과 비슷한 기사를 하루에도 여러 편 쓰고 나면 ‘이게 과연 맞나’ 싶은 생각도 들죠.

 희망적인 건 이런 현실에서도 좋은 기사를 써보고자 애쓰는 기자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만, 기자는 기본적으로 혼자 일하는 직업인 까닭에 함께 고민할 동료를 찾는 데 애를 먹습니다. 또, 기자가 된 뒤 ‘인풋’은 없이 ‘아웃풋’만 쏟아내야 하는 상황에 지쳐 번아웃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죠. 저희 모임은 이런 기자들이 모여 ‘채우는 시간’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2022년 10월 27일 저널리즘클럽Q의 창립총회가 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렸다.


Q. <저널리즘클럽Q.>의 특징이라면 10년 차 이하 기자들이 주축으로 창립되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기존의 기자 단체들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말씀하신 대로 가장 큰 차별성은 젊은 기자들이 중심이 됐다는 점입니다. 회원 중 60% 정도가 1990년대생입니다. 100여 명의 기자가 더 좋은 기사를 쓰려는 마음으로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고 봅니다. 언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지만, 그 안에는 치열히 배우고 성장하려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저희 모임은 ‘공부’가 주목적입니다. 단순히 친목을 위해 모이지 않았기에 다소 느슨한 연대체 형태지만 배우려는 열의는 무척 뜨겁습니다. 바쁜 기자들이 공부 모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매달 넷째 주 금요일 저녁 8시에 여는 월례 세미나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줌’으로 진행합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워킹맘 · 워킹대디 기자들은 퇴근 후 집에서 보채는 아이를 달래며 세미나에 참여하고, 사건 현장을 지키던 주니어 기자는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꽂죠. 온라인에서 주로 진행하기에 전국 여러 지역의 기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모임은 사무국이나 상근자가 없습니다. 현직 기자인 회원들이 ‘1인 2역’을 하고 있죠. 기사도 쓰면서, 모임 운영자 역할도 하는 건데요. 세미나 프로그램을 짜 연사를 섭외하거나 회원들이 낸 회비를 관리하는 일, 기자상 시상을 위한 실무작업 등을 모두 회원 스스로 합니다. 다소 고생스럽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죠.

지난해 6월 저널리즘클럽Q의 월례 세미나에서 김동인 시사인 기자가 기획기사 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줌으로 진행해 바쁜 주니어 기자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저널리즘클럽Q.>는 좋은 기사를 고민하는 기자들의 모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클럽의 활발한 세미나 활동은 이와 같은 클럽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클럽의 세미나 활동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모임은 크게 3가지 활동을 합니다. 가장 핵심 사업은 앞서 말씀드린 월례 세미나인데요. 수준 높은 기사를 발굴해 이를 쓴 기자의 발제를 들은 뒤 질의 응답하기도 했고, 젊은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취재 방법론과 언론 윤리 등에 대한 강의 ·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죠. 인공지능(AI)의 발달이 기자들에게 미칠 영향 등 업계 현안도 공부했고요. 데스크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두고도 서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줌으로 진행하지만, 1년에 3 ~ 4번은 오프라인 모임도 열어 회원끼리 친분도 다집니다.

 소모임 활동도 있습니다. 월례 세미나보다 조금 더 디테일한 주제로 작은 모임을 만들었죠. 현재 ‘해외보도연구회’와 ‘이달의 기자상 리뷰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해외보도연구회에서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도물을 함께 번역하고, 이를 우리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 봅니다. 이달의 기자상 리뷰 모임에서는 한국기자협회가 시상하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를 초대해 취재와 기사 작성 뒷얘기를 듣고 토론하죠. 

 세 번째는 ‘Q.저널리즘상’ 시상입니다. 지난해 12월 첫 번째 시상식을 했는데 다행히도 잘 마쳤습니다.


Q. 작년 말 <저널리즘클럽Q.>는 ‘제1회 Q.저널리즘상’을 시상하였습니다.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한 기사를 독자가 직접 심사해 시상하는, 그동안 언론계에 없던 시상으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시상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이미 적지 않은 언론상들이 있습니다. 다만 주로 단독, 특종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기사의 가치를 평가해 온 측면이 있죠. Q.저널리즘상은 기사의 품질과 저널리즘 원칙 준수 여부 등을 기준 삼아 좋은 기사를 찾고, 이를 칭찬하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소비자(독자와 시청자) 입장에서 좋은 기사라고 평가할 만한 보도물을 발굴해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다른 차별성은 일상적 보도물에 상을 준다는 점입니다. 보통 상을 받는 기사들은 많은 기자를 투입해 장기 취재한 보도물들인데요. Q.저널리즘상은 기자들이 매일 쓰는 발생사건 기사나 단발성 피처(기획) 기사 등에도 주목했습니다. 모두 5개의 시상 분야(발생 기사 · 피처(feature) · 연재기획 · 비평분석 ·특별상) 중 수상자 중 다수는 꾸준히 좋은 기사를 써온 기자들이었죠.


Q. ‘제1회 Q.저널리즘상’에서는 피처(feature) 부문에 <“눈치 보여서” 공항으로…여전히 갈 곳 없는 노인들 (이희령 JTBC 기자)> 등 보도물 4편을 비롯해 연재기획, 비평, 특별상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기사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졌습니다. 올해 심사, 수상에 대한 전반적인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첫 회였는데도 모두 43건의 보도물이 출품됐습니다. 예상보다 호응이 뜨거웠고, 우수한 기사도 많았는데요. 주목한 점은 수상자들이 속한 매체가 다채로웠다는 점입니다. 종합편성채널(JTBC)과 전국 종합 일간지(한국일보), 지역 종합 일간지(부산일보), 독립언론(진실탐사그룹 셜록), 전문 매체(미디어오늘) 등이었습니다. 소속과 상관없이 치열하게 취재하는 기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점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제1회 Q저널리즘상 시상식. 왼쪽부터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심사위원장), 주보배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장슬기 미디어오늘 기자, 변은샘 부산일보 기자, 고찬유 한국일보 기자, 이희령 JTBC 기자, 유대근 저널리즘클럽Q 회장(한국일보 기자).


Q. <저널리즘클럽Q.>가 생각하는 ‘좋은 기사’란 어떤 것일까요?

 저널리즘상의 심사 기준을 보면 힌트가 될 듯합니다. 저희는 ▲몰입성 ▲치열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기준 삼아 심사했는데요. 실제 저희 모임 회원이자 고문 역할을 맡은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독자들은 이 네 가지 요소를 갖춘 기사를 좋은 기사로 본다고 합니다. 기자들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발품을 팔았는지 보고(치열성) 치우치지 않게 다양한 관점을 소개했으며(다양성) 실명 보도 등을 통해 믿을 만한 기사라는 느낌(투명성)을 준 기사를 호평한다는 얘기죠. 이에 더해 어렵게 모은 사실관계를 가독성 있게 엮어 독자들이 빠져들 듯 읽도록 하는 것(몰입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Q. <저널리즘클럽Q.>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의 접점을 찾는다면, 아무래도 취재, 보도에 관한 언론법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련해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젊은 기자들의 큰 관심 영역 중 하나가 법률 이슈입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겪는 법적 분쟁에 대한 고민이 큰데요. 과거에는 용인되던 취재 관행이 최근에는 문제가 되기도 하죠. 예컨대 기자들이 흔히 하는 취재법 중 ‘뻗치기’(이슈의 중심에 선 취재원이 종적을 감췄을 때 집, 사무실 앞 등에서 기다리는 것)조차 거센 항의를 받거나 송사에 휘말릴 여지가 있습니다.특히 감수성의 차이로 데스크와 현장 기자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데스크는 공격적인 취재를 강조하는 반면 일선 기자들은 싸늘한 현장 분위기에서 마냥 지시를 따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죠. 자칫 무리한 취재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데스크에 말하고 싶지만 법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 설득에 실패하는 일들도 있죠.

 최근에는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민 · 형사 소송을 하는 취재원들도 많은데요. 기사를 통해 합리적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기자들을 위축시켜 후속 · 추종 보도들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법조인들께서도 올바른 기사를 쓴 기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으며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현재 계획하고 있는 <저널리즘클럽Q.>의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 모임은 이제 1년 운영했기에 현재 하고 있는 활동들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집중할 생각입니다. 동시에 더 많은 기자들이 모임에 합류해 고민을 나누고, 공부할 수 있도록 회원 모집에서 힘쓸 계획인데요. 이 글을 읽는 변호사님들도 주변에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 고민하는 기자를 만나신다면 꼭 저희 모임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입 문의는 Q.club2023 @gmail.com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Q. <저널리즘클럽Q.>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우리 언론에서 <저널리즘클럽Q.>의 어떤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언론계에 퍼지는 허무와 냉소를 막고 젊은 기자들이 의욕을 되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언론사 간의 벽을 뛰어넘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모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저널리즘클럽Q.> 유대근 회장(한국일보 기자)께서 수고하여 주셨습니다.

 

● 인터뷰/정리 : 신상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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