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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심판 종류에 관계없이 접수창구를 하나로,원스톱 행정심판”박종민 중앙행정심판위원장 인터뷰

Q. 위원장님의 간단한 이력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부산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공직에서 약 18년 정도 근무하였고, 법무법인 케이씨엘에서 변호사로 약 17년 근무하였으며 2023. 2.부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 벌써 35년 가까이 법조인으로 살아온 셈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위법 ·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침해된 국민권익을 구제하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중앙행정심판위원장으로 계신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조직 및 구성 등에 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국민권익위원회 소속으로 위원장 1명, 상임위원 3명 및 비상임위원 66명 총 70명으로 구성됩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 내 행정심판국에서 중앙행심위의 운영 및 지원업무를 담당하는데, 1국, 1심의관, 7개 과, 정원 65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Q.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어떤 업무를 처리하고 있나요?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국가 행정기관의 장 및 그 소속청, 광역자치단체장 등이 행한 처분 및 부작위에 대한 행정심판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데, 사건의 유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밖에 구체적으로는 각종 국가자격시험에서 출제오류, 국가유공자등록 여부, 고용장려금, 능력개발지원금과 같은 각종 지원금의 지급 관련 처분, 의사, 한의사 등의 자격 취소 · 정지 처분, 각종 과징금 부과처분, 산재보험료율 결정 처분 등에 대한 불복사건 등 다양한 사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청장의 처분, 즉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 처분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처리합니다. 그리고, 심판청구 사건을 처리하면서 처분이 법령에 근거가 없거나 상위 법령에 위배되면 관계 행정기관에 그 명령 등의 개정 · 폐지 등 적절한 시정조치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의 운영실태나 현황을 점검하고, 재결 이후 그 이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조사하여 필요시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회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본 위원회, 소위원회, 3개의 전문위원회(보훈 ·의료전문위원회, 정보공개전문위원회, 특별안건전문위원회) 등 총 5개의 회의를 운영 중입니다. 본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소위원회에서 심리 · 의결하는 사건(자동차운전면허 행정처분) 외의 모든 사건을 최종 의결합니다. 특히 전문위원회 중 특별안건전문위는 구술심리가 필요하거나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을 미리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2023년 8월부터 신설하여 운영 중입니다.


Q. 행정심판의 편의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행정심판’ 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온라인 행정심판은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물론이고, 34개 시 · 도 및 교육청 등 총 84개 행정심판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2023년 11월 기준으로 84개 기관에 청구된 행정심판 사건 43,510건 중 70.5%에 해당하는 30,663건이 온라인으로 청구되고 있습니다.


Q. ‘Easy 행정심판’이란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 ‘Easy 행정심판’ 서비스는 어떤 것인가요?

 일종의 AI 기술로 청구인 상황에 맞는 맞춤형 재결 사례 등을 제공하여 청구서를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 법적인 지식을 갖춰 논리적으로 행정심판 청구서 등을 작성하는 것은 생소하고,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청구서 작성 시 사건 관련 일정사항만 입력하면 청구인 상황에 맞는 맞춤형 재결 사례 등을 제공하여 청구서를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2023년 2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먼저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사용자 호응이 좋아 같은 해 50개 기관으로 서비스를 확대하였으며, 2024년에는 60개 기관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Q. 행정심판의 상대방(피청구인)인 각급 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심리에 임하는 자세와 관련하여 아쉬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 혹시 행정심판 인용 결정 후에 피청구인이 법에 정해진 기속의무에 위반하여 사실상 위 인용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는 없나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인용 결정의 이행 여부에 대한 사후 조치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인용재결에 대해서는 피청구인이 다툴 수 없고, 이에 기속됩니다. 처분청은 재결의 취지에 따라 재처분을 하는 등의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의무이행 재결이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간접강제를 통해 배상명령도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행정청이 인용재결에 따른 기속의무를 이행하므로 간접강제의 필요성이 많지 않고, 따라서 2018년 이후 전체 인용재결 11,275건 중 불과 8건만이 피청구인의 기속의무 불이행으로 간접강제 결정되었습니다.


Q. 작년에 행정심판 제도 중 ‘집행정지’ 제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행정심판 집행정지 제도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점이 달라지는 것인지요?

 아시다시피 일단 행정처분이 행해지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처분의 집행이 정지되지 않고 진행됩니다. 이것을 ‘집행부정지 원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처분이 계속 집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손해가 발생해서, 행정심판이 인용되더라도 권익구제의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행정지’는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두고 예외적으로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도록 하여 청구인이 실질적으로 권익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에는 행정심판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때에 ‘본안판단의 재결일까지’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더라도 본안청구가 기각되면 처분의 효력이 즉시 발생했습니다. 행정심판 결과에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다시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행정심판 재결을 받은 이후에 소송을 제기하는 선택을 한다면 그 사이에 이미 처분이 집행되어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이에 집행정지 결정을 함에 있어서 ‘재결일부터 30일까지’ 집행정지의 효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연장하였습니다.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다시 집행정지 결정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생겨 처분의 재개로 인한 국민들의 손해 발생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Q. 집행정지 제도의 개선으로 구체적으로 달라지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집행정지 효력 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이유는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요양병원이 행정심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더라도 본안이 기각되면 업무정지 처분의 효력이 즉시 발생하여 요양병원의 업무를 정지해야 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곧바로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지 않는 이상 요양병원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분산 · 배정해야 하는 등 시설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와 같은 사례가 있는지 점검한 결과, 2023년 전북특별자치도 행정심판위 사건 중에서 노인복지시설이 받은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기간을 30일 연장해 39명 환자를 타 기관으로 이송할 필요 없이 돌봄을 지속한 사례 등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Q. 행정심판은 일반행정심판과 특별행정심판으로 크게 구분되고, 특별행정심판은 매우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원스톱 행정심판’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원스톱 행정심판’은 말씀하신 바와 같이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는 특별행정심판을 통합해서 국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행정심판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과제입니다. 현재 특별행정심판기관은 조세심판원, 소청심사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 66개가 있으며, 처분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기관이 심판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은 어느 기관에 어떻게 행정심판을 청구하여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권리구제 경로를 간단하게 하여 국민이 행정심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스톱 행정심판’ 과제의 핵심입니다. ‘원스톱 행정심판’은 크게 두 갈래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특별행정심판을 통합하여 수행하는 행정심판 전담 기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경우 국민은 처분의 종류를 고려하지 않고 한 기관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온라인창구를 한 곳에 모아 통합행정심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청구부터 결과 확인을 할 수 있게 되면 국민의 행정심판 이용도 더욱 편리해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전자심판 확대와 행정심판 청구서 작성 지원 등 행정심판 이용 편의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여러 기관을 통합하는 데 반발이 있을 수 있고, 큰 사업일 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가실 계획인가요?

 행정심판 통합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많은 의견을 들어왔고 앞으로도 들어가면서 방안을 수정 · 보완하되, “국민 편의”를 중점 가치로 두고 설득하면서 추진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기관 운영현황 조사, 연구용역, 토론회, 자문, 학술대회, 국민 의견수렴을 통해 여러 법적 쟁점, 고려사항을 정리하고, 통합방안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통합방안에 대한 기관 의견을 조회하고, 이견이 있으면 추가 자문과 조정을 거치면서 방안을 보완해나갈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무래도 통합대상 기관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행정심판을 구현한다는 과제의 취지에 부합하게 여러 이견을 조정해나가겠습니다.


Q. 위원장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직원들에게 강조하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국민권익을 지키려는 적극적인 마음과 전문성을 갖추고 정성스럽게 업무를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위법, 부당한 처분으로 침해된 권익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구제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업무를 잘 수행하려면 처분을 받은 국민의 편에 서 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처분이 잘못되거나 가혹하여 부당하지는 않은지, 내가 만약 이러한 처분을 한다면 처분청의 처분처럼 할 수밖에 없는지 고민해 봐 달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즉 부당성 판단에 있어서도 유연한 입장을 가져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든 업무가 그러하듯이 자신의 업무에 대하여 누구 못지 않은 전문가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넓어질 수 있으니 늘 연구하고 고민해서 전문성을 갖추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도 직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근무여건을 만들기 위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위원장으로서 행정심판사건을 처리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사건은 무엇인가요?

 국토교통부장관과 국유지 무상사용 실시협약을 체결한 청구인에게 국유지 무단 점유 · 사용을 이유로 부과된 변상금 부과처분을 취소한 사건이 기억납니다. 청구인은 국토교통부장관과 국유지 무상사용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국유지를 무상사용하고 있었는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위 무상사용 실시협약은 무상사용의 권원이 될 수 없다면서 청구인에게 변상금을 부과하였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피청구인)는 위 무상사용 실시협약이 업무 협조에 불과하여 무상사용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는데, 위 실시협약 체결 당시 해당 국유지의 관리청이 국토교통부장관이었고, 민간투자법령 등에 따라 적법하게 체결되었으므로 중앙행심위는 해당 실시협약이 해당 국유지를 무상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변상금부과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기관의 행정행위를 믿고 사업을 하였다가 별안간 다른 국가기관이 그 행정행위는 효력이 없다면서 제재처분을 한다면 국가의 신뢰는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행심위에서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고 국가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었던 사건이어서 의미가 있었고 보람된 사건이었습니다.


Q. 위원장 재직 중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요? 

 저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시각으로 행정심판제도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 국가기관, 행정기관은 없겠지만 구체적인 기능이나 방법에 있어서 규제나 침해 등과 같은 권한 행사가 아닌 오로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시각으로, 국민의 권익을 대변하여, 국민의 권익 신장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삼는 기관은 우리 국민권익위원회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심판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그 어떤 것보다 국민권익 보호에 우선을 두려고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국민들이 본인의 의견을 더 쉽고 편리하게 진술하여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행정심판제도를 혁신해 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경제적 사유로 대리인 선임이 곤란한 청구인을 위해 위원회가 대리인을 직접 선임 · 지원하는 국선대리인 제도를 확대하여 행정심판 청구 전에도 국선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행정심판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또한, 청구인이 행정심판위원회에 본인의 의견을 직접 진술할 수 있도록 구술심리를 대폭 강화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인터넷 화상을 이용한 구술심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 기술적 보완을 계속 추진할 예정입니다.


Q. 끝으로, 법조후배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따뜻한 마음을 가져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들이 생각할 때 법조인은 차가운 이성을 가지고 매사에 끊고 맺는 것이 확실한 성품을 가진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쉽게 친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변호사는 고용된 총잡이, 나쁜 이웃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합니다. 법조인은 사람을 직접 대하여 일을 처리하는 직업이라 그 업무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자신의 인생이나 중요한 재산이 걸려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난생처음 법조인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태도나 자세가 법조인에 대한 전체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서 일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전문 직업인으로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는 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복잡다기하게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법조인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잘 갈고 닦아 이를 주변에 베푸는 데 정성을 다한다면 보다 좋은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 인터뷰/정리 : 황상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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