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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공익활동 잇는 변호사 되고파”나우 공익변호사 대상 이주언 변호사 인터뷰

Q. 얼마 전 나우 10주년 공익변호사 대상을 받은 이주언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주언입니다. 사법연수원을 41기로 수료했고, 법무법인 정평(현 법무법인 JP)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2015년부터 사단법인 두루에서 공익전업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현재는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요. 얼마 전 공익변호사들을 꾸준히 지원해 주신 법조공익모임 나우로부터 과분하게 큰 상을 받아서 아직도 얼떨떨하고 조심스럽습니다. 나우와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로펌에 계시다가 공익전담변호사로 일하게 되셨는데 계기가 있으신가요?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할 때부터 조영래 변호사님의 인권옹호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아 저도 그런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사법연수원에서도 인권법학회 활동을 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했지만, 제가 학교와 사법연수원의 울타리 속에만 있던지라 법학 외에 다른 배움이나 경험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다양한 사건을 통해 세상을 더 배우고 경험하고 싶어서 로펌을 선택했습니다. 로펌의 변호사 생활도 나름 재밌고 유익했지만, 더 길어지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로펌을 그만두고 나와서 현재 공익변호사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여러 공익사건에서 승소하였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재단법인 동천에서 변호사 실무수습을 할 때 조력했던 난민 사건 항소심에서 승소했는데, 제 첫 공익사건이라 기뻤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 사건의 의뢰인이 승소 후 한국에서 딸을 낳았는데, 그 딸의 한국 이름을 제가 지어 드렸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두루에서는 차별구제소송을 주로 하는데, 시각 · 청각장애인들을 대리하여 영화 상영업체들을 상대로 자막과 화면해설의 제공을 청구하는 ‘모두의 영화관 소송’,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모두의 1층 소송’이 대표적으로 승소한 사건입니다. 여러 변호사들, 활동가들과 힘을 모아서 진행했고, 아직 대법원에 소송이 계속 중입니다. 


Q. 장애 인권 개선을 위하여 어떤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가요?

 한 사람의 장애인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장애 유형과 시기에 따라 여러 장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참 많은데요.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저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정책과 제도에서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고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 그리고 특히 장애인에게 불리하거나 중요한 영역에서는특별한 지원을 하는 것, 이 이중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부산 지역에서 공익전담변호사로 일하고 계신데 주로 어떤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신가요?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나요?

 2022년 봄에 부산에 왔으니 아직 2년이 안 되었네요. 부산이 고향이지만, 대학 생활부터 20년을 서울에서 지내서 처음 부산에 왔을 때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좀 막막했고요. 하지만 공익전업변호사가 지역에 거의 없다 보니 많이 반겨주셨습니다. 장애인, 아동, 이주민, 노동, 빈곤, 환경 이슈 등 다양한 영역의 인권단체들과 네트워크를 조금씩 만들고 있습니다. 


Q. 지역 공익변호사 현황과 어려움에 대하여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는 제가 속한 두루 안에서만 14명의 공익전업변호사가 있어서 저는 장애팀에서 주로 장애인 관련 활동을 하였고, 서울과 수도권에 150여 명의 공익변호사들이 있어서 분업과 협업이 가능했습니다. 현재 부산에는 저 말고 먼저 부산에서 활동을 시작한 공익변호사님 한 분이 계신데, 이미 많이 소진되셨더라고요. 한두 명이 감당하다가는 저도 같이 금방 소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희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프로보노로 활동해주시는 훌륭한 변호사님들이 계신데, 알음알음 친분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Q. 공익변호사의 활동이 전국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 개선이나 인프라 마련이 필요한가요?

 공익전업변호사들은 영리활동을 하지 않고, 사회의 취약계층, 소수자들을 위한 권익옹호활동에 매진하기 때문에 재정적 안정성을 갖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공익전업변호사를 지원하는 기금이 적은 숫자지만 있는데, 전국적으로 더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공익전업변호사 지원이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하겠습니다.

 공익변호사단체는 변호사들이 구성원인 비영리단체인데, 현재 변호사법이나 비영리단체에 관한 법률 모두에서 공익변호사단체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익변호사단체들이 후원을 받거나, 공모사업에 지원해서 사업비를 받게 되면 업무의 특성상 대부분 공익변호사의 인건비로 지출됩니다. 하지만 아직 후원이나 공익사업 지원은 복지의 관점에서 수혜자의 숫자나 지원 성과(양)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공익변호사들의 활동은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제도 개선을 통해서 해당 제도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이러한 활동에 대한 지원이 더 강화되면 좋겠습니다. 


Q. 일하면서 힘들 때도 많을 텐데 극복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원래 낙천적인 편이라 일하면서 다른 사람보다는 덜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들 때는 주로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얻습니다. 인복이 많아서인지 힘들다고 말하면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변호사님의 향후 계획이나 포부에 대하여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요즘 “다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 ‘다리’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튼튼한 두 다리로 뛰어다니는 공익법 활동가를 뜻합니다. 아직 두루가 공식적인 분사무소를 개소할 형편은 아니지만 저는 현장에 직접 가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인권단체들을 찾아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재 제 모습은 공익법 활동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공익법 활동을 연결하고, 촉진시키는 다리의 역할입니다. 공익법 지원이 필요한 인권단체 또는 소수자, 공익법 지원이 가능한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이어주는 체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 체계가 튼튼해지려면 공익전업변호사도, 프로보노 활동을 하는 변호사도 더 많아져야 합니다. 지역에서 이런 체계가 만들어지면 지방 소멸 문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연결하고, 프로보노를 이으며 동분서주 달리는 변호사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앞으로도 멋진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정리 : 이희숙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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