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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권리화와 영업비밀보호, 예방부터 침해대응까지” - 기술범죄 전문 수사관, 김지언 변호사 인터뷰

Q. 김지언 변호사님이 기술경찰이 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로스쿨 재학 중 행정고시(기술고시)에 합격하였고, 직후 변호사시험도 합격하였으나 바로 특허청에 입사했습니다. 2014년 7월부터 특허청에서 심사업무, 국제업무 등을 담당하던 중, 2021년 2월에 IP와 영업비밀에 대한 형사적 보호가 주업무인 기술경찰로 임명받게 되었습니다. 신생 조직이었던 기술경찰 조직에서 선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IP 수사 경험을 쌓아 나갔고, 점점 수사관으로서의 자신감을 키워왔습니다. 이제는 IP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더하여 형사로서 날카로운 육감까지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Q. 기술경찰로서 인상에 남았던 사건은 무엇인가요?

 국정원으로부터 한 중견기업의 반도체 연구원 두 명이 중국으로 이직했다는 첩보를 받아 수사를 시작한 사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기술유출 증거도 없어 매우 어려웠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유출 의심 증거를 수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입국한 직후, 자택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사를 하며 사건의 본질이 드러났습니다. 단순 이직이 아니라 대기업 간부로부터 사주를 받아 중국으로 이직한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간부가 임원 승진에 실패하자 앙심을 품고 중국 기업과 동업 약정을 맺은 뒤 한국 연구원들을 유인하여 이직시키고, 이어 자신도 중국으로 가서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울 계획이었는데, 거기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소재기술 자국화를 위한 막대한 투자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업 직원들도 연루되면서 사건의 범위는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더욱이 이 사건은 해외에 영업비밀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국가핵심기술까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여 결과적으로 3명을 사전 구속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허청으로선 첫 구속이었고, 2021년 7월에 발족한 특허청 기술경찰과로서도 매우 고무적인 성과였습니다. 이 성과로 기술경찰과 국정원 간의 관계도 좋아지게 되었고, 특허청의 기술유출 양형기준 강화를 위한 추진, 특허청의 방첩기관화에도 기폭제가 되었으며, 제가 이 사건에서 보인 노력으로 인해 2023년 연말에 특허청에서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게 되었습니다. 


Q. 기술경찰으로서 받는 교육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법무부 법무연수원에서 기술경찰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수사에 필수적인 포렌식 분석 교육은 검찰에서 진행되며, 포렌식 분석 장비를 구입할 경우 해당 개발업체에서 직접 교육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위 언급한 교육 외에도 좀 더 체계적인 학습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2022년 3월에 기술침해 형사실무연구회를 발족하였고 내부적으로 형사수사 실무를 공유하고 학습합니다.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등, 지속적으로 실무 지식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일반 경찰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의 수사 사례를 듣고 경험을 나누는 것도 중요한 학습 방법 중 하나입니다.


Q. 일반 경찰 사건과 기술경찰 사건 처리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일반 경찰 사건과 기술경찰 사건 처리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IP 침해 사건은 해당 IP가 유효한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등록된 IP라 할지라도, 무효 사유가 있을 경우 그 권리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침해 사실 자체를 수사할 수 없게 됩니다. 무효 사유가 없다 하더라도, 권리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IP의 권리 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는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경찰의 침해 판단과 특허심판원에서의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은 거의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이는 일반 경찰 사건 처리와 다른 특별한 점 중 하나로, 심판 절차나 공방을 거쳐 나온 심결의 내용은 수사 결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검찰 역시 기술경찰과 독립된 기관이므로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만, 기술경찰의 판단과 검찰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허심판원의 권리 범위 확인 심판이나 무효 심판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일 때는 잠시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을 취하기도 합니다.


Q. 수사 과정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IP 사건을 다룰 때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피해 금액 산정입니다. IP 자체의 가치를 매기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여러 요소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쟁점이 된 IP나 영업비밀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적 피해의 정확한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까다롭습니다. 피의자는 피해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고, 회사는 그 기술이 핵심적이라고 반박해야 하죠. 형사사건에서 피해 금액은 손해배상과는 다르지만, 양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큰 도전입니다.

 또한, 수사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도 큰 문제입니다. 현장 조사가 필요한 사건마다 출동해야 하고, 때로는 거친 대상자들과 대면도 불가피해서 상황을 제압하고 대응하는 것이 힘듭니다. 한 사람당 많은 사건을 담당해야 하고, 현장 방문이나 대상자 대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이는 실질적인 업무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더군다나,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인한 항의와 민원에 대응하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Q. 영업비밀보호와 산업기술보호에 대한 수사 범위에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나요?

 네, 실제로 산업기술보호법은 우리의 수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이 큽니다. 우리는 주로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한 수사를 진행합니다. 산업기술보호법 사건들은 주로 일반 경찰이나 검찰에서 다루고 있죠. 특히, 산업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우리에게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어, 그 부분이 특히 아쉽습니다. 사건이 영업비밀과 국가핵심기술 양쪽에 속할 때 수사를 진행하긴 하지만, 법 적용은 결국 검찰에서 이뤄집니다.

 또한, 고소인이 변호사 없이 접수하는 경우, 영업비밀보호와 관련 없는 다양한 정보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 수사 과정에서 관련 없는 정보를 걸러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산업기술과 달리,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은 비공지성과 비밀관리성 같은 요건들이 필요하여, 공지된 기술인 경우 영업비밀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유출된 기술이 산업기술에 해당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수사권이 없어 이를 다룰 수 없습니다. 이는 종종 고소인에게 추가 설명을 해주고, 다른 기관에 사건을 이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Q. 수사 과정에서 변호사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호사의 참여는 수사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높입니다. 변호사가 사건의 복잡한 쟁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출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수사관이 증거를 분석하고 사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고소인에게도 법적 절차가 부담스럽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데, 변호사의 도움으로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 필요한 증거를 효율적으로 취합하고, 법적 문맥에 맞게 정리해 제공합니다. 변호사와 기술자가 협력하여 특정 기술의 법적 측면을 명확히 해석하고 이를 증거로 제출한 사례를 개인적으로 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협력은 복잡한 특허나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데, 기술적 지식과 법적 해석의 결합이 필수적입니다. 변호사와 기술자의 협력을 통해 구축된 증거는 사건의 판결이나 수사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수사 결과의 질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Q. 향후 경력을 살려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수사관으로서의 경험을 통해, 이미 발생한 침해 사건에 대응하는 것이 엎질러진 물을 닦아내는 것과 같은 작업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로 인해, IP와 영업비밀보호를 위한 예방적 조치의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분야에서 보호 전략과 보안 정책 설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IP 법률시장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구분이 있지만, 제 생각에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방과 보호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IP 설계부터 심판, 민사와 형사 절차까지 깊은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기업들도 IP에 관련한 복합적인 예방 및 보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심사관, 수사관이자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IP 권리화 초기 단계부터 침해 발생 시 심판 및 민 · 형사 대응까지 전 과정을 아울러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작할 수 있다면 좋겠고, 널리 교육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 인터뷰/정리 : 서유경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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