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3.(금) 프랑스 파리에는 공연장, 극장, 식당, 축구장 등 여섯 곳에서 이슬람국가(IS)의 총기난사와 자살 폭탄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동시다발 테러로 인하여 129명의 사망자와 35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으며, 그리고 부상자 가운데 상당수는 중상자여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참담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왕후장상 영유종호(?侯將相 寧有種乎)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시황제(秦?皇帝)가 죽고 호해(胡亥)가 즉위한 후 환관 조고(趙高)의 폭정에 저항하여 진(秦) 멸망의 기폭제가 된 난을 일으킨 진승(陳勝)·오광(吳廣)이 기원전 209년에 한 말입니다. 후일에 이 말은 고려 말(1198년)에 최충헌의 가노인 만적(萬積)이 난을 일으키면서 인용하여 외친 구호이기도 합니다.
위 말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왕과 제후 그리고 장수와 정승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라는 말로 사람의 신분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공자는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즉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이르면서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독일의 철학자인 칸트(KANT)는 이 세상에는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인간존중이며,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 그 자체로 대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홍익인간(弘益人間), 인내천(人乃?) 등 인권중시사상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우리 인류가 상호 공존하기 위한 기초 개념이 바로 타인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인간의 존엄성은 생명권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장소적인 공간을 넘고, 시간적인 흐름을 뛰어넘어 인종, 종교(관), 지식, 부, 권력, 정치(관), 성별 등과 무관하게 우리 인류가 상호 공존하기 위하여 영원히 보편적으로 느껴야 하는 것은 “인간(人間)존중의 정신”이라고 할 것이며, 이에는 “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생명권”에 대한 지고의 가치가 포함된다고 할 것입니다.
금번 자유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나라인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테러의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아울러 공존의 가치를 짓밟고 훼손하는 불순세력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도 국회 입법과정에서 폐기되었던 테러방지법 등의 제정을 위한 논의가 다시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여 봅니다.
2015. 12.
서울지방변호사회 감사
류관석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