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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합명회사 업무집행사원의 권한 박탈 방법
합명회사 업무집행사원의 권한 박탈 방법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다51541 판결-


1. 사안과 쟁점

합명회사인 소외 회사는 설립 이후 피고, 소외 1, 소외 2가 업무집행사원으로서 업무집행을 맡아왔는데, 소외 2의 퇴사 후에는 원고가 피고, 소외 1과 함께 업무집행을 맡고 있고, 사원은 원고, 피고, 소외 1 외에 소외 3, 소외 4, 소외 5 등 총 6명이다. 설립 후 개정으로 도입된 정관 제11조는 업무집행사원이 업무를 집행함에 현저하게 부적임하거나 중대한 업무에 위반한 행위가 있는 때에는 총사원의 결의로서 업무집행권한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업무집행 부적격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업무집행권한의 상실 선고를 구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한 정관 규정이 상법 규정과 충돌하는 경우 양 규정 간의 우열이라고 할 수 있다. 


2. 판시 내용

대법원은 먼저, 합명회사의 사원 또는 업무집행사원의 권한을 상실시키는 방법으로는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라 다른 사원의 청구로 법원의 선고에 의하는 방법과 상법 제195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법 제708조에 따라 총사원이 일치하여 해임하는 방법의 두 가지가 있고 합명회사의 사원은 위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점, 합명회사의 사원은 회사채권자에 대하여 직접ㆍ연대ㆍ무한 책임을 지므로 업무집행권한 상실에 관한 정관이나 관련 법률 규정을 해석할 때에는 위와 같은 사원의 권리가 합리적 근거 없이 제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을 설시한 다음,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의 최초 정관에는 업무집행사원에 관한 규정이나 사원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아 정관 개정 전에는 사원이 위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점, 그 후 소외 회사 정관 제11조가 신설되었고 이 규정은 권한 상실 사유가 상법 제205조 제1항과 유사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총사원이 일치하여 업무집행사원을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조합에 관한 민법 제708조와 유사한 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에서 만일 정관 규정에 의하여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해석한다면 소외 회사의 사원은 총사원의 결의가 없는 이상 업무집행사원의 업무집행권한을 상실시킬 수단이 없게 되는데, 정관에서 명시적으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업무집행권한 상실과 관련하여 상법이 부여한 사원의 권리를 위와 같이 제한할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시하여, 정관 제11조를 우선 적용하여 피고의 업무집행권한의 상실 선고를 구한 원고의 소를 각하한 원심 판결을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파기, 환송하였다. 


3. 평석

2011년 개정 전 상법은 회사라 함은 상행위 기타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한 사단이라고 규정하고 있었고(구 상법 제169조), 다른 한편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하여는 정관 또는 본법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조합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었다(제195조). 그러나 주식회사와 같은 물적회사의 경우 1인회사의 설립이 가능해지는 등 사단성이 약화되어 상법 제169조에서 ‘사단’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그 대신 ‘법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인적회사인 합명회사나 합자회사에 있어서는 여전히 사원이 1인으로 되는 것이 해산사유로 되어 있으므로 사단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민법의 조합에 관한 규정이 보충적으로 준용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행법은 합명회사의 조합성과 사단성을 모두 긍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법상 합명회사 사원은 원칙적으로 각자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제200조 제1항), 정관에서 업무집행사원을 정한 경우에는 업무집행사원이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며(제201조 제1항), 각 사원의 업무집행에 대하여 다른 사원의 이의가 있는 때에는 곧 그 행위를 중지하고 총사원 과반수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는 등(동조 제2항) 각 사원의 주체성이 유지되어 있다. 한편 합명회사의 정관은 그 실질에 있어서는 사원 간의 조합계약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정관의 변경에는 다수결로는 부족하고 총사원이 동의하여야 한다(제204조). 그리고 사원이 업무를 집행함에 현저하게 부적임하거나 중대한 의무에 위반한 행위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사원의 청구에 의하여 업무집행권한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고(제205조 제1항), 이 때 사원들은 각자가 법원에 업무권한상실 선고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다82189 판결). 
각 사원이 다른 사원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상법 제205조 제1항도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한 규정이므로 임의규정이라고 보는 것이 통설적인 입장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정관으로 그 요건 또는 절차를 변경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 정관으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요건을 가중시키거나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 정관으로 요건을 달리 정하거나 법원의 선고 없이 사원의 결의만으로 업무집행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 등 여러 학설이 있다.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 정관 제11조와 상법 제205조 제1항과의 차이점은, 전자에 있어서 총사원의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법원의 선고가 불필요하다는 점이다.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하여는 정관 또는 상법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조합에 관한 민법의 규정이 적용되는데(상법 제195조), 민법 제708조는, “업무집행자인 조합원은 정당한 사유없이 사임하지 못하며 다른 조합원의 일치가 아니면 해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합명회사의 사원이나 업무집행사원의 업무집행권한을 박탈하는 방법에는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의 선고로써 업무집행권한을 박탈하는 방법과 민법 제708조에 따라 법원의 선고 없이 총사원의 동의로 이를 박탈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상법 제205조와 민법 제708조의 관계에 관하여, 전자가 후자를 대체하는 규정이므로 후자가 합명회사에 준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소수설이 있지만, 다수설은 민법 제708조가 합명회사에 준용되므로 이 규정에 의하거나 상법 제205조 제1항에 의하여 업무집행권한을 박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즉 다수설은 양 규정이 선택적으로 적용이 가능하고 전자가 후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데, 대법원도 다수설의 입장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하 사정들을 고려하여 소외 회사의 정관 제11조가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첫째, 당해 정관 규정의 개정 경위를 고려하였다. 둘째, 합명회사 사원은 회사채권자에 대하여 직접ㆍ연대ㆍ무한 책임을 지므로(상법 제212조), 사원 또는 업무집행사원이 현저히 부적합하거나 중대한 의무위반행위가 있는 경우 다른 사원이 그를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책임이 발생, 증대될 위험이 있으므로 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크다는 사정을 고려하였다. 셋째, 소외 회사의 정관 제11조는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비하여 업무집행권한 상실의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정하고 있지만, 동 정관이 명시적으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사정을 참작하였다.
이 사건 판결은 합명회사의 업무집행사원의 업무집행권한 박탈에 관하여 상법 규정과 다른 정관 규정을 두고 있는 합명회사, 합자회사 등 인적 회사의 경우 정관 규정만을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보충적으로 상법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비록 이 사건 판결은 업무집행사원의 업무집행권의 박탈에 관한 규정과 상법 규정 간의 우열을 다루고 있지만, 합명회사 내부관계에 관한 다른 규정에 관하여서도 동일한 기준이나 논리에 따라 정관 규정과 상법 규정 간의 우열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은 합명회사의 인적 회사로서의 성격, 조합성 등을 특히 고려하였는데, 합명회사 사원 간의 내부관계는 물적 회사에 있어서 요구되는 획일적 처리보다는 사원 상호 간의 신뢰관계의 유지, 그 파탄에 따른 관계의 조정 및 해소, 각 사원의 책임 가중 가능성의 회피 기회 부여, 사원 관계의 변화로 인한 대외관계, 특히 회사 채권자에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대법원의 판시는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대법원 판시대로 합명회사가 정관에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두면 정관 규정이 우선 적용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정관에 이러한 규정을 두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보아 정관 규정 여하에 불구하고 사원이 다른 사원이나 업무집행사원의 권한을 박탈하기 위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사원 간의 데드록 상태의 신속한 해소를 위하여 보다 효과적인 해석이 아니었을까 하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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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형 변호사
사법시험 제23회(연수원 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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