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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수하인의 운송물 수령의무
수하인의 운송물 수령의무
- 서울고등법원 2015. 12. 4. 선고 2015나9860 판결 -

1. 사안과 쟁점

제정 상법은 개품운송계약에 있어서 수하인에게 운송물 양륙의무를 부담시키고 있었는데, 1991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수하인은 운송물 양륙의무 대신에 수령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는, 선하증권에 수하인으로 지정된 자라는 이유만으로 운송물을 수령할 의무가 있는지가 주요한 쟁점이다. 

 주요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피고 R은 식용유를 수입하기 위해, 피고 F와 수입대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F는 중국의 TKC로부터 총중량 573,300kg의 식용유를 CIF 조건으로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2) TKC는 JCS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JCS는 다시 TD에게 식용유의 운송을 의뢰하고, TD는 다시 PL에게, PL은 다시 선사인 원고에게 식용유를 운송하도록 의뢰하였다.
(3) PL은 원고에게 선하증권에 송하인은 TD, 수하인은 피고 YK로 기재된 확인용선하증권(CHECK B/L)과 기확인선하증권(OK B/L)을 송부받은 후, 선하증권을 SURRENDER 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선하증권을 Surrender 하였다.
(4) 한편, JCS는 송하인을 TKC, 수하인 겸 통지처를 피고 F로 기재한 Surrender 하우스 선하증권을 발행하였다.
(5) 운송물을 선적한 선박이 2012. 5. 24. 평택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은 KP물류 창고에 보관되었으며, 피고 YK는 피고 F로부터 터미널 조작비용과 부두사용료 합계 1천만 원 상당을 원고에게 지급한 바 있다.
(6) 그 후, 운송물을 확인해 본 결과, 식용유가 아니라 폐수임이 밝혀지자, 피고 R과 피고 F의 업무 담당자들은 수차례에 걸쳐 대책을 논의하였고, 논의 끝에 중국 공안에 수출자를 고발하기로 하고 증거 확보차원에서, 피고 F가 운송물 보관을 피고 YK에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 YK는 이를 원고에게 그대로 전달하였다.
(7) 운송물은 장기간 방치되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체화료를 청구하였다.


2. 판결 요지

1심법원은 “운송계약의 당사자는 운송인과 송하인이며, 수하인은 원칙적으로 송하인에 의해 목적지 등에서 운송물을 수령할 자로 일방적으로 지정된 사람에 불과하므로, 수하인은 운송계약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위와 같은 법률규정 또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법리에 따라 운송계약상 권리의무를 갖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의 수익자에게는 권리취득 이외의 의무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도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이상, 운송물 인도의무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법 제802조가 우리나라에서는 수하인에게 운송물의 수령의무가 관습적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볼 증거를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합의가 없는 한 수하인에게 운송물 수령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상법제 807조 제1항은 수하인은 운송물을 수령하는 때에는 비용을 정산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운송물을 수령하지 않는 이상 운임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수하인이 운송물 도착 통지를 받고 수령하지 않는 것만으로 바로 운송물을 수령한 수하인으로 취급할 수는 없으므로, 상법 제807조 제1항의 운임 등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27144 판결 등 참조) ..... 피고 YK는 운송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PL이 피고 YK를 수하인으로 지정한 점에 볼 때, 피고 YK는 운송계약 당사자가 아니고, 그 외 피고 YK가 운송물을 수령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수령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 YK가 운송물터미널조작비용, 부두사용료를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에게 단지 전달한 것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비용을 지급한 것만으로는 수령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라고 판시하면서 피고 YK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피고 R과 F와 관련하여서는, “피고 R은 임치계약의 당사자로서 상법상 임치계약의 본인으로서, 피고 F는 상법상 비현명 대리에 기한 임치계약 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바 있고, 서울고등법원은 1심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3. 판례평석

1991년 상법을 개정하면서, 신중한 검토 없이 수하인의 운송물 수령의무를 규정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이는 보편성과 세계성을 가진 해상법의 특징에 비추어 볼 때, 이례적인 법제라고 할 것이다. 

상법 제802조에 수하인의 운송물 수령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심법원과 항소심인 고등법원이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법리를 적용하여, 상법 제802조의 수하인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여 피고 YK를 수하인에서 제외하여 피고 YK의 책임을 부인한 것은 용기 있는 판결로써 높이 평가할 만한 판결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특수한 사정하에서 발생한 사건인바, 상법 제802조의 해석과 관련하여서는 일부분만 판단이 되었을 뿐이고, 실제 사례에서는 많은 유형의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상법 제802조와 관련하여 해석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즉 (1) 피고 YK가 선하증권발행과정에 관여를 하지 않은 사정이 고려되어 그 책임이 부인되었으나, 만약 피고 YK가 CHECK B/L을 받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 (2) CIF조건이 아니라 FOB 등 조건으로서 피고 YK가 계약당사자인 수하인으로 인정되는 경우 (3) 피고 YK가 수하인으로 기재된 이유가, 피고 YK가 JCS와 파트너관계에 있는바, 이를 고려하여 판단할 경우 (4) 아울러, 피고 R과 피고 F와 관련하여, 피고 F가 임치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운송물 수령을 거절한 경우 등에 있어서 과연 법원이 어떻게 판단을 할 것인지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 것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법 제802조는 그 해석의 결과와 상관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바, 조속한 시일 내에 개정될 필요가 있다. 

수령의무를 보완 삭제하거나, 로테르담규칙과 같이 ‘화물인도를 청구할 경우’에만 수령의무를 인정하는 등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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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후 변호사
사법시험 제38회(연수원 2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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