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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송이야기] 이겨도 지는 소송, 동업분쟁
소송을 수행하다 보면, 의외로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동업분쟁입니다. 법에서 정하는 조합은 간단하지만 실제 사건으로 접하는 동업분쟁은 복잡한 사실관계나 청구원인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법적으로 동업분쟁을 끝내려고 한다면 몇 년씩 걸리기 일쑤입니다. 

사안을 보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토지주와 그 토지를 개발하고 싶은 개발업자는 동업계약을 체결합니다. 토지주는 향후 설립할 법인에 토지를 신탁하기로 하고, 사업자금은 분양업자가 마련하기로 합니다. 향후 개발분양사업이 잘 진행되면 비용부터 정산한 뒤 토지주에게 약정한 금액의 토지대금을 지불하고 수익을 반분하기로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건설공사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채 삐걱거리게 됩니다. 개발업자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거나 토지를 담보로 PF대출을 일으킬 능력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토지주는 당연히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개발업자는 일부 비용을 투자했기에 그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 토지에 가압류를 걸었고 토지소유권을 법인 명의로 신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토지주는 본안소송과 가압류취소소송에서 모두 승소했습니다. 개발업자는 토지주를 배임 등으로 고소하였고, 토지주는 수차례에 걸친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토지주 역시 사기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토지주는 승소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을까요?

토지주는 원하는대로 모두 승소했음에도 개발을 진행하지 못한 채 토지융자금에 대한 엄청난 이자를 수년간 부담할 수밖에 없었고, 보유하고 있던 집과 건물을 모두 경매로 잃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안은 50%씩 회사지분을 보유한 주주들 간의 분쟁이었습니다. 토지분양사업을 하는 회사였는데, A라는 주주는 가지고 있던 땅을 투자하였고 B는 일부 투자금과 A와의 관계 등을 이유로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고, 계약자들은 중도금까지 치렀습니다. 돈이 들어오자 대표이사는 주주B와 공모하여 분양대금을 횡령했고, 그 때문에 A는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려고 하였으나 A와 B가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정 때문에 A는 대표이사를 해임시키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B와 대표이사는 회사 수분양자들에게 A가 사기분양을 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여 고소까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A는 직무대행자를 선임한 뒤 대표이사를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분양사업도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진행해보고자 노력하였고 그 과정을 지켜본 수분양자들을 설득하여 겨우 합의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표이사는 업무상 횡령, B는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분양사기로 같이 고소를 당한 B가 A를 처벌받게 하고자 사기분양이 맞다고 진술하게 되면서, A와 B는 모두 분양사기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사업은 진행 중이지만 A는 분양사기로 재판까지 받게 되었고, 대표이사와 B가 회사돈을 횡령함으로써 회사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자금을 대부분 잃었습니다. 업무상 횡령으로 처벌받은 대표이사는 10억 원이 넘는 돈을 다 써버려 회수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동업분쟁을 해결하는 데에 과연 소송만이 답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예방적 차원에서 정확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 정확하고 세밀한 동업계약서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분쟁은 발생할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효율적인 분쟁해결을 위해 동업계약서에 중재규정을 두기도 하는데, 과연 당사자에게 유리한 것인지 단정할 수 없기에 고민이 더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동업분쟁을 빠른 시간 안에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무분별한 형사고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사실 뚜렷한 방안이나 대안은 없습니다. 다만 그런 방법들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소송의 목적과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때로는 분쟁을 부추기는 것이 변호사의 모습이기도 하니까요.

변호사로 소송을 수행하다 보면 의뢰인의 사건이지만 당사자처럼 사건에 빠져들어 본질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동업분쟁의 본질이 피해의 최소화와 사업유지라면 이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의뢰인에게 최선의 결과를 안겨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것 역시 변호사의 역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겨도 지는 소송이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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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현 변호사
변호사시험 제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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