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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0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2006. 12. 21. 제정, 2007. 7. 1.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 시행된 후인 2010. 10. 26. 채용된 ‘일반직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계속근로기간 2년이 만료될 무렵 계약기간 종료가 통보된 사안으로, ①기간제법 시행 이후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판례 법리인 “갱신기대권” 법리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 나아가 ②기간제법 시행 이후 계속근로기간 2년이 만료될 무렵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을 피하기 위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할 경우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하여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이 사건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는 계약기간 2년 만료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된 고용형태였고,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사용자 측에서도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으로 지속적으로 말해 왔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만료 1개월 전에 재계약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사용자 측은 2012. 9. 19.경 기간제근로자로서 계약기간 만료가 임박한 이 사건 근로자와 다른 근로자 1명에 대해 인사평가를 실시하였는데, 그 평가 목적은 정규직 승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1차 평가는 총괄팀장(60%)이, 2차 평가는 사무국장(40%)이, 최종 평가는 상임이사가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직근 상급자인 총괄팀장은 거의 대부분의 평가항목에 가장 우수한 S 등급을 부여하면서 사용자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 경제생태계 조성에 큰 기여를 하는 등 꼭 필요한 인재라고 평가한 반면, 사무국장은 모든 평가항목에 B 내지 D등급을 부여하고 총괄평가란에 중간관리자 지위에 기대되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고 자주 지각을 하고 홍보팀장 재직 시 외부세미나에 참석하여 교육 중 무단 조기 퇴근한 사실이 있으며 부적절한 업무처리에 관한 상임이사의 지적에 대해 항의하여 상임이사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고 기재하는 등 상반된 평가를 하였다.

사용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 없이 2012. 9. 24.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12. 10. 25.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

한편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와 함께 인사평가를 실시한 근로자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이 사건 전까지 기간 만료된 기간제근로자 3명에 대하여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였으며, 그 후로 기간 만료를 앞둔 기간제근로자 12명 전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인사평가를 실시하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02. 판결요지

대상 판결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판시하여, 종전의 갱신기대권 법리1)를 재확인한 후 2가지 쟁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첫째,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위 규정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하여, 기간제법 시행 이후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종전의 판례 법리인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을 인정하였다.

둘째, “기간제법 제5조,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내용과 입법취지에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해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판시하여, 기간제법의 내용·입법취지에 종전의 갱신기대권 법리를 더하여,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 기대권을 인정하였다.

 

03. 평석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는 사용자가 이를 해지하지 못하는 반면,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계약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못하면 갱신 거절 등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2) 따라서 기간제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사용자가 특별한 기한 없이 계속 근로가 필요한 업무에 대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 및 갱신 반복’을 통해 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면서도 근로자에게 부당한 처우를 하고 언제라도 근로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기간제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①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사실상 무기계약’의 법리)라고 하거나, ②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고, 이 경우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갱신기대권’ 법리)하다고 함으로써,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계약을 남용하는 것을 규제하여 왔다.

그런데 기간제법이 시행되자, 기간제법 시행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가 이루어졌으니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규제하기 위한 종전의 판례 법리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과 주장이 제기되면서, ‘갱신기대권 법리’에 관하여, ①기간제법이 시행된 이상 2년의 범위 내에서는 ‘갱신기대권’이나 ‘갱신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갱신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하므로 종전의 판례 법리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다는 부정설과 ②기간제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는 것은 계약의 반복 갱신 횟수나 근속기간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계약의 성격과 근로의 내용 등에 따른 계속근로가 기대되는 신뢰관계의 존재 여부와 관련되는 것이므로 기간제법의 시행과 무관하게 종전의 판례 법리는 계속 적용될 수 있다는 긍정설이 대립하였다.

법원에서는 기간제법이 2007. 7. 1. 시행된 후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는 판례가 잇따랐다.3) 그런데 이 판례들은 모두 기간제법 시행 전에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기간제법 시행 후에 근로계약 갱신이 거절된 사안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위 판례 중 대법원 2014년 판례4)는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기에, 기간제법 시행 후에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도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을 부정하는 하급심 판례도 있었다.5)

대상 판결은, 대법원 판결로는 처음으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종전의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 그 연장선상에서 정규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하는 법리를 밝히며 그 인정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 여부에 관한 논란을 종식시켰다.

나아가 대상 판결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판시하였는바, 이를 뒤집어보면,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경우 정규직 전환을 거절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상 판결이 제시한 법리에 의하더라도,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에 비춰보면, 사용자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만 대상 판결은 비록 기간제법 시행 이후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을 인정한 판결이기는 하나, 그 인정 대상이 기간제법 시행 이후 채용된 기간제근로자라는 점을 명시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약간 아쉬운 점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 본 서울고등법원 2011. 8. 18. 선고 2011누9821 판결이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해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을 부정한 데다가, 앞에서 본 대법원 2014년 판례가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기간제법 시행 후에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게 되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처럼 아쉬운 부분에 대하여는 대상 판결이 선고되기 3주 전에 선고된 서울행정법원 2016. 10. 20. 선고2 015구합71068 판결이 이를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판례는 비록 제1심 판결이지만,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였고, 그 근거를 다른 판례에 비하여 상세히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 판례는 향후 대상 판결의 취지를 보충하여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갱신기대권 법리적용에 관하여 법원 판결의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 판결이 선고된 후로 기업은 기간제근로자를 포함한 비정규직의 사용 현황, 정규직 전환 관련 평가의 공정성·객관성 여부 등을 재검토하여 기간제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도록 대비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염려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기대권 법리는 오래 전부터 확립된 갱신기대권 법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정규직 전환 기대권의 인정 여부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고, “합리적 이유 없는 정규직 전환의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인 법리에 따라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될 것이므로, 대상 판결로 인한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새삼스럽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고, 오히려 대상 판결 덕분에 억울하게 정규직 전환을 거절당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용간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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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2)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3) 대법원 판례로는,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2012. 6. 14. 선고 2010두8225 판결,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2014. 2. 13. 선고 2013다51674 판결 등이 있고, 하급심 판례로는, 서울고등법원 2011. 4. 14. 선고, 2010누33971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12. 1. 선고 2011구합25920 판결 등이 있다.
4)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2014. 2. 13. 선고 2013다51674 판결을 말한다.
5) 서울고등법원 2011. 8. 18. 선고 2011누982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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