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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야기

오늘도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여섯 살 된 아들이 내 손을 끌고 간다. 거기에 디즈니 픽사의 만화영화 ‘카3’의 자동차 장난감들이 있어서이다. ‘카’에 나오는 자동차들은 아기였을 때부터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상영되었고 얼마 후 만화영화가 국내에 상영된다고 하니 그에 맞춰 나온 것이다.
진열된 자동차 장난감들 중에서 아들은 무엇을 사고 싶어할까? 이 점에 관하여는 나름대로 예상을 해보았고 역시나 내 예상은 적중했다. 아들은 ‘맥’이라는 이름의 트레일러트럭을 사고 싶어 했다. 맥은 주인공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을 운반하고 다니는 차이다.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레이싱카는 귀하신 몸이기에 경기장이 아닌 일반 도로를 다니다가 타이어 펑크 등 고장이 나면 안 된다. 레이싱카는 이동 중에도 트럭 안에서 세차, 정비 등을 받아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맥을 사기 전에는 아들이 맥 대신에 다른 트럭이 맥퀸을 태우게끔 하고 노는 것을 보았다.

물론 맥 트럭 하나만 사줘도 아들은 좋아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번에 사는 맥이 1:24 비율이므로 그 비율에 맞는 라이트닝 맥퀸이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기 때문이다. 트레일러트럭에 레이싱카를 태우기도 하고 내리게도 하면서 놀면 재미있을 것이다. 그래서 “하나 더 사줄까?” 하고 물었다.
이렇게 되어 아들은 또 장난감을 골랐다. 어떤 장난감을 고를까? 이번에도 나의 예상이 맞았다. 가장 흔한 빨간색 맥퀸이 아니라 파란색 맥퀸이다. 왜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일까? 우선 집에 빨간색 맥퀸이 있어서 같은 색깔의 맥퀸은 중복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카1’이라는 만화영화를 보아야 한다.

이것도 역시 내 짐작대로이다. 다음 주 ‘카3’를 극장에서 상영하니 디즈니 채널에서 추억의 만화영화 카 시리즈를 방영하는 것이다. 아들은 이미 동화책, 유튜브 등에서 ‘카1’, ‘카2’를 봐서 내용을 대강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만화영화를 시작부터 끝까지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들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와 관심을 보여줬다.
파란색 맥퀸에는 ‘FABULOUS’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바퀴가 빨간색이다. 이것은 ‘카1’에 나오는 ‘닥 허드슨’이라는 올드카의 레이싱카 시절 디자인이다. 닥 허드슨은 ‘래디에이터 스프링스’라는 시골 마을 판사이자 박사인데, 왕년에 피스톤 컵에서 3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닥 허드슨의 레이싱카 시절 색깔과 문장을 라이트닝 맥퀸에게 입힌 것이니 당연히 아들은 좋아하는 것이다.


요즘 아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물으면 ‘판사’라고 답한다. 그 이유는 라이트닝 맥퀸이 래디에이터 스프링스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을 때 닥 허드슨의판사 역할을 본인이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들은 라이트닝 맥퀸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체포되는 장면에서 “무서워!”라고 말하면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이처럼 아들은 이 만화영화를 통해 놀라운 상상력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카’에 나오는 자동차들은 스토리를 가진 친구들이다. 자동차 친구들과 놀면서 소통하고 배우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동차 장난감뿐 아니라 매일 베고 자는 베개, 길가에서 주운 예쁜 돌멩이에도 이름을 붙이고 애정을 쏟는다. 그러니 친구를 넘어서 자신과 동일시되기까지 하는 라이트닝 맥퀸이 체포당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아들은 2시간 정도 되는 만화영화 ‘카1’을 집중해서 봤다. 역시나 애정이 큰 대상과 보내는 긴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바로 옆에 거기에 등장하는 장난감들을 진열한 채로 본 것이다. 나도 ‘카1’을 보면서 아들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했다. 아들과 함께 만화영화를 보고 아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친구가 되고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장난감 맥과 맥퀸을 보는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같았던 것이다. 아들은 마트에서 그렇게도 가지고 싶던 장난감을 가지게 되니 너무나도 행복해했다. 토끼같이 깡총깡총 뛰고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었다. 어린이 세계에 깊숙이 들어가서 대화를 나눠보면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장난감은 단지 모양만 예쁘다고 오래오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었다. 스토리가 있어야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여러 기능이 있어야 이렇게도 놀고 저렇게도 놀 수 있다. 어른이 좋아하는 것은 아이도 좋아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사업 같은 것도 근간에는 우리가 어릴 적 상상했던 것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픽사가 디즈니에 합병되기 전인 1995년 개봉한 만화영화 ‘토이스토리1’은 놀라움 자체였고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남아 있다. 아이들이 장난감들과 상상력을 가지고 나눴던 이야기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것은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고, 새로운 산업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며, 두고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 작품으로 남기도 한다.
만화영화 토이스토리1의 주제가 ‘You've Got a Friend in ME’는 애플을 창업하였으나 본인의 회사에서 쫓겨나 1986년부터 2006년까지 픽사의 최고경영자로 있던 스티브잡스의 추모식에서 다시 불려졌다. 이는 토이스토리를 대표하는 노래이다. 아이폰, 아이패드도 사실은 어른들 장난감이다. 잡스는 토이스토리를 통해 영화산업에서 대성공 하였다. 잡스의 가장 큰 업적은 음반, 영상, 애플리케이션의 제작, 보급, 이익배분에 관한 생태계 조성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재기의 발판은 바로 어린이 같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이 아닐까 한다.

You’ve got a friend in me
너에게는 나라는 친구가 있잖아
You’ve got a friend in me
너에게는 나라는 친구가 있잖아
When the road looks rough ahead
앞길이 험해 보이고
And you’re miles and miles from your nice, warm bed
그리고 따뜻하고 좋은 침대에서 멀리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You just remember what your old pal said
너의 오래된 친구가 한 말만 기억해
Boy you’ve got a friend in me
Boy 너에게는 나라는 친구가 있잖아
Yeah, you’ve got a friend in me
그래, 너에게는 나라는 친구가 있어

성승환 변호사
정부법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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