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리 : 성승환 본보 편집위원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많은 변호사님이 보시는 회보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렇게 저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업계에서는 독특하신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송PD 출신이신데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화제인’이라는 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네, 저는 PD로 18년간 일을 했었는데 아마 방송업계에 서는 제가 전무한 국제회의 전문PD일 거예요. 매일경제신문·MBN 주최의 세계지식포럼이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는데, 그 포럼은 대한민국 MICE 산업을 주도하고 형성했죠. 저는 그 팀에서 1회~4회까지 총괄PD를 하고, 2004년에 직장을 SBS로 옮겨 서울디지털포럼을 1회~5회까지 만드는 일을 했거든요. 그 때, MICE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08년 ㈜화제인은 국제회의기획사로 출범했어요. 지난해부터는 ‘통합콘텐츠기획사’로 사업 분야를 확장, 현재는 에이전시로서의 역할만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대상이 되는 소재 또는 이야깃거리는 ‘話題’라는 한자어입니다. 그런데, ㈜화제인은 지을 ‘製’를 사용한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요.
제가 PD를 오래 했잖아요. PD는 기획과 연출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캐스팅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작품이 실패하니까요. 오랜 기간 사람을 보는 훈련이 되어 있으니, 저는 상대방의 장·단점을 금방 파악 하는 편이에요. 물건을 봐도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지 않고, 어떤 것을 더 부각시킬지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어요. 예컨대, 어떤 사람이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하면, 저는 그 분에게 “그렇게 이야기하지 마시고, 이렇게 PR을 해 보세요”라고 조언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사람’에 관심이 많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그 사람은 왜 그 직업을 선택했는지 무척 궁금해져요. 상대방이 살아온 인생을 보면, 어떤 부분의 포장을 더 예쁘게 해줘야 빛이 날 것인지 금방 파악이 되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많이 조언을 구해요.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사명을 ‘Design Your Story’라고 정했는데, 영어로 된 회사명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 거예요. 저는 ‘나만의 특별함’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들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으로 연구했어요. 일본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한문으로 작명하는 것에 익숙했고요. 그래서 ‘Design Your Story’를 회사의 슬로건으로 사명 아래에 디자인했고, 이야기‘話’ 만들‘製’ 사람‘人’을 합친 것(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을 CI로 정했습니다. 

㈜화제인은 “Design Your Story”를 모토로 하는 ‘이야기 전문가 집단’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게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란, ‘생각한 것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것’이예요. 
지난 11월 23일 화제인은 자체 브랜드 ‘컨퍼런스 창(窓)’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에이전시로서 주최/주관하는 행사로는 드문 일이라 업계에서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컨퍼런스 창(窓)’은 ‘세상을 바라보는 문’으로, ‘통찰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場’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제가 작명했고, 현재 상표권 등록을 진행 중입니다.  이것을 기획할 때, 각 강연을 쭉 나열 해놓은 것이 아니라, 기승전결로 스토리텔링을 했어요. 올해 주제는, ‘사람과 도구의 근원을 묻다’였는데, 컨퍼런스의 탄생이야기, 글로벌 시각으로 분석한 사람vs도구, 인문디자인 경영이야기, 테크놀로지 이야기, 트렌드 이야기를 하는 흐름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했어요. 창업 초기 고생하던 때가 생각이 나서 화제인 안에서 갓 태어나는 ‘컨퍼런스 창(窓)과 빠른 시장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 서로 도울 것이 없을까’를 고민했죠. 제가 가장 잘 하는 ‘띄워주기’와 제가 갖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해서 만든 시간이에요. ‘스토리 파트너’라는 스폰서십을 기획해서 제 주변의 지인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모셨고요. 그 분들은 저희를 돕고, 저희는 그분들을 서로 돕고 있습니다. 2017년의 파트너사 중 ‘레드테이블’이라는 레스토랑 마케팅 플랫폼 회사에는, 첫 사례로 답례를 드리고자 현재 언론PR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올해 두 번째 ‘창(窓)’은,  9.11테러 18주년이 되는, 9월 11일에 개최합니다. 그 날에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제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 키워드가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 연장선상으로 3월, 6월에는 ‘MINI 컨퍼런스 창(窓)’을 두 차례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목표한 곳까지 가기 위한 ‘워밍 업(warming up)’ 프로젝트예요. 화제인의 일하는 방식이고 저희의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 그래서 저희를 ‘이야기 전문가 집단’ 이라고 합니다.  

㈜화제인은 컨퍼런스, 이벤트, 홍보, 마케팅, 모금 등과 관련 한 여러 분야의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PR회사와는 개념이 조금 달라 보이고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의 PR 사업은 넓은 개념이에요. 기업, 정부, 학교 등에 계신 분들이 저희를 찾아오실 때 PR의 Tool을 정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컨퍼런스를 기획하는 데 예산이 얼마 들어요?” “영상을 제작하고 싶은데 단가가 얼마 인가요?”를 묻습니다. 분석하는 과정을 전부 생략하고 먼저 도구를 결정해서 가져오는데, 상담을 깊게 하다 보면 고객이 절실하게 목표하는 것은 다른 도구를 사용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에요. 생각해보세요, 어디가 아픈지 검사해보고, 진료를 해봐야 치료가 가능하고, 약을 처방할텐데, 다짜고짜 수술할 도구를 들고 와서 ‘돈 줄 테니 수술해 달라’고 하는 격입니다.       
 저는 PR의 수단을 먼저 정하지 말고, 누구를 대상으로(성별, 연령대, 계층 간의 전략) 홍보할 것인지, 그것은 어떤 방법으로 전달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분석한 후에 결과를 도출 해야 한다고 답변을 드립니다. 그 ‘어떤 방법’에 해당하는 도구가 언론매체인지, 영상인지, 컨퍼런스인지가 정해져야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다루는 사업의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며, 세상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PR에이전시’나 ‘홍보대행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통합콘텐츠기획사’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화제인만의 고객관리 강점이 있다면요?
저희가 하는 일은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한 고객에게 굉장히 오랜 시간을 들이고 집중해야 하니, 돈은 많이 못 벌어요.(웃음) 왜냐하면, 해달라는 것만 재빨리 해드리고, 다른 사업을 진행해야 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데...외식업에서는 회전율이라고 하나요? 저희는 정성과 시간을 많이 들이니까 한 번 맺은 고객이 오래 가기는 해요. 사실은 아주 친절하지는 못해서(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으로 틀렸다고 지적하기도) 고객 입장에서는 껄끄러워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하지만 토론하고, 접점을 찾고, 그 정성과 효과를 알아주는 고객은 7~8년씩 같이 해주시니 먹고는사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도 고객을 만날 때 단지 그 사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였는지’부터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매 사건마다 그러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그 사건의 본질이 의외로 빠르게 파악되고, 잘 풀리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호사 직역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홍보,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중요한 질문이시네요. 저희 사업 중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대학교 기금모금 캠페인’ 사업이 있는데요, 대학 총장님들께 컨설팅 해 드릴 때, ‘돈을 모으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소통이 먼저’라고 말씀 드립니다. 대부분의 총장님들은, 기부자에게 “돈을 내라”면 당연히 내고, “만나 달라”면 당연히 만나주는 줄 알고 계시는데 그건 잘못된 인식이예요. 저는 총장님과 자리를 바꿔 앉아서 역할을 바꿔 보자고 해요. “처음 만난 사람이 총장님께 약정서를 가져와서, 우리 학교가 힘드니까 기부해 달라고 하면 기분이 어떠실 것 같으세요? 당황스럽지 않으세요?”라고 묻습니다. 총장님과 상대방이 먼저 인간적으로 친해져야 학교에도 마음이 가는 것이고 “내가 총장님 믿고 학교를 돕고 싶다” 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개업 변호사분들의 경우에도 “나는 변호사야. 나는 사건 해결을 잘 해” 이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건 해결을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먼저 친해지고, 신뢰를 쌓고, 좋은 평판이 돌아야 일이 오겠죠? 변호사 일도 비즈니스인데, 사람에게 호감을 가져야 일을 맡기지, 신뢰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일을 주지 않지요.
 이러한 본질은 매일매일 되새기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이니까요. 물론 예외도 있겠죠. 처음 만났어도 바로 호감을 사는 스타일의 사람이라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보여요. 비즈니스만으로 접근하는지 아닌지, 사람 대 사람으로, 인간적으로 대하는지는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변호사들도 말하는 직업이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사회에 변호사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4차 산업혁명의 변화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의 소비 패턴, 유통, 생활양식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학습보다는 경험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온 것 같거든요. 무엇이든지 많이 보고, 경험해 봐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겠다 는 의견을 드리고 싶습니다.  
 화제인은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진행된 ICO(가상화폐 공개, Initial Coin Offering)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블록체인이 뭔지도 잘 모를 때 저희는 앞선 프로젝트의 선두에 서 있었지요. 그 덕분에 오는 2월 8일, 또 다른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도 의뢰 받아 추진하고 있어요. 앞선 경험에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제가 방송사에 다닐 때 인생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있었어요. 동료 PD들이 몇 년 씩 공부해서 언론사에 들어왔는데, 2~3년 일해보고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또 다시 다른 길로 가는 거예요. PD는 공부만 잘한다고 기획, 연출, 캐스팅을 잘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들은 ‘나를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내가 어떤 것을 해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몰랐던 것 이죠. 책으로만 학습하고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은 어느 한 분야에만 깊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내가 다 할 수 있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저는 개업하거나 영업이 절실한 변호사분들께 커뮤니케이션, PR, 마케팅, 때로는 언어 등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서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코칭 받으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저도 전문가에게 CEO 코칭을 받은 후 직원과의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화제인의 향후 발전 계획과 목표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저희는 그간 고객사의 일을 대행 하는 일을 주로 해오면서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 저희만의 기반을 구축하였습니다. 고생도 했지만 무리한 방법으로 사업 확장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사업의 본질을 지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어요. 힘이 들 때마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話製人] ’ 이름 석 자를 늘 되새겼고요. 그 노력의 결과로 우리의 브랜드, ‘컨퍼런스 창(窓)’ 이야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컨퍼런스 창(窓)’은 올해 2회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화제인은 향후 10년간, 저희만의 브랜드 구축 기간으로 감히 사회운동을 펼치고 싶습니다. 세상은 정말 많이 바뀌었고, 지금도 빠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같은 생각과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살게 될 것 같아요. 경제력 과는 상관없이 말이죠. 사람들은 앞으로 점점 더 명문대학 입학, 대기업 입사, 주택 구입 등 획일적으로 인간 행복의 기준을 비교하고 결정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 화제인은 사회의 변모되는 모습에 발 빠르게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늘 저희의 고객과 주변의 친구들이 미래에 대비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