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리 : 주영글 본보 편집위원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광스러운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하기 전 KBS2 TV의 생생정보통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옆에서 직접 지켜봤는데요, 대본이 전혀 없던데 즉흥적으로 말씀을 정말 잘하십니다.

질문내용을 미리 알면 자연스럽게 말도 나오지 않고 생생한 인터뷰가 나오지 않기에 저는 질문지를 미리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주로 제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내용이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막힘없이 이야기 할 수 있고, 그것이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라디오 및 TV방송을 오랫동안 해왔고, 인터뷰도 1,000번 넘게 해왔기에 이제는 숙달이 된 것 같습니다. 

자타공인 교통사고 전문변호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수임 하는 사건의 대부분이 교통사고 사건인가요.

제가 처리하는 모든 사건은 100% 교통사고 사건입니다. 다른 사건은 의뢰가 들어와도 수임하지 않습니다. 제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스스로닷컴이라는 사이트를 오픈한지 만 18년 됐는데 그동안 교통사고 사건이 아닌 사건은 단 3건이었습니다. 그 3건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정말 친한 지인분이 제가 아니면 안 된다며 사정해서 어쩔 수 없이 맡은 것이고 이렇게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교통사고 사건이 아니면 수임하지 않습니다. 최근 7~8년 동안에는 교통사고 사건 외에 다른 사건을 맡은 적이 없습니다. 

교통사고 사건만 맡는 이유가 있나요? 

교통사고 사건만큼은 누구보다 제가 더 잘 할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워낙 교통사고 사건을 많이 해왔고 연구도 많이 해왔기에 교통사고 분야만큼은 자신이 있습 니다. 
이제는 교통사고 사건을 워낙 많이 다루다 보니 어떤 어려운 사건도 10분 내에 사건파악이 끝납니다. 즉, 교통사고 사건은 10분만 보면 이 사건을 이길 수 있는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과실이 어느 정도 인정될지 등이 보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건은 이렇게 빠르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재판과정에서도 교통사고 사건보다 더욱 손이 많이 갑니다. 효율성 측면에서 제가 전문성을 갖춘 교통사고 사건만 다루는 것이 낫습니다.

혹시 승소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승소율은 99%입니다. 패소한 1%도 오래 전의 일이고, 요즘은 100%로 승소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승소율이 높은 것은 이길 사건만 수임하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 사건만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제는 사건 내용을 들어보면 질 사건인지 이길 사건인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됩니다. 이 중 확실히 이길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만 수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처리한 교통사고 사건은 몇 건 정도인가요?

5,500건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몇 건 정도 처리했을 때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느낌이 들었나요?

3,000건 정도 했을 때 이제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모르는 것들이 있어서 찾아봅니다. 제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이 발생하기도 하고 대법원 판례도 없어서 새로 이론을 만들어가야 하는 사건이 나옵니다. 

보통 어떤 경로로 사건이 수임되나요.

저희 사무실에는 사무장이 없습니다. 주로 스스로닷컴 사이트를 통해 의뢰가 들어오거나 이전 의뢰인들이 소개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교통사고 사건 전문변호사로 알려지면서 소문을 듣고 오시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교통사고 전문변호사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교통사고 전문변호사가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1988년 2월 사법연수원 수료 후 군 법무관으로 입대했습니다. 중위 계급인데 월급이 50~60만 원이었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뭔가 해야 했습니다. 이에 1989년 4월『교통사고 법률지식』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교통사고 관련 대법원 판례를 모아 정리하고 해설한 책 입니다. 당시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과 관련해 일본 책을 번역한 것은 있었지만 한국 판례를 모아 쓴 것은 이 책이 처음 이었습니다. 대단한 교통사고 법률지식 없이 그저 대법원 판결을 정리한 것이었는데도 책이 인기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한 신문사에 정기적으로 교통사고 칼럼을 실었고, ‘교통사고’ 하면 ‘한문철’이란 인식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 2년 정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 개업했습니다. 처음에는 교통사고 손해배상이 아니라 형사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였는데 이후 1995년부터는 버스공제조합 고문변호사를 맡았습니다. 버스 기사가 사고를 냈을 때 조합 측 보험사를 대리해 소송을 맡는 일이었습니다.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손해배상액을 줄이는 게 제 임무였습니다.
조합 측 보험사를 위해 손해배상액을 깎아오는 일이 늘면서 성공보수도 처음엔 100만 원이던 것이 사건에 따라 1,000 만 원, 2,0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소문이 나면서 버스공제 조합 경기지부만 맡다 나중엔 충청지부, 부산지부 등 서울을 빼고 거의 전국적으로 사건을 수임했습니다. 그렇게 5년가량이 지났는데, 갑자기 피해자들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6억 원 받아갈 사람이 저 때문에 3억 5,000만 원밖에 못 받아가는 일이 발생하고 변호사비까지 20% 떼면 피해자들이 손에 쥐는 건 2억 8,000만 원뿐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의 갑갑한 상황을 인식하여 이제는 피해자의 편에서 피해자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해 스스로닷컴을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교통사고 전문변호사가 된 것입니다. 

스스로닷컴을 보면 교통사고에 휘말린 사람들에게 무료로 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스스로닷컴을 열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인터넷에 처음 접속해본 때는 1999년 12월 말이었습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니다가 법 률사이트와 교통사고 사이트가 너무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인 저도 찾기 힘든데 일반인들은 얼마나 답답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인터넷 초보자이듯이 법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교통사고에 대해서 저와 같은 입장일 것이라 여겨져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교통사고 관련 자료도 인터넷에 있었지만 모두 보험 사에 유리한 자료뿐이었습니다. 만 5년 동안 1,000건 이상 교통사고 손해배상 소송을 맡았으니 이 자료와 지식을 피해자들에게 나눠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성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교통사고가 한 해 30만 건 발생하는데 피해자 70만 명을 포함해 한 해 100만 명이 교통사고에 휘말린다는 계산이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1만 원만 받자고 계획했습니다. 그래도 100만 명이면 100억 원이었습니다. 신난 마음에 6~7개월 동안 사건 하나 안 맡고 2억 원 넘게 들여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했습니다.
그렇게 2000년 9월 스스로닷컴이 탄생하였습니다. 일단은 무료로 하되, 다음해 1월 1일부터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었습 니다. 하루에도 몇십 개씩 올라오는 질문에 다 답변을 해줬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사람이 소송해달라고 하면 저는 소송은 안 한다고 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다 나와 있으니 따라서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이트 이름도 스스로닷컴이라고 지은 거였습니다.
그러다 모 의과대학 외과 교수가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교통사고로 장모를 떠나보낸 사람이었습니다. 그 교수는 스스로닷컴을 보고 소장은 다 썼지만 막상 소송은 못 하겠다며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외과 교수인데, 맹장 수술을 한다고 칩시다. ‘배를 째고, 맹장을 찾아 자르고, 출혈 부위를 지진 뒤에 배를 꿰맵니다’하고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당신이 이걸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스스로닷컴에서 친절히 알려 주어도 피해자들이 모두 직접 소송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처음 생각을 접고 소송을 맡기로 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스스로닷컴 유료화는 포기하고, 소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본 착수금 100만 원에 성공보수는 사망 사고이면 손해배상액의 4.4%, 부상사고는 7.7%만 받기로 했습니다. 당시 다른 곳에선 20~30%를 성공보수로 받던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2004년 에는 한 해에만 900여 건의 사건을 맡았습니다.

사무실 중앙에 카메라가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어떤 용도로 사용하시나요.

카메라는 오프라인 상담 및 온라인 질문에 대한 답변 시 녹화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상담내용을 녹화하는 것은 상담 후 제가 어떤 내용으로 답변했는지 찾아보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어 꼼짝 못하는 등의 사유로 의뢰인이 직접 사무실에 방문하지 못한 경우 그 가족과의 상담내용을 의뢰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그런 적은 없었지만 혹시 나중에 의뢰인이 제가 다른 내용으로 답변을 했다며 우기는 일이 있을 때 방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할 때 타이 핑을 치는 것보다 말로 전달하는 것이 빨라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도 있어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한 분야만 전문으로 하는 경우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교통사고 사건만 하다보니 어떤 교통사고 사건도 10분 내에 쟁점을 파악할 수 있고 특별히 찾아보지 않아도대부분의 법리를 알기에 업무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고 내 스스로 모든 걸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기에 외롭다는 점과, 제가 노력한 것에 비해 돈과 명예가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과 명예 부분은 조금 더 정진하면 곧 그에 맞는 대가가 주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통사고 사건만의 특이점과 주의사항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교통사고 사건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용이 다 다르기에 많은 케이스를 다뤄봐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당사자 말만 들으면 안 됩니다. 반드시 블랙박스 등의 관련 자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야 합니다. 

변호사님과 스스로닷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 한 5년은 더 고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5년 후에는 열매도 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한 달에 600건 정 도 무료 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열심히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분야에서 만큼은 경쟁할 자 없는 전문성을 띤 변호사가 되는 것이 오랜 제 꿈입니다. 개인변호사로 서 큰 로펌 부럽지 않게 성장해서 저를 묵묵히 따라 온 불쌍한 제 직원들에게도 보너스를 많이 주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후배변호사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살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들어오는 대로 사건 처리 하는 개인변호사 혹은 적당히 월급 받는 로펌 소속변호사로 살아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처음에는 고생하더라도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해서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전문성이 없다면 법률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됐습니다. 업계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열정없이 변호사자격증 하나만 갖고 밥 먹고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변호사들이 전문성을 키울 만한 영역 추천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관심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만한 분야, 내가 독점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이혼이나 세무, 특허 등은 전문분야를 택한 변호사가 이미 너무 많아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고,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시대변화를 잘 살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각광받을 분야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분쟁이 자주 발생할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부동산이나 대여금 등과 같은 민사사건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형사사건은 국선변호사가 처리하는 일이 많기에 그보다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사건, 그 중에서도 손해배상과 관련된 사건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큰 기업을 상대로 할 만한 분야가 좋습니다. 자신이 독점적으로 전문가가 될 만한 분야를 찾아 묵묵히 길을 걸어가면 미래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